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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083 vote 0 2020.07.17 (20:43:34)


    일원론의 사유를 훈련하자.


    세상은 에너지다. 에너지는 쪼갤 수 없다. 그러므로 세상은 일원에 의해 움직인다. 간단하잖아.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하나다. 그것은 에너지의 자체 복원력이다. 에너지는 언제나 계를 이루고 한 덩어리로 움직인다. 그러므로 세상은 언제나 일원이다.


    단은 없다. 끝단이 없다. 첨단도 없고 말단도 없다. 원소도 없고, 원자도 없고, 소립자도 없고, 음양도 없고, 오행도 없다. 영혼도 없고, 기도 없고, 리도 없다. 퇴계의 사단도 없고 플라톤의 이데아도 없다. 서양의 사원소도 없고 데카르트의 제1원인도 없다.


    오로지 에너지Energy가 있을 뿐이다. 에너지가 외력의 작용에 의해 형태의 변화를 일으키는 과정이 사건이다. 에너지는 이면에서 작동하고 표면에서는 사건이 관측된다. Energy는 안에서 작동한다는 뜻이니 겉에서 보이지 않으므로 계를 통해서 본다.


    우리가 목격하는 세상은 표면의 사건이며 사건은 시간을 따라가고 시간은 전부 연결된다. 그러므로 세상은 일원이다. CEO와 이사와 부장과 과장과 현장 실무자가 시간 순서에 따라 단계적으로 의사결정하고 하나씩 빠진다. 빠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6시가 넘었는데 부장님이 퇴근하지 않으니 골치가 아프다. 이원론의 시작이다. 그것은 사건의 중복이니 반칙이다. 의사결정은 단계적으로 일어나며 시간순서로 보면 전부 하나로 연결된다. 이원론은 무엇인가? 사건이 어떤 대상에 적용되면 이원이다.


    칼로 생선을 자른다. 칼은 일원이다. 그런데 생선이 단단해서 잘리지 않는다면? 여기서 칼의 법칙과 생선의 법칙이 있다. 사건이 둘로 갈리므로 이원이다. 그러나 단단한 생선은 더 좋은 칼로 자르면 된다. 숫돌에 갈아서 날을 세운다. 주인공은 칼이다.


    이원은 일시적이며 사건은 다시 일원으로 돌아온다. 생선의 문제는 별개의 사건으로 따로 논하기다. 영화는 어디까지나 배트맨의 이야기고 조커는 다른 영화에서 주인공이 된다. 하나의 영화에 배트맨과 조커가 이원론을 이루는게 아니라는 말이다.


    생선이 단단해도 칼에 더 많은 에너지를 투입하면 결국 잘린다. 창과 방패가 있다. 창의 논리와 방패의 논리가 맞서 있다. 아니다. 오직 창의 논리가 있을 뿐이다. 방패의 논리는 일시적인 성공에 불과하다. 방패로 막으면 다음에는 더 센 창이 날아온다.


    더 센 방패로 막으면 어떨까? 창이 약한데 센 방패는 필요 없다. 에너지 낭비다. 창을 이기는 방패기술이 있다면 자기들이 공격하지 방어나 하고 있겠는가? 공격이 최선의 방어다. 역공에 들어간다. 그러므로 전력이 비슷하면 무조건 방어 쪽이 이긴다.


    공세적 방어기술이 나온다. 요충지를 먼저 장악하고 적이 반격해 오면 공격로에 무기를 집중시켜 놓았다가 박살 낸다. 미국 남북전쟁이나 독소전에도 공세적 방어를 하는 쪽이 항상 이겼다. 돌출부에 집중한 르제프 공방전이나 쿠르스크 대전차전이다.


    1차 세계대전의 독일군도 그런 개념으로 시작했다. 기습을 해서 적이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요충지를 빼앗은 다음 견고한 방어진지를 구축하고 적의 공격을 유인한 후 몰살시킨다. 솜전투나 베르됭 전투도 그런 개념으로 시작했는데 잘 안 풀린 것이다.


    먼저 선공하여 요충지를 장악하거나 혹은 교두보를 구축하고 화망을 구성한 다음 적이 공격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먼저 액션을 하는 쪽이 이긴다. 그러므로 결국 전쟁은 창이 이긴다. 교두보나 요충지를 적이 공격하도록 유도하고 역으로 포위하기다.


    스탈린그라드 전투와 레닌그라드 전투,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 요새 전투가 그러하다. 혹은 돌출부를 만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적이 공격해오도록 유도한다. 이는 르제프 돌출부와 쿠르스크 돌출부다. 공식이 정해져 있고 승부는 보나마나 정해져 있다.


    이원론은 하나의 사건이 다른 사건으로 복제될 때 두 사건이 공존한다고 믿는 착각이다. 챔피언의 방어전인가 도전자의 공격전인가? 사건은 하나만 가지고 말해야 한다. 자동차에 사람이 갈렸다. 차가 사람을 덮쳤는가, 사람이 차 밑으로 들어간 건가?


    사람이 차 밑으로 들어간게 아니다. 에너지의 주인을 가지고 말해야 한다. 칼로 생선을 내리친 거지 생선이 몸으로 칼을 받아낸 것이 아니다. 이걸 뒤섞어 논하므로 헷갈려서 이원론이 되는 것이다. 사건에는 반드시 작용이 있고 가해자가 있는 법이다.


    맞을 짓을 해서 때렸다는 둥 괴설을 퍼뜨리면 안 된다. 에너지의 주인에게 책임이 있다. 밉상이라서 때렸다? 원인이 가해자와 피해자 양쪽에 있는 것처럼 조작하는게 이원론이다. 사건은 에너지의 주인 한 명에게 책임을 묻는다. 힘 있는 자가 원인이다.


    우리는 공격과 방어가 있다고 믿지만 사실은 선제공격과 유인공격이 있을 뿐이다. 유리한 지형을 먼저 차지하는 과정 자체가 공격이다. 에너지 사용이 공격이다. 에너지 없이는 성을 쌓을 수도 없고 참호를 팔 수도 없다. 먼저 총을 쏴야만 공격인가?


    1) 세상의 근원은 에너지다. 에너지는 덩어리라서 단이 없다. 입자가 없다. 대신 계가 있다. 그러므로 일원론이다.


    2) 존재의 이면은 에너지고 표면은 사건이다. 사건은 시간을 타고 가며 단계를 연결하므로 결국 일원화된다.


    3) 에너지가 대상에 작용하면 반작용에 의해 복잡해진다. 작용측과 반작용측을 동시에 보면 이원론이다. 이는 착각이며 작용측만 책임을 진다.


    통제가능성으로 판단해야 한다. 반작용측을 나무라면 계가 통제되지 않는다. 스프링을 누른 자에게 책임을 묻자. 스프링의 반발력을 꾸짖으면 안 된다. 풍선효과라면 풍선을 누른 자가 책임져야 한다. 풍선의 반발은 책임이 없다. 한 명이 책임지기다.


    때린 놈이나 맞은 놈이나 양쪽 다 책임이라는 식이면 통제되지 않는다. 부자와 빈자의 대결이면 부자 책임이고 정부와 민간의 대립이면 정부 잘못이고 어른과 아이 대립이면 어른 잘못이다. 이득을 노린 부동산 업자는 책임이 없고 다 정부가 잘못했다.


    구조론은 에너지의 작용측만 본다. 수용측의 반발은 분리해서 판단해야 할 별개의 사건이다. 배트맨이 주인공이고 조커는 다른 영화에서 별도로 논한다. 에너지가 있는 쪽을 통제해야 해결된다. 엔진을 해결해야지 바퀴를 고쳐서 문제가 해결되는가?


    운전사가 잘못했는데 승객도 책임이 있다는 식은 곤란하다. 승객이 잘못한 경우도 있겠지만 그건 별도 사건이다. 사장을 다그쳐야지 직원을 꾸짖어봤자 해결되지 않는다. 에너지는 언제나 일원을 따르고 사건은 언제나 일원을 따른다. 하나로 통제된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20.07.18 (04:50:02)

"구조론은 에너지의 작용측만 본다. 수용측의 반발은 분리해서 판단해야할 별개의 사건이다."

http://gujoron.com/xe/122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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