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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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578 vote 1 2019.06.01 (17:50:29)


    제 1 원리


    작은 그릇에 큰 그릇을 담을 수 없다. 이것이 모든 법칙의 어머니가 되는 제 1 원리다. 다른 모든 법칙은 여기서 파생된다. 복제되고 적용되고 연역된다. 인간이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은 추론이다. 추론의 단서는 질서다. 질서는 공간의 방향과 시간의 순서로 조직된다. 공간의 방향과 시간의 순서를 동시에 결정하는 것이 이 원리다.


    엔트로피의 법칙이다. 칸막이로 나누어진 두 개의 방이 있다. 한쪽 방에는 유가 있고 다른 방에는 무가 있다. 물론 에너지다. 에너지의 유와 무를 나누는 칸막이를 제거하면 유의 일부가 무로 이동하여 균일해져 있다. 반드시 그러한가? 확률개념이 소용된다. 충분한 크기와 충분한 시간을 제공하면 법칙은 어김없이 들어맞는다.


    예외는 없을까? 없다. 예외도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은 법칙을 잘못 적용하는 경우를 고려하기 때문이다. 한쪽 방에는 유를 두고 다른 방에는 무를 두어야 하는데 현실에서는 대개 상대적이다. 한쪽 방에 사자를 두고 다른 방에 달팽이를 둔다면 그게 확실히 유와 무로 나눈 것인지는 상대적이다. 그러므로 중복과 혼잡이 개입한다.


    문재인 지지자와 안철수 지지자 중에 누가 유에 해당하고 누가 무에 해당하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문재인 지지자 100명과 안철수 지지자 100명으로 비교하면 명확해진다. 구조론의 법칙은 어김이 없지만 현실의 적용에서는 중복과 혼잡 곧 복잡을 제거해서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 무엇이 유고 무엇이 무냐가 중요하다.


    구조론은 다섯 가지 유와 무를 밝힌다. 질과 입자, 입자와 힘, 힘과 운동, 운동과 량에서 앞서는 쪽이 유에 해당하고 뒤따르는 쪽이 무에 해당한다. 질과 입자가 대칭되어 있으면 질이 입자 쪽으로 이동하여 균일해진다. 입자와 힘이 대칭되면 입자가 이동하고 힘과 운동이 대칭되면 힘이 이동하고 운동과 량이면 운동이 이동한다.


    이동하는 쪽이 큰 그릇이고 기다리는 쪽이 작은 그릇이다. 전쟁을 한다면 이동하는 쪽이 이기고 가만있는 쪽이 진다. 당연하다. 활을 쏘든 창으로 찌르든 주먹을 휘두르든 이동하는 쪽이 이긴다. 이동하는 쪽이 에너지가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입자를 건너뛰고 질과 힘이 대결하면 어떻게 될까? 그런 대결은 일어나지 않는다.


    대칭되지 않기 때문이다. 힘은 반드시 운동을 거쳐 량으로 간다. 질은 입자를 거쳐 힘으로 가고 입자는 힘을 거쳐 운동으로 간다. 힘은 공간이고 운동은 시간이다. 공간을 거쳐 시간으로 간다. 세상은 가만 놔두면 균일해진다. 에너지가 높은 쪽이 낮은 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그 반대로는 가지 않는다. 유가 아니기 때문이다.


    무는 이동할 수 없다. 왜? 없으니까. 차가 없으면 운전할 수 없고 말이 없으면 승마할 수 없다. 차를 가진 사람과 차가 없는 사람이 만나려면 차를 가진 사람이 만나러 가야 한다. 차를 가진 사람이 내가 윗사람이니까 네가 이리로 넘와라고 말할 수 없다. 차가 없어서 못 간다. 열은 언제나 뜨거운 쪽이 차가운 쪽으로 이동한다. 


    왜 차가운 것은 뜨거운 쪽으로 가지 않을까? 없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없다. 열이 없기 때문에 이동할 수 없다. 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고 상대적으로 없다. 이동하려면 어떻게든 포지셔닝의 우위에 서야 한다. 량보다 운동, 운동보다 힘, 힘보다 입자, 입자보다 질에 서야 한다. 차가운 것은 상대적으로 분자의 운동성이 낮다. 


    즉 운동이 없어서 운동하지 못하는 것이다. 토끼와 거북이가 경주를 한다면 상대적으로 거북이는 정지해 있다. 조금이라도 느리면 상대적인 정지상태가 된다. 물속에서 헤엄을 치려면 물의 흐름보다 빨라야 한다. 시속 10킬로의 속도로 흐르는 물을 거슬러 헤엄치는데 그 속도가 10킬로면 아무리 헤엄쳐도 상대적인 정지상태다. 


    느린 쪽은 상대적인 정지상태이므로 이동하지 않는다. 그래도 조금 가지 않을까? 아니다. 뒤로 밀린다. 세상은 다섯 단계의 대칭으로 조직되며 대칭은 일정한 조건에서 깨진다. 질에 대해 입자는, 입자에 대해 힘은, 힘에 대해 운동은, 운동에 대해 량은 상대적으로 정지해 있다. 일방적으로 이쪽에서 저쪽으로 에너지는 작동한다. 


    그 에너지의 작동은 균일에서 멈춘다. 질은 입자에서 멈추고, 입자는 힘에서 멈추고 힘은 운동에서 멈추고 운동은 량에서 멈춘다. 질은 멈추지만 입자는 한 칸을 간다. 입자는 멈추지만 힘은 한 칸을 간다. 힘은 멈추지만 운동은 한 칸을 간다. 운동은 멈추지만 량은 한 칸을 간다. 한 번 게임을 결판낼 때마다 종목을 바꾸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더라도 한 번 더 기회를 받는다. 바둑이라면 질에 해당하는 포석에서 불리해도 포기하지 말고 상대의 실수를 노릴 수 있다. 그러나 확률로는 진다. 다른 부분이 대등하다면 포석을 잘하는 쪽이 무조건 이긴다. 질은 균일한 쪽이 이긴다. 노예제도가 있는 나라가 진다. 입자는 우두머리가 있는 나라가 이긴다. 


    북한처럼 우두머리가 한 명밖에 없으면 진다. 의사결정권자 숫자가 많아야 한다. 힘은 공간적 우위에 해당하고 운동은 속도에 의한 시간적 우위다. 량은 숫자다. 물론 돌발상황이 일어나면 토트넘이 이긴다. 그러나 당신이 도박사라면 배당이 같을 경우 리버풀에 거는게 맞다. 법칙은 절대로 맞지만 외부에서 교란하면 무너진다.


    그 경우는 법칙이 틀린 게 아니고 게임이 파괴된 것이다. 갑자기 그라운드에 벼락이 떨어져 충격을 받은 리버풀 선수가 자살골을 넣었다면? 게임의 파괴다. 흥미를 위해 그런 우연적 요소를 게임에 도입해 놓았기 때문에 법칙대로 안 가기도 하지만 이는 피파가 룰을 그렇게 만들어 놨기 때문이다. 법칙 자체는 무조건 절대로 맞다.


    그런 요행수를 바라고 법칙을 부정하면 확률적으로 망한다. 한 번은 몰라도 두 번 세 번 반복되면 확률은 백퍼센트가 된다. 황교안과 나경원의 깽판이 거듭되면 자한당은 백퍼센트 망한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8]kilian

2019.06.02 (03:33:58)

"질서는 공간의 방향시간의 순서로 조직된다. 공간의 방향과 시간의 순서를 동시에 결정하는 것이 이 원리다."

http://gujoron.com/xe/1094072

[레벨:10]다원이

2019.06.04 (22:4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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