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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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527 vote 0 2019.02.10 (14:14:29)

      
    의식의 구조


    https://news.v.daum.net/v/20190208175712205


    의식이란 “기능이 다양하게 특화된 뇌엽과 피질을 활용해 정보를 조화롭게 처리하는 것”이라고 기사는 설명하고 있다. 구조론적으로 의식은 간단히 '내 안에 내가 하나 더 있는 것'이다. 뇌는 일방향으로 작동하는 기계가 아니라 다양한 구성소가 어우러진 하나의 생태계다. 뇌 안에 여러 세력이 모여 공성전을 하고 있다.


    기계라면 메커니즘에 동력을 태운 것이 시스템이다. 메커니즘은 독립적인 둘 이상의 운동단위가 하나의 라인으로 이어진 것이다. 기계장치에서 에너지는 동력원> 엔진> 제어장치> 동력전달> 동력효과 순으로 간다. 일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그러나 뇌는 자연의 생태계와 같아 여럿이 경쟁하는데 호르몬이 중요하다.


    갈림길에서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 호르몬이 쏟아져 나온다. 어느 길을 선택할 것인지는 컴퓨터처럼 연산을 해서 정확한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뇌 안의 여러 부위가 경쟁해서 이기는 쪽을 따르며 그 승부에는 호르몬이 기능한다. 쉽게 흥분하는 사람은 잘못된 판단을 한다. 둔감한 사람도 뇌의 자원을 덜 사용한다. 


    집중력을 사용하여 뇌의 특정 자원을 최대한 사용하는 쪽이 이긴다. 도박판에서 돈을 따려면 고도의 집중을 해야 한다. 호르몬이 쏟아지므로 도박이 끝나면 긴장이 풀려 몸이 축 처지고 몸살을 앓는다. 알파고가 동시에 두 가지 답을 내놓았다면 장단기의 전략전술을 써서 하나의 카드를 꺾는데 에너지의 크기로 결정한다.


     에너지의 크기는 호르몬 반응으로 결정된다. 에너지가 상대적으로 클 경우 - 장기전을 한다. 에너지가 작은 경우 - 단기전을 선택한다. 문제는 장기전을 선택해놓고 과연 장기전을 하는가다. 중간에 잊어먹을 수 있다. 한번 수립한 전략을 중간에 까먹지 않으려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스트레스 강도는 에너지의 크기다.


    무언가를 의식한다는 것은 하드디스크에 박혀 있는 정보를 꺼내서 메모리라는 도마판에 올려놓는 것이며 즉 준비된 상태라는 것이며 그 말은 역으로 다른 일을 할 수 없거나 방해받는다는 뜻이다. A를 의식한다면 B를 못하게 된다. 중요한 상황에서 한 가지만 의식해야 하는 것이다. 다른 행동을 차단하는게 스트레스다.


    핵심을 장악한 쪽이 스트레스라는 망치로 주변부를 때리고 있으니 뇌 안에서 자기편끼리 편을 갈라 공성전을 하는 셈이다. 이기는 쪽을 주목하고 지는 쪽은 덜 주목하는 것으로 뇌는 자원을 분배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운전하면서 자신이 운전중이라는 사실을 까먹고 운전하면서 한눈을 팔았다가 사고를 내게 된다. 


    전투 중에 다람쥐를 발견했다고 치자. 적에게 쫓기면서도 다람쥐를 보고 귀엽잖아 쓰담쓰담 하다가 맞아죽는다. 이런 식으로 주의가 산만해져서는 살 수 없다. 반대로 의식이 없으면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다. 뇌의 여러 부분이 각자 딴 일을 하거나 다중인격 상태가 되거나다. 정신분열을 일으킬 수도 있다.


    큰 고통을 겪은 사람이 트라우마를 입어 정신분열을 일으킨다면 이는 뇌 안에서 핵심부가 주변부를 억압하자 주변부가 라인을 끊어 자기를 보호한 것이다. crazy라는 것은 바위가 크랙이 나듯이 갈라졌다는 건데 회로가 끊어진 것이다. 꿈속에서는 의식이 없으므로 내가 하늘을 날고 있다면 잘못인데도 바로잡지 않는다.


    꿈속에서 뭔가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어서 아마 이건 꿈일거야 하고 볼을 꼬집어 봤는데 아프더라. 분명히 전역했는데 꿈속에서는 아니었다. 의식이 있다면 뇌의 다른 부위가 간섭한다. 오류를 바로잡으려 하는 것이다. 꿈을 꾸다가 중요한 상황에서 잠을 깨는 이유는 그때 호르몬이 쏟아져 뇌 전체가 흥분하기 때문이다. 


    꿈속에서 좋은 일이 있을 때는 결정적인 장면에서 잠을 깨는게 보통이다. 구조론적으로 뇌는 정신, 의식, 의도, 생각, 감정의 다섯 가지 상태를 가진다. 물론 뇌과학으로는 이 다섯을 모두 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구조론은 의식을 다섯 가지로 세분화하고 있다는 말이다. 첫 번째 정신은 군대를 소집한 상태다. 총동원이다.


    뇌의 모든 자원을 가동하지만 어떤 구체적인 생각을 하고 있지 않고 차렷된 상태다. 밥상을 차렸을 뿐 밥을 먹지는 않고 있다. 두 번째 의식은 중요한 한 가지 정보를 메인에 두고 거기에 집중하며 다른 정보들을 쳐내는 상태다. 경중을 판단하고 있다. 정신이 긴장된 상태라면 의식은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태다. 


    의식이 더 중요한 상황이 발생하기 전에는 다른 정보들을 억누르고 있다. 정신이 설레이고 또렷한 상태라면 의식은 약간 머리가 아파지려고 한다. 세 번째 의도는 어떤 구체적인 대상과 목적을 가지고 있다. 정신은 뇌의 모든 자원을 가동하고 의식은 중심부를 장악하고 주변부를 쳐내며 의도는 특정한 대상에 꽂힌 상태다.


    정신이 밥상을 차린 상태라면 의식은 메뉴들 중에서 메인 요리로 밥을 선택하고 반찬을 뒤로 밀어놓은 상태다. 의도는 밥을 한 숟갈 뜬 상태다. 네 번째 생각은 그러한 일의 시간적 진행상태다. 밥을 입에 넣고 씹고 있다. 컴퓨터라면 정신이 메모리에 불러들여 의식이 파일 열고 의도가 작업을 선택하고 생각이 작업한다.


    다섯째 감정은 사건을 종결한 다음 피드백이다. 왜 이런 구분을 하는가 하면 보통은 감정을 맨 앞에 두고 사건의 원인으로 삼기 때문이다. 어떤 감정을 느꼈기 때문에 의식이 돌아온다는 식이다. 첫눈에 반해서 생각한다는 식이다. 과연 그럴까? 구조론은 사건 단위로 본다. 실제로는 여러 가지 사건이 동시에 진행된다. 


    기쁨이나 슬픔의 감정은 이미 그 대상에 대한 결론이 나온 것이다. 물론 뇌의 정보처리는 1초만에 끝날 수 있으므로 감정이 순식간에 나타날 수 있다. 사실은 감정으로 사건이 종결되고 다른 사건을 불러들이는 것이다. 하나의 사건 안에서 진행되는게 아니라 연속된 일련의 사건으로 보므로 감정이 앞선다고 착각한다.


    이 말은 당신이 어떤 사람을 보자마자 감정을 느꼈다면 뇌는 이미 그 사람에 대해 판단해놓고 있다는 거다. 왜냐하면 뇌는 수십 년간 축적된 데이터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첫눈에 반한다면 첫눈에 이미 수십 년간 축적된 데이터로 판단하고 있다. 눈치가 발달한 개라면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1초만에 판단한다. 


    골똘히 생각해서 우리편인지 적군인지 알아내는 과정은 없다. 우리는 뇌가 많은 부분을 미리 판단해놓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선입견이 있고 고정관념이 있고 지레짐작이 있다. 판단하는게 아니라 이미 판단해놓은 데이터를 덮어씌운다. 인간은 대부분 판단하지 않는다. 한번 생각해놓고 여러 곳에 써먹으니 왜곡된다.


    인공지능이 뇌를 모방하지 못하는 이유는 생태계의 내부경쟁에 따른 비효율을 버거워하기 때문이다. 비효율적인 것이 도리어 효율적이다. 경쟁하면 운이 작용하고 확률에 맡긴다. 뇌는 도박을 한다. 그러나 여럿이 함께 도박을 하면 백퍼센트 맞게 된다. 동전을 한 번 던지면 운이지만 백만 번 던지면 적당한 값이 나온다. 


    뇌는 계산하고 판단하는게 아니라 싸워서 이기는 쪽을 따라간다. 어떤 사람이 어떤 판단을 했다는 것은 그 사람의 뇌 안에서 그 세력이 이겼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한번 오판하면 인간은 반복하여 오판한다. 이긴 넘이 홈 어드밴티지를 적용받기 때문이다. 이런 부조리함을 받아들여야 한다. 인간은 대개 생각하지 않는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9]kilian

2019.02.10 (15:45:25)

"한번 오판하면 인간은 반복하여 오판한다. 이런 부조리함을 받아들여야 한다. 인간은 대개 생각하지 않는다." - http://gujoron.com/xe/1061729
[레벨:15]오세

2019.02.11 (16:22:13)

의식의 구조를 알아야,

의식을 '구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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