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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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489 vote 0 2019.01.03 (16:16:22)



    구조론이 쉬운 이유


    구조론은 쉽다. 구조론을 어렵게 여기는 사람도 있는데 그런 사람은 답이 없다. 애초에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프로토콜이 안 맞으면 대화는 불능이다. 500방을 앵겨서 바로잡는 수밖에. 말로는 해결책이 없다. 부족민에게 셈을 가르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어린이는 되는데 어른은 안 된다. 원초적으로 틀어져 있다. 


    마음 속 깊은 곳에 반발심이 있는 것이다. 그게 병이다. 단단한 절벽이 하나 버티고 있다. 물리적 장벽이 되어 있다. 먼저 그것을 때려부수지 않고는 해결이 안 된다. 그래서 깨달음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다. 순수한 어린이의 마음으로 돌아가야 한다. 벌거숭이 임금님을 봤다면 지체없이 벌거숭이라고 말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 


    구조론이 쉬운 이유는 다르다가 아니라 같다이기 때문이다. 다르다면? 작은 것이 다르다. 남녀가 다르다면 어디가 다른지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작은 부분이 다른 것이다. 전라도와 경상도가 다르다면? 음식이 다르거나 사투리가 다른 건데 자세히 살펴봐야 포착된다. 따라서 복잡하고 어렵다. 그러나 같다면? 같음의 발견은 쉽다. 


    그저 크게 동그라미를 하나를 그리면 된다. 구조론은 진리를 탐구한다. 진리의 속성은 보편성이다. 보편성은 같다는 말이다. 다른게 어렵지 같은건 쉽다. 다른건 작고 같은건 크기 때문이다. 소리가 다르면 귀로 같아지고, 냄새가 다르면 코로 같아지고, 색깔이 다르면 눈으로 같아진다. 뭐든 같다고 하면 대충 눈감고 찍어도 된다. 


    그저 비교대상을 지우기만 하면 된다. 비교하고 차별하지 말라는 말이다. 너무 쉽잖아. 한국과 일본의 다른 점을 말하라면 골때리지만 같은 점을 말하기는 쉽다. 큰 부분을 보면 된다. 같은 황인종에 아시아의 극동국가지. 맞네. 구조론은 이원론을 반대하는 일원론이며, 특수성을 부정하는 보편성이며, 차별을 반대하는 진보주의다. 


    너무 쉽잖아. 그런데도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 이유는 본질을 보지 않고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이쪽을 보라고 말해도 계속 저쪽을 보고 있다. 군대를 가도 그런 고문관들이 더러 있다. 좌향좌 하라면 우향우 하는 사람 꼭 있다. 그 한 사람 때문에 다수가 애를 먹는다. 결과측을 보지 말고 원인측을 보라. 


    종결측을 보지 말고 시작측을 보라. 출력측을 보지 말고 입력측을 보라. 꼬리를 보지 말고 머리를 보라. 객차를 보지 말고 기관차를 보라. 뒤를 보지 말고 앞을 보라. 너무 쉽잖아. 그런데 꼭 뒤를 보는 자들이 있다. 죽어보자고 결과측만 보는 자들이 있다. 그냥 원인을 보라고. 보면 되잖아. 그런데 안 된다. 이유는 문법 때문이다. 


    주어 다음에 동사가 온다. 꼭 동사를 본다. 전제 다음에 진술이 온다. 전제를 안 보고 진술을 본다. 그냥 시키는대로 말을 들으면 되는데 도무지 말을 안 듣는다. 전제를 보라면 전제를 보면 되는데 죽어보자고 진술만 보는 것이다. 이쯤 되면 오백방을 내리는 수밖에 답이 없는 거다. 제발 그냥 고개를 돌려서 저쪽을 좀 보시라고.


    구조는 같다. 플랫폼은 같다. 세상의 모든 존재는 모두 같다. 에너지를 처리한다는 점에서 같다. 그냥 파이프다. 도너츠이기도 하다. 파이프와 도너츠가 같다는 점은 굳이 위상기하를 배우지 않았다 해도 수긍할 것이다. 작은 동그라미와 큰 동그라미는 같다. 짧은 선과 길게 그은 선은 같다. 길이만 다르다. 도너츠와 빨대는 같다. 


    입구도 하나요 출구도 하나요 구멍도 하나다. 망치도 파이프다. 빨대가 음료수를 전달한다면 망치는 질량을 전달하는 차이가 있지만 그게 그거다. 세상의 모든 물체와 도구는 같다. 질량이나 중력이나 관성력이나 운동에너지를 전달하는 하나의 긴 파이프다. 사람도 입에서 항문까지 하나의 파이프다. 모든 생물은 죄다 파이프다. 


    나무도 뿌리에서 잎까지 하나의 길다란 파이프다. 나무의 속은 생물학적으로 죽어 있으므로 논외로 치자. 나무를 보면 긴 파이프가 보여야 한다. 돌도 질량을 전달하는 파이프다. 정확하게는 ┬다. 여기에 닫힌계를 적용하여 (┬)로 나타낼 수 있다. ┬는 축과 대칭을 나타낸다. 파이프는 입구와 출구와 몸통이 있으니 (┬)다.


    몸통을 축으로 삼고 입구와 출구가 대칭되어 ┬다. 같은 거다. 여기에 에너지 입력과 출력을 씌우면 (┬)가 된다. 그런데 왜 시계는 복잡하지? 시계도 (┬)다. 앵커라고 불리는 부품이 있다. 사실은 그게 시계다. 핵심이 있다. ┬처럼 생겨먹었다. 구조로 보면 ┬ 이게 시계다. 너무 쉽잖아. 그렇다면 시계 속의 많은 톱니바퀴는 뭐지? 


    그것은 편의를 위한 보조다. 글을 쓰는 것은 손가락이다. 손가락만 있어도 되지만 손목이 묵직하게 중심을 잡아줘야 안정되게 글자를 잘 쓸 수 있다. 그런데 손목을 지탱하는 팔꿈치도 필요하다. 팔꿈치를 지탱하는 어깨도 필요하다. 이런 식으로 자꾸 식구가 늘어나서 복잡해진 것이다. 핵심인 ┬를 꿰뚫어보는 훈련을 해야 한다. 


    나머지는 그냥 묻어가는 보조다. 미국의 어느 사막에 직원 한 명을 파견할 일이 생겼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그 직원이 점심은 어디서 해결하지? 추가로 한 명 더. 규정상 두 명을 파견할 때는 관리자가 한 명 있어야 한다는데. 추가로 한 명 더. 법규를 보니 세 사람 이상을 고용할 때는 휴게실이 의무설치래. 추가로 한 명 더. 


    사막에서 네 사람 이상 근무할 때는 의료진이 대기하고 있어야 한대. 추가로 한 명 더. 이래서 결국 공무원이 30명이나 파견되어 도시를 이루고 말았더라는 전설이 있다. 기계장치도 그렇다. 이런 식으로 계속 추가된다. 구조론으로 보면 5배수로 늘어나게 되어 있다. 5거나 25거나 125거나 625거나 3125로 포지션이 늘어난다. 


    더 이상은 없다. 만약 있다면 포지션이 중복되거나 혼잡된 것이다. 자동차 바퀴는 넷이지만 이론적으로는 한 개만으로도 굴러간다. 중복된 것이다. 이론적으로 최소화했을 때 하나의 사건에서 3125개 포지션으로 감당이 된다. 중간은 없다. 부품은 5개로 줄이거나 25개로 늘려야지 15개 정도로 어정쩡하면 죽도밥도 안 된다. 


    컴퓨터 게임에 쓰는 아바타의 갑옷과 무기는 현란하지만 실전에서 불리하다. 거추장스럽기 때문이다. 형태는 기능을 따라가야 하는데 게임 속의 아바타들은 형태가 기능을 방해한다. 게임 속의 칼은 일단 무게중심이 안 맞아서 휘두르지도 못한다. 연동되기 때문이다. 손잡이를 짧게 하려면 펜싱칼처럼 칼몸이 좁고 가늘어야 한다.


    칼몸을 두껍게 하려면 손잡이도 비례하여 길어져야 한다. 하나를 건드리면 죄다 어색해진다. 구조론으로 보면 1을 건드리면 무조건 5를 수리해야 한다. 연동되어 줄줄이 고장나고 마는 것이다. 이런 식이다. 뭐든 적당히 얼버무려서 안 된다. 완전성의 문제이다. 완전성을 따라가야 한다. 복잡한 컴퓨터라도 주산을 복제한 것이다.


    주산은 손락을 복제한 것이다. 그것을 톱니로 바꾸었다가 반도체로 바꾼 것이며 컴퓨터 부품이 많은 이유는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하나를 더 추가하면 결과적으로 다섯을 더 추가해야 되기 때문에 괜히 종목만 늘어난 것이다. 완전성의 문제로 괜히 따라붙는 곁가지를 죄다 걷어내고 그 핵심 하나를 꿰뚫어보는 훈련을 해야 한다. 


    정치에도 ┬가 있고 경제에도 ┬가 있고 문화에도 ┬가 있다. 파이프가 있다. 시소처럼 오르내린다. 축과 대칭으로 이루어져 에너지 입출력을 반영한다. 곁가지들을 추려내야 한다. 입력에 대해 출력을 버리고, 원인에 대해 결과를 버리고, 머리에 대해 꼬리를 버리고, 시작에 대해 종결을 버리고, 전제에 대해 진술을 버려야 한다. 


    뭐든 따라오는 것은 버려야 한다. 그것은 곁가지요 장식이요 불필요하게 연장된 것이다. 뱀을 잡을 때는 꼬리는 잊어버리고 머리만 잡아야 한다. 진술이 아닌 전제를 보는 훈련을 해야 한다. 조중동이 민간인사찰을 기정사실화하는 여론조사를 발표했다. 하지도 않은 사찰을 했다고 단정하고 여론조사를 하면 당연히 그렇게 나온다.


    숨은 전제다. 거짓말의 공식은 한결같다. 사람들이 전제를 망각하고 진술에 집중하는 점을 악용한다. 그렇다면 구조론의 세계에 발을 들인 이상 의도적으로 전제를 보는 훈련을 해야 한다. 쉽다. 결과가 아닌 원인을 보고 종결이 아닌 시작을 보고 출력이 아닌 입력을 보고 꼬리가 아닌 머리를 보고 다름이 아닌 같음을 보면 된다.


    비교기준을 지워버리면 된다. 그냥 차별하지 않으면 된다.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은 익숙한 세계와 결별하기 싫은 것이다. 죽어도 결과만, 출력만, 꼬리만, 진술만, 다름만 보겠다는 사람은 퇴장시킬밖에. 왜냐면 그들은 순수한 어린이가 아니고 자기 역할에 집착하는 어른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권력을 따라간다. 이미 틀려버렸다.


    역할을 얻고 권력을 행사하려면 결과를 보고 출력을 보고 꼬리를 보고 진술을 보고 다름을 봐야 한다. 꼬리를 봐야 말꼬리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애초에 나쁜 의도를 숨기고 있는 것이다. 진리 그 자체에 대한 순수한 사랑과 감격이 없다면 애초에 대화는 불능인 거다. 미학적 고집이 없다면. 완전성에 대한 감각이 없다면. 


    아름다운 것과 반응하지 않는다면. 벽과 대화할 이유는 없다. 자기소개를 하고 자기를 들이대고 무기로 휘두르고 싶다면. 자존감이 부족해서 내세울 자존심을 찾아 내게 맞는 역할을 줘. 내게 맞는 권력을 줘. 어느 놈을 쳐죽일까? 이런 사람들은 답이 없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그런 사람이 다수다. 그래서 세상은 이 모양 이 꼴이다. 


    머리가 되려는 자는 없고 꼬리가 되려는 자는 많다. 그렇지만 반대로 그런 쓰레기들이 절대다수이기에 참된 길을 가는 사람에게 한 번은 기회가 온다. 장기전이지만 말이다. 70억 중에 70억이 죄다 외눈박이라면 두눈박이가 별로 좌절할 일은 아니다. 98퍼센트 채우고 2퍼센트 기다리며 두눈박이를 필요로 할 때가 한 번은 온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7]cintamani

2019.01.03 (16:26:32)

진술이 아닌 전제를 보는 훈련을 해야 한다.

거짓말의 공식은 한결같다. 사람들이 전제를 망각하고 진술에 집중하는 점을 악용하는 것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9]kilian

2019.01.04 (06:01:11)

"진리 그 자체에 대한 순수한 사랑과 감격이 없다면,미학적 고집이 없다면, 완전성에 대한 감각이 없다면, 애초에 대화는 불능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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