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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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466 vote 1 2018.09.28 (10:29:13)

      
    욕망을 이겨야 이긴다


    팟캐스트 모임에 나온 이야기입니다.


    인생은 부름과 호응이다. 질문과 답변이다. 시작과 종결이다. 욕구와 충족이다. 원인과 결과다. 인간은 환경 속의 존재다. 환경이 가만있는 인간을 불러내고 인간은 맞게 호응한다. 부름과 호응이 사건의 원인과 결과로 대칭을 이루는 것이며 인간의 역할은 상황에 맞게 응답하는 것이다. 맞장구치는 것이다. 호응하기 쉽다. 문제에는 답을 맞추면 된다. 


    과제에는 수행하면 된다. 시험에는 합격하면 된다. 동료에게는 선택받으면 된다. 그러나 실패다. 호응하는 자는 갑이 아닌 을의 포지션에 서기 때문이다. 머리가 아닌 꼬리에 서기 때문이다. 사건은 방향성이 있다. 원인은 앞서가고 결과는 뒤따른다. 에너지의 통제권은 원인측에 있고 결과측에 없다. 인간의 역할은 호응이지만 호응은 꼬리의 예속이다.


    어린이는 호응하면 된다. 엄마가 부르면 응답하면 된다. 시키는 대로 심부름하면 된다. 학생은 호응하면 된다. 선생님이 문제를 출제하면 답을 맞추면 된다. 사건의 통제권은 엄마에게 있고 선생님에게 있다. 그래도 불만이 없다. 엄마는 내편이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내편이기 때문이다. 타자성의 문제다. 어른이 되면 처지가 다르다. 내편이 아닌 거다.


    주도권 문제가 개입한다. 호응하면 종속된다. 공허해진다. 주변부로 밀려난다. 꼬리가 될 수 없다. 머리가 되어야 한다. 에너지의 통제권을 틀어쥐어야 한다. 다른 사람의 부름에 응답하는 자가 아니라 반대로 본인이 먼저 와서 광야에 깃발을 꽂아놓고 부르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타인의 부름에 소극적으로 응답하면 구조론에서 금지하는 자기소개다. 


    당신이 미녀를 얻었다 해도 그것은 미녀의 손을 빌린 자위행위에 불과하다. 타인의 손길로 자신의 몸을 만지는 것이다. 이미 종속되어 있다. 당신이 돈을 벌었든 권력을 얻었든 무엇을 성취하든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으려고 하는 것이며 그것은 일종의 자위행위다. 자기소개에 자기위안이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 종속된다. 꼬리가 되어 지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기대와 시선과 평가와 뒷말과 평판에 몸을 맡기고 예속되고 마는 것이다. 예술가들 역시 자신의 작품성향이 자기만족적인 일종의 자위행위 혹은 자기위안이 아닌가 하고 서로 의심하고 토론한다. 언어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자기소개형 언어가 되지 말아야 한다. 예술은 자기만족적인 작품이 되지 말아야 한다. 시선의 방향이 문제다.


    안으로 닫아걸지 말고 밖으로 열려야 한다. 시선이 천하를 향해야 치고 나가는 방향성이 얻어진다. 시선이 자기에게로 돌아오면 그것으로 사건이 끝난다. 그러므로 허무하다. 그래서 어쩌라고? 배가 고프다. 밥을 먹었다. 호응한 것이다. 배가 고픈건 과제요 밥을 먹은 것은 수행한 것이다. 과제를 수행했다. 그래서 어쩌라고? 그걸로 끝나면 공허하다. 


    마땅히 일의 다음 단계가 제시되어야 한다. 밥을 먹었으면 새로운 일에 착수해야 한다. 밥을 먹고 만족하는 것은 시선이 자기를 향하는 것이며 밥을 먹고 기운을 내서 새로운 사업에 착수하는 것은 시선이 천하를 향하는 것이다. 마땅히 시선의 방향이, 에너지의 방향이 나를 향해서 닫히면 안 되고 밖을 향해서 열려야 한다. 왜 먹는가? 더하여 왜 사는가? 


    만족하려고? 성공하려고? 쟁취하려고? 행복하려고? 출세하려고? 그것은 시선이 자기를 향한 것이다. 에너지가 닫혀버렸다. 출구가 없다. 허무하다. 실패다. 만족과 성공과 행복은 신이 인간을 부려먹으려고 설치해 둔 미끼다. 속지 말아야 한다. 낚이지 말아야 한다. 치즈 한 조각에 홀리는 실험실의 모르모트가 되지 말고 시선이 바깥으로 열려야 한다.


    천하를 바라보아야 한다. 그래야 에너지의 순환이 가능하다. 사건의 지속가능성이다. 내가 취하고 내가 먹으면 잘못이다. 내가 가지고 내가 챙기고 내가 사건의 종착점이 되면 안 된다. 나는 대통령이 되겠어. 박근혜 당선되었다. 그래서? 그걸로 끝? 나는 출세하겠어, 나는 미인을 얻겠어, 나는 돈을 벌겠어 하며 자신을 사건의 종착역으로 만든다.


    그게 하지말라는 자기소개가 되고 지적 자위행위가 된다. 그런 짓을 하면 안 된다. 내가 대통령이 되어서 남북통일을 이루겠어. 내가 출세해서 기업을 일으켜 10만 명을 고용하겠어. 하고 다음 단계의 계획이 나와주어야 자기소개의 퇴행을 극복한다. 자기를 배제해야 한다. 그것이 공자의 극기복례다. 그렇다면 정답은? 답은 언제나 이기는 것이다. 


    게임에 이겨야 한다. 타인과의 대결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을 이겨서는 의미가 없고 세상과의 대결에서 이기고 신을 이겨야 한다. 나를 이겨야 한다. 이기려면 미녀를 만나되 미녀를 탐하지는 않아야 한다. 미녀와 의기투합해서 일의 다음 단계로 진도를 나가줘야 한다. 성공에 도달하되 성공을 탐하지는 말아야 한다. 성취하되 챙기지 않는 거다. 


    게임에 이긴다는 것은 자신은 적게 움직이고 타인은 많이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낚시꾼은 적게 움직이고 물고기는 많이 움직인다. 물속의 것이 물 밖으로 나왔으니 많이 움직였다. 그것은 세상의 욕망을 끌어내는 것이다. 나의 욕구를 충족하는게 아니라 천하의 욕구를 드러내는 것이겠다. 욕망하지 말고 욕망하게 하라. 자본주의든 사회주의든 같다.


    이념은 욕망을 끌어내는 기술이다. 금전의 욕망을 끌어내는 자와 지적 허영심의 욕망을 끌어내는 자가 있다. 천하로 하여금 움직이게 하는 자가 이기는 자다. 노무현이 세상을 크게 움직였다. 세상을 낚은 것이다. 그것이 대표성의 획득이다. 광야에 먼저 가서 깃발을 꽂아놓고 기다리는 것이 대표성이다. 낚이지 말고 낚아야 한다. 욕망에 낚이지 말라. 


    욕망은 환경이 그대를 낚는 미끼다. 천하의 욕망에 불을 질러라. 예술이든 정치든 사업이든 같다. 스티브 잡스는 70억 인류의 어떤 욕망을 끌어낸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진짜다. 워즈니악은 기계를 잘 만졌지만 스티브 잡스는 사람을 잘 만졌다. 사람을 만질 줄 아는 자가 진짜다. 자신의 욕망을 충족하는 행동은 에너지의 흐름을 끊는 나쁜 행동이다.


    타인의 욕망을 일깨우는 행동은 에너지 흐름을 트는 좋은 행동이다. 세상을 흔들어 큰 소리를 끌어내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세상의 격렬한 반응을 끌어낸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다. 반응하지 말고 반응하게 하라. 공자는 자신의 권력의지를 충족하지 않고 타인의 권력의지를 끌어낸 사람이다. 이름이 불리는 사람이 되지 말고 이름 부르는 사람이 돼라. 


    3대의 계통을 전개시켜야 가능하다. 1대가 먼저 와서 터를 닦고 2대가 집을 짓고 3대가 가게를 열어서 손님을 맞는다. 4대는 가게에 고객으로 오고 5대는 최종적으로 그것을 먹는다. 소비한다. 먹는 사람 되지 말고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려고 하지 말고 사람을 끌어들여서 일을 크게 벌여놓고 튀어버리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다음의 일은 거기에 모여든 사람이 알아서 할 일이다. 참된 진보는 목표의 달성이 아니라 방향의 제시라야 한다. 정치인은 대중의 권력의지를 끌어내고 예술가는 긴밀한 상호작용을 끌어내고 지식인은 제자를 강의실로 끌어내고 기업인은 노동자를 생산현장에 끌어낸다. 잠든 사람을 일깨우고 주저앉은 사람을 일으켜 세워 모두 가담하도록 한다. 


    그렇게 저질러놓고 튀어버린다. 인생의 게임에 이기는 방법이며 사건을 복제하는 방법이며 진정한 부름에 응답하는 방법이다. 3대가 전개되지 않으면 에너지의 방향이 자기를 향하므로 실패하게 된다. 제자를 키우든 후배를 돕든 자녀를 낳든 사건을 연결시켜 가야 한다. 보수는 연결하지 않는다. 문제를 해결하고 끝이다. 뒷감당은 나몰라라가 된다.


    진보는 어떻든 맥락을 이어간다. 김대중이 남북통일과업의 1대가 되고 노무현이 2대가 되고 문재인이 3대가 된다 보수는 그런게 없다. 김영삼의 후계자는 없다. 이명박은 독자적으로 컸다. 박근혜는 후계자가 없다. 역시 독자적으로 컸다. 그들은 단지 스카웃 된 것뿐이다. 트럼프 역시 공화당의 적자가 아니다. 김영삼도 역시 노태우의 후계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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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이미지 [레벨:15]수원나그네

2018.09.28 (11:19:36)

'극기복례'의 공자께서 벌떡 일어날
천하의 명문입니다~
[레벨:2]고향은

2018.09.29 (10:44:25)

각자의 위치에서
어떤 이름을 불렀을 때
인류의 욕망들이 일어나서
역동적이고 아름다운
춤을 출까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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