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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9]챠우
read 227 vote 0 2019.12.11 (20:31:25)

최근에 불면증을 해결하려고 이리저리 검색을 해보던 중 독특한 블로그를 발견했는데, 그 솔루션은 "잠을 자고 싶거든 잠을 자려고 노력하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좀 이상하죠. "What good sleepers don't do." https://forge.medium.com/what-good-sleepers-dont-do-25655327fb60


그래서 오히려 잠을 자지 않으려고 노력해봤습니다. 어려운 주제에 대하여 깊은 사색에 빠지니 금새 잠이 듭니다. 골때리는 거죠. 근데 이게 꽤 맞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경험상 어떤 것을 하려고 노력하면 꼭 그게 잘 되지 않는 것을 많이 경험하잖아요. 여기서 뭔가 이상합니다. 왜 그걸 하려고 하면, 오히려 안 되는 걸까? 실력이 좋지만 무대에만 서면 망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공포증을 해결할까요. 


인간의 뇌는 좋은 일과 나쁜 일을 구분할 수 없습니다. 다만 그것이 가능한지 아닌지만 구분할 뿐입니다. 인간은 해봤던 것을 할 수 있을 뿐입니다. 잘못된 일이 항상 일어나는 것은 두뇌가 그것을 경험해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때로는 경험하지 않은 것도 인간은 해내곤 합니다. 언제? 남이 하는 것을 봤을 때입니다.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면 인간은 쉽게 그것을 합니다. 김연아가 200점을 넘자 개나소나 그것을 합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게 아니라, 나도 땅을 사기 시작합니다. 친구가 사업을 하면 나도 따라합니다. 삼성이니 엘지니 하는 사람들이 다 인척들로 엮여있는 게 이유가 있습니다. 


이제 머피의 법칙을 봅시다. 원래 비행기 기술자였던 로버트 머피는 학생들에게 "아무리 가능성이 희박하더라도, 그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점을 언제나 염두에 두라"고 말했다죠. 비행기에 사소한 결함이라도 있으면 그것이 반드시 사고로 이어지므로 미리 해결책을 준비하라는 말입니다. 


문제는 인간의 언어가 의도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떠올리기 싫은 기억을 말하지만 두뇌는 싫건 말건 그것을 떠올립니다. 인간의 두뇌는 No가 뭔지 모르는 겁니다. 즉 이런 현상은 인지적인 문제입니다. 우리는 어떤 일이 잘못될까 불안해지면, 가능성에 집중하지 않고 불능성에 집중하며 불능을 시뮬레이션 합니다. 아예 잘못되라고 제사를 지내는 겁니다. 


불면증을 겪는 환자들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오랜 기간 불면증을 앓다보면, 내가 과연 잘 잘 수 있을까를 의심하게 됩니다. 일찍 잠이 들려고 잠자리에 들어도 정작 눈을 감고 떠올리는 생각은 "또 늦게 일어나면 어쩌지?"입니다. 당연히 잠이 올 리가 없습니다. 두뇌는 잠을 자지 말라는 신호로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현실은 시뮬레이션입니다. 인간은 무엇을 떠올리고 나면 그것을 실행하는 존재입니다 떠올릴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습니다. 상상할 수 있는 것만 실행할 수 있는 겁니다. 그래서 창의력이 없는 사람들이나 추진력이 없는 사람들은 실제로 상상력도 없습니다. 감히 상상할 수 없기 때문에 그것을 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럼 상상만 하면 다 돼냐? 제가 정우성이 되고 싶은들, 될 리가 없잖아요. 간절히 기도하면 우주가 도와준다고 하지만 그건 그네급 빽이 있는 사람한테나 통하는 말이고, 보통 사람이라면 일단 그럴듯한 상상을 해야 합니다. 가능성이 충분할 때만 그것은 현실화됩니다. 근데 실제로 상상은 쉽지 않습니다. 허황된 상상이 아니라 가능성있는 상상을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꾸준히 실행할 때, 인간은 그것을 현실화할 수 있습니다. 


식빵에 잼을 바르면 꼭 잼 바른 쪽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은 잼 바른 쪽이 반대편 보다 더 무겁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확률은 60% 내외라고. 하지만 그것보다 더 본질적인 이유는 당신이 그것을 사전에 시뮬레이션 했다는 것입니다. 당신은 잼을 바를 때부터 이미 재수없는 일이 일어날 것을 상상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것은 일어납니다. 


뭔가 일이 잘 안 풀린다면, 자신이 나쁜 기억을 시뮬레이션 하고 있지 않나 점검해봐야 합니다. 인간은 좋은 일과 그 일의 배경을 떠올림으로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공무원 준비하는 사람들이 꼭 구청에 들어가서 공무원들 일하는 걸 구경하곤 하죠. 도움이 됩니다. 


일어날 일이 일어나는게 아니라 일어난다고 상상하니깐 일어나는 겁니다. 사실 머피의 법칙과 샐리의 법칙은 같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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