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론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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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6562 vote 0 2008.12.30 (12:40:47)

 

차원(次元)


먼저 국어사전의 정의를 참고하기로 하자.

 

[차원(次元)] 1.수학에서 일반적인 공간의 넓이의 정도를 나타내는 수. 보통 직선은 1차원, 평면은 2차원, 입체는 3차원이지만, 4차원이나 무한 차원도 생각할 수 있음. 2.어떤 일을 하거나 생각하거나 할 때의 처지, 또는 그 정도나 수준.


구조론에서 차원은 0차원에서 4차원까지 다섯 차원이 있다. 구조론의 차원은 구성요소들의 집적된 정도를 나타내는 단위다. 집적되어 있는 전체를 보느냐 아니면 낱낱이 해체되어 있는 부분들을 보느냐이다. 요는 전체이든 부분이든 존재하는 것은 단 하나라는 점이다.


오류는 ‘4차원의 세계’ 혹은 ‘3차원의 세계’라는 표현에 있다. 여기서 ‘세계’라는 어휘의 사용이 문제로 된다. 이 세계와 별도로 다른 세계가 하나 더 있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분명히 말하면 1차원의 세계 바깥에 2차원의 세계가 따로 있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1차원의 세계가 곧 2차원의 세계이며 그 차이는 우리가 보는 관점의 차이일 뿐이다. 나무를 보는가 숲을 보는가이다. 나무를 보면 여럿이고 숲을 보면 하나이다. 전체를 보는 것이 바로 보는 것이다.


자동차에 비유할 수 있다. 하나의 자동차가 있을 뿐이다. 1차원이 조립되지 않은 부품들의 집합이라면 2차원은 한 단계 더 조립된 중간제품이고 3차원, 4차원으로 갈수록 완제품의 단계이다.


완전히 조립된 상태는? 4차원이다. 4차원의 이상의 차원은 없다. 완전히 조립하였으므로 더 조립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완전히 해체된 상태는? 0차원이다. 0차원 이하의 차원은 없다. 완전히 해체되었으므로 더 해체될 수 없기 때문이다. 존재의 양파껍질을 무한히 깔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단 5회 깔 수 있을 뿐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실재하는 4차원의 세계가 있을 뿐이며 3차원, 2차원, 1차원, 0차원은 우리의 인식능력이 4차원의 집적상태를 모두 반영하지 못하므로 이를 임의로 해체하여 규정지어 놓은 관념에 지나지 않는다.


예컨대 한 대의 자동차를 운반한다고 치자. 길이 너무 좁아서 지나갈 수 없다면? 자동차를 해체한 다음에 그 병목의 좁은 지점을 지나서 다시 조립해야 할 것이다. 이렇듯 인간의 인식능력은 4차원의 전모를 반영하지 못하게 되어 있으므로 인간의 인식이 임의로 이를 해체하여 3차원이나 2차원, 1차원, 0차원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입체나 면이나 선이나 점은 ‘실재’하지 않는다. 존재하는 것은? 4차원 공간 그 자체이다. 입체나 면이나 선이나 점은 인간의 인식이 만들어낸 허구의 관념이며 우리가 그러한 관념을 필요로 하는 이유는 인간의 눈이 물리공간을 전체적으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눈은 오직 평면만 인식할 수 있다. 점도 선도 입체도 공간도 인식할 수 없다. 그럼에도 우리가 입체를 인식한다고 믿는 이유는 뇌의 해석능력 때문이다. 눈이 인식하지 못하는 입체를 뇌가 해석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두개의 눈을 이용한 촛점의 조절이다. 둘째는 보이지 않는 뒷면을 만져보고 기억하여 이를 투영시키는 뇌의 학습능력이다.


즉 우리가 눈으로 지각하여 볼 수 있다고 믿고 있는 3차원의 세계, 곧 입체라는 것은 우리의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두뇌의 사고작용에 의해서 해석된 세계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고도의 추론능력을 사용하여 4차원의 세계를 해석하기에 성공할 수 있다.


눈동자가 하나 뿐인 사람은 원근을 구별하지 못한다. 그러나 축구선수 김은중은 한쪽 눈이 거의 실명에 가까운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원근을 잘 파악한다. 그 이유는? 충분히 훈련되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3차원을 볼 수 있다고 믿는 이유는 충분히 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사물의 뒷쪽과 아랫쪽의 존재를 경험으로 알고 있다. 보통은 두개의 눈동자가 하나의 촛점을 맞추게 되며 그 촛점에 맞는 부분은 선명하게 나타나고, 촛점이 맞지 않는 부분은 희미하게 지각하므로써 사물의 두께를 알아챈다. 그러나 이는 뇌에 의해서 이차적으로 해석된 것이다. 그 사물의 뒷부분을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사물의 밀도와 운동하는 계의 ‘힘의 중심’을 느낄 수 있다. 밀도는 곧 무게로 나타난다. 우리가 사물의 무게를 느껴내기에 성공한다면 당신은 4차원을 해석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운동계에서 성립하는 ‘힘의 중심’을 지각한다는 것은 정지한 물체의 경우 지구상의 모든 물체가 지구 중심을 향하여 기울어져 있다는 사실을 느끼는 것이다.


예컨대 우리가 손으로 무언가를 잡아당긴다면 실제로는 발로 땅을 미는 것이며 그 미는 지점은 정확하게 지구의 중심축이며 이때 지구를 지렛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껴내기에 성공하기다. 지구상에서 움직이는 모든 물체는 지구 중심축을 지렛대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사실을 일상적으로 깨닫지 못하고 있다.


달려가는 자동차가 있다. 우리는 자동차가 구동하여 일방적으로 전진한다고 믿는다. 과연 그럴까? 중력이 없다면 바퀴와 지면의 마찰이 없을 것이고 자동차는 조금도 전진할 수 없을 것이다. 즉 4차원 물리공간 안에서 어떤 물체의 일방적인 전진은 불가능한 것이다. 우주공간에서 자동차가 달려갈 수 없는 것과 같다.


우주공간에서 전진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 뿐이다. 자신의 몸을 길게 늘인 다음 뒷부분을 잘라내는 것이다. 로켓연료로 추진하는 우주선은 그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추진체에 의해 분사되는 기체들은 그렇게 잘려나간 부분들이다.


4차원을 인식한다는 것은 그러한 점을 느껴내기다. 모든 물체가 반드시 밀도와 힘의 중심을 가지고 있으며 모든 운동은 그 힘의 중심을 중심으로 해서 일어난다. 그 힘의 중심의 운동에 연동되어 있다. 그러한 사실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4차원을 해석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2차원이나 1차원, 0차원도 해석되는 것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점이나 선은 존재하지 않는다. 면도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에 의하여 의미부여될 뿐이다. 이 세계는 4차원의 세계이며 3차원이나 2차원, 1차원, 0차원은 그 사차원 속에 하나의 부분으로 숨어 있다.


0차원.. 점의 세계

1차원.. 선의 세계

2차원.. 각의 세계(면은 각의 집합이다.)

3차원.. 입체의 세계

4차원.. 밀도의 세계(‘힘의 중심’의 세계)


구조론의 차원 개념에서 특기할 점은 공간의 요소로 밀도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밀도의 존재는 두 가지를 의미한다. 첫째는 우주공간이 완전히 균일하지 않다는 점이다. (공간이 휘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밀도가 균일하지 않을 뿐이다.) 그 점이 우리의 눈에 포착되지 않는 이유는 그 차이가 너무나 미미하기 때문이다. 블랙홀을 관찰하거나 혹은 빛의 성질을 규명하거나 하는 정도의 수준에 이르러야 파악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사실은 운동에 있어서는 하나의 중심점이 그 ‘계’ 전체를 지배한다는 사실이다. 느린 운동의 세계는 우리의 의식에 잘 포착되지 않으므로 인식하지 못할 뿐 모든 존재하는 것들은 다른 어딘가에 종속되어 딸리어 있다. 그 점은 운동이나 변화의 지점에서 노출된다.


그런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4차원을 인식하기다. 3차원의 인식이 훈련되듯이 4차원 역시 의식적으로 훈련할 필요가 있다. 3차원까지는 운동이 성립하지 않는다. 4차원의 세계에서 비로소 운동이 성립한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공간의 존재를 생각할 때는 시간이 정지된 세계를 상상하므로 운동을 논외로 하고 3차원만을 생각하는 것이다. 이는 오류일 수 있다.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공간이 존재할 뿐이며 시간은 공간상에서의 변화를 설명하는 방식으로서의 추상적인 개념에 지나지 않는다. 3차원, 2차원, 1차원, 0차원이 추상개념이듯이 오직 4차원 물리공간이 실재하며 3차원으로는 운동을 설명할 수 없고 4차원이 운동을 반영하며 시간은 그 운동을 해석하기 위하여 동원되는 이차적인 별도의 추상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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