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론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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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814 vote 0 2008.12.30 (12:26:03)

 

철학의 주소지는 어디인가?


철학(哲學)은 총체적인 인식이다. 개별적인 존재들 사이의 연관성을 탐구하여 전체적인 상황을 통일적으로 인식하기다. 모든 존재는 체계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인간은 이를 총체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


어둠이 걷히면 전체가 한 눈에 드러나 보인다. 그래서 철학의 철(哲)은 밝음이다. 지혜의 촛불을 밝혀 무지의 어둠을 걷어내고 전모를 보자는 거다. 자연은 본래 전체적으로 통일되어 존재한다.


린네가 종속과목강문계라는 분류의 빛을 비추었을 때 생태계의 전모가 드러났다. 마찬가지다. 체계, 평형, 구조, 전개, 원소라는 분류의 빛을 비출 때 비로소 존재는 그 전모가 환하게 드러난다.


그러한 존재의 통일성을 지시하는 어휘가 영어로 시스템(system), 한자어로 체계(體系)라면 이 개념을 잘 나타낼 수 있는 우리말은 ‘일’이다. 여기서 일은 단순작업을 의미하는 work와 다르고 노동(勞動)과도 다르다.


개별적인 행위에 의미라는 이름의 연관성을 부여하고 더 나아가 전체적인 통일성을 부여하는 방법으로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 일이다. 모든 존재는 고유한 일을 가진다. 그러므로 존재는 곧 일하는 존재이다.


존재는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일한다. 공간이라는 특정 포지션을 점유하고 시간이라는 변화에 대응한다. 일을 가지므로 존재는 내적 긴밀성과 정합성이라는 역할이 부여되어 체계에 속한다.


시스템과 체계와 일은 자연에 존재할 뿐 아니라 인간의 정신 영역에도 존재한다. 학문과 종교, 사상, 이념, 지식에도 체계가 있다. 인간은 본래 체계를 인식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인간의 뇌가 체계적으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개별적인 지식 사이의 연관성을 규명하여 통일성을 이끌어내는 것이 철학이라면 인간이 가진 고유의 체계 인식능력을 끌어내는 것이 깨달음이다. 깨달음이 있기 때문에 인간은 체계적인 실천을 통하여 가치를 창조할 수 있다.


우리는 생물들 사이에서 관찰되는 복잡한 현상을 하나의 ‘생태계’로 통일시켜 바라볼 수 있다. 생태계라는 시스템이 자연에 존재한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문명도 하나의 체계를 이루고 있다. 우리는 이를 세계(世界)라 일컫는다.


인간은 고립된 존재가 아니라 세계적 존재이다. 그러므로 세계의식 혹은 세계시민 의식이 필요하다. 그것은 나라는 존재의 주소지가 어디인가를 항상 의식하고 깨우쳐 있는 것이다.


자연에 생태계가 있고 인간에 세계가 있듯이 개인의 정신에도 깨달음의 체계가 있다. 얼빠진 채 멍하니 있지 말고 자기 정신의 주소지를 항상 의식하고 깨우쳐 있어야 한다. 정신차리기다.


● 하나의 체계를 이루어야 한다.

● 각 부분이 연결되어 통일적으로 전체를 구성해야 한다.

● 독립적 인식의 대상(對象)으로 자연에 실재(實在)해야 한다.

● 닫힌 계 안에서 내적 정합성(整合性)을 가져야 한다.

● 외부에 대해서는 열려있어야 한다.


시스템의 성립조건이라 할 내적 정합성은 일의 진행과 구조의 전개에 따른 우선순위와 접근경로로 설명될 수 있다. 어떤 일이 진행될 때는 반드시 우선순위와 접근경로라는 내적인 정합성의 존재가 전제되어야 한다.


● 체계-평형-구조-전개-원소 (시스템)

● 받기-쌓기-틀기-풀기-주기 (일)

● 질-입자-힘-운동-량 (물리)

● 배경-실체-연관-이행-귀결 (존재)

● 지각-수용-분석-종합-응용 (인식)


● 소통-개념-가치-의미-기호 (깨달음)

● 유도-대응-의속-인과-표상 (논리)

● 근접도-완성도-균형도-활성도-정확도 (미학)

● 성속-진위-선악-자유,억압-미추(가치판단)

● 소재-기능-성능-효능-외형(시장)


이를 하나의 물리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곧 평형의 원리다. 평형은 계의 평형이다. 계의 평형의 법칙이 존재한다. 평형의 법칙은 물리적 등방성의 원리 및 대칭성의 원리로 나타난다.


하나의 원리가 인력과 척력, 구심력과 원심력 그리고 응집력과 팽창력을 비롯한 다양한 힘들을 성립시킨다. 밀고 당기고 모이고 흩어지는 힘들이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하나의 계의 평형이 있을 뿐이다.


존재는 어떤 경우에도 자체적으로 평형을 찾아낸다. 평형에서 이탈되었을 경우 다시 평형을 복원한다. 힘은 특정한 조건에서 평형이탈을 예비한 상태이며 운동은 평형복원의 진행과정이다.


계의 평형은 공간 자체의 밀도차로부터 비롯한다. 물질의 바탕이 되는 공간 자체가 계와 평형의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물리현상에서 관찰되는 여러 힘과 운동은 그러한 공간의 성질을 반영하고 있을 뿐이다.


● 계가 존재하며

● 계는 평형을 지향하며

● 평형이탈과 평형회복의 구조가 존재한다.

뉴튼의 운동 3법칙은 평형의 원리 하나로 통일되어야 한다. 하나의 원리가 계로 바라보는가 혹은 평형으로 바라보는가 혹은 구조로 바라보는가에 따른 관측법의 차이에 의해 서로 다르게 관측되고 있는 것이다. 


● 작용반작용의 법칙은 계의 평형의 법칙이다. 작용과 반작용이 인력과 척력, 구심력과 원심력 혹은 응집력과 팽창력의 형태로 계의 평형을 유지한다.


● 관성의 법칙은 평형이탈의 법칙이다. 관성은 외계에서의 작용에 따라 평형이탈이 성립할 때 감추어진 계의 존재가 드러나는 현상을 설 명하고 있다.


● 질량가속도의 법칙은 평형회복의 법칙이다. 평형이탈의 크기 만큼 평형회복의 힘(F)이 성립한다. 질량(M)가속도(A)는 평형이탈의 크기다.


자연에서 계의 존재는 잘 관측되지 않는다. 외계에서 자극을 가하여 계의 존재가 드러나도록 유도해야 한다. 달리는 버스가 멈추면 계속 운동하려는 부분이 계에서 분리되는 형태로 계의 존재가 관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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