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론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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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6541 vote 0 2008.12.30 (12:25:19)

 

소통이 혁신이다


어미없는 자식이 없듯이 근본이 없는 존재는 없다. 모든 존재는 반드시 모태를 가지고 자궁을 가진다. 그리고 시공간의 어느 지점에서 출생한다. 그 출생과정이 존재한다. 그것은 유(類)와 종(種)이다.


그러므로 종류(種類)가 있다. 종(種)이 자궁이면 유(類)는 탯줄이다. 종(種)이 씨앗이면 유(類)는 싹이다. 종이 조상이면 유는 족보다. 그러므로 존재(存在)는 유(類)와 종(種)에 따라 특수화 된 것으로 정의될 수 있다.


존재는 내적 긴밀성과 정합성을 가지고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그 어떤 존재라도 그러한 연관에 따라 추적하여 소속을 밝힐 수 있다. 소속이 없이 동떨어진 채로 고립되어 존재하는 것은 없다.


질량보전의 법칙에 따라 무(無)에서 유(有)가 생겨날 수 없기 때문이다. 설사 무에서 유가 생겨나 있다 해도 알 수 없다. 자궁이 없이 태어난 존재라면 접근경로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알 수도 없고 접근할 수도 없는 것은 없는 것이다. 존재는 반드시 내부에 체계와 구조라는 오장육부와 뼈대가 존재해야 할 뿐 아니라 그 외부에 있어서도 조상이 있고 족보가 있어 다가갈 수 있어야 한다.


존재는 내적인 긴밀성과 정합성에 의하여 단단히 결속하여 있다. 물리적 존재라면 시공간의 하드웨어에 단단히 결속하여 있고 관념의 존재라면 사유체계의 소프트웨어에 단단히 결속하여 있다.


그 결속은 구조와 평형과 체계다. 존재는 체계에 소속하는 한편 평형에 소속하여 있고 또한 구조에 소속하여 있다. 그러므로 그 존재가 속한 체계와 평형과 구조를 아는 것이 곧 그것을 아는 것이다.


● 체계-평형-구조-전개-원소


구조가 집적하여 평형을 낳고 평형이 집적하여 체계를 낳는다. 평형과 체계는 높은 차원의 집적된 구조로 존재의 상부구조를 이룬다. 반대로 전개와 원소는 그 존재의 하부구조를 이룬다.


모든 존재는 체계적인 존재이며 동시에 평형적인 존재이고 또한 구조적 존재이다. 더 나아가 전개된 구조이다. 그러므로 어떤 것을 안다는 것은 그 어떤 것의 집적되고 해체되는 구조를 아는 것이다. 


● 체계, 평형, 구조, 전개, 원소가 있다.

● 체계와 평형은 존재의 상부구조를 이룬다.

● 전개와 원소는 존재의 하부구조를 이룬다.

● 존재는 이들 사이의 내적 긴밀성과 정합성에 의하여 특수화 되어 있다.

● 모든 존재는 상부구조의 집적과 하부구조의 해체로 설명할 수 있다.


체계를 해체하면 평형이 드러나고 평형을 해체하면 구조가 보인다. 구조를 해체하면 전개와 소속이 차례로 드러난다. 이러한 집적과 해체의 중심에 구조가 있다. 그러므로 세상의 모든 것은 구조로 전부 설명할 수 있다.


한 사람을 파악하려면 그가 어느 나라 혹은 어느 가문에 속한 사람인지를 알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어떤 동식물을 파악하려면 그 동물과 식물이 생물 분류학상 어떤 종과 속과 과에 속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모든 존재는 체계와 평형과 구조에 속하여 있다. 그러므로 체계를 알고 평형을 알고 구조를 아는 것이 그것을 아는 것이다. 체계와 평형과 구조가 그 대상의 주소지가 된다. 주소지가 없는 존재는 없다.


동물과 식물은 린네의 분류를 따라 종속과목강문계의 주소를 가진다. 건축물은 행정구역과 토지대장과 지번에 의하여 부여된 주소지를 가진다. 개인은 DNA에 따라 민족과 친족과 가족이라는 주소지를 가진다. 


모든 존재는 반드시 어떤 체계에 소속하여 있다. 소속(所屬)하여 있기 때문에 소통(疏通)의 문제가 제기되는 것이다. 소통하기 위해서는 그 존재가 소속된 주소지를 알아야 한다. 소속의 체계를 알아야 소통할 수 있다. 


컴퓨터에는 ‘시작기능’이라는 주소체계가 있다. 휴대폰에는 전화번호부가 저장되어 있고 메일함에도 주소록이 있듯이 사전은 색인을 가져야 사고, 도서는 목록을 가져야 하고, 웹사이트는 index를 가져야 한다.

어떤 일의 진행에는 반드시 의사결정의 우선순위가 있고 어떤 목표에 도달하는 데는 반드시 접근경로가 있다. 우선순위와 접근경로에 의해 존재의 내적 긴밀성과 정합성은 담보된다. 그것이 존재의 주소지가 된다.


달마사전은 존재의 주소록이다. 린네가 종속과목강문계로 주소를 두어 분류한 것을 나는 체계, 평형, 구조, 전개, 원소로 주소를 두어 분류한다. 모든 상품에 바코드가 부여되듯이 모든 언어에도 주소가 부여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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