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론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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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6120 vote 0 2008.12.30 (12:24:32)

 

막힘과 뚫림


모든 실패는 소통의 실패로 하여 일어난다. 모든 성공은 소통의 성공으로 하여 얻어진다. 그러므로 소통에 성공하는 것이 성공하는 것이다. 소통의 문제는 구조의 문제로부터 비롯된다.


모든 존재는 어떤 구조와 체계의 일부로 소속하여 있기 때문에 소통의 문제가 일어나는 것이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반드시 어떤 체계와 구조의 일부로 속하여 있으며 여기서 예외는 없다.


존재라는 말의 의미가 곧 구조와 체계에 속하여 있는 것이다. 물질적인 존재는 기본적으로 시간과 공간에 붙잡혀 있다. 추상적인 존재라도 인간의 사유체계의 일부로 존재한다. 그러므로 존재는 곧 체계이며 구조다.


반면 유령이나 환상 따위의 가상적 존재는 체계와 구조의 불성립으로 하여 그것이 거짓임이 탄로난다. 존재는 계 내부에 평형과 구조를 품어야 하는데 인간이 임의로 지어낸 가짜들은 그것이 없다.


가짜들은 속이 비어 있다. 그러므로 내적인 결합관계의 긴밀성과 정합성이 담보되지 않는다. 긴밀성은 속이 비어있지 않은 것이고 정합성은 앞뒤가 맞지 않은 것이다. 가짜들은 속이 비었거나 앞뒤가 맞지 않다.


소통의 일차적인 수단은 언어다. 첫째 언어가 없고 둘째 언어체계가 빈약하기 때문에 서로는 소통하지 못한다. 세째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근원의 문제가 존재하기 때문에 소통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먼저 언어를 창안하고 언어체계를 정비해야 한다. 또 언어의 한계를 뛰어넘는 근원에서의 깨달음을 얻어야 한다. 그리고 차별과 편견과 무관심에 따른 더 많은 소통의 장벽들도 철폐되어야 한다.


세상의 많은 장벽들은 물리적 장벽이면서 동시에 언어의 장벽으로 존재한다. 많은 조직과 집단들은 특정 언어와 그에 따른 의사소통체계를 공유하는 집단이기도 하다. 종교와 이념과 사상과 문명권이 그러하다. 


기독교 문명권과 유교 및 불교 문명권은 서로 다른 언어에 기반한 의사소통 체계를 가지고 있다. 기독교가 구원을 말할 때 불교는 깨달음을 말하고 기독교가 천국을 말할 때 불교는 해탈을 말한다.


진보그룹과 보수집단 역시 각자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반영하는 다른 체계의 언어를 사용한다. 진보그룹이 진정성을 말할 때 보수집단은 경쟁력을 말한다. 그들은 서로 관심사가 다르고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다.


언어의 장벽과 편견의 장벽, 불신의 장벽과 무관심의 장벽을 깨뜨리고 널리 소통해야 한다. 그것이 혁신이다. 인류의 역사는 그러한 불신의 장벽을 깨뜨리고 소통의 통로를 개척해온 혁신의 역사다.


인간이 처음 불을 발견하고 수레를 발명하여 문명을 일구기 시작한 이래 혁신은 계속되었다. 광장이 소통의 벽을 허물었고 도로가 소통의 장벽을 허물어 혁신하였다. 수레와 배와 말과 자동차가 또한 소통의 장벽을 허물어 혁신하였다.


문자가 보급되어 한 차례 소통의 벽이 허물어졌고, 활자가 보급되어 한 차례 혁신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인터넷이 한 번 더 소통의 벽을 허물었듯이 나는 이제 달마사전을 제안하여 새로운 소통의 물결을 일으키고자 한다.


달마사전은 새로운 방식의 언어체계다. 새로운 언어를 중심으로 새로운 의사소통의 그룹을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한 방법으로 나는 지금 인간의 소통능력을 한 차원 더 높고 넓게 확장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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