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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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6180 vote 0 2018.04.22 (20:01:26)

 

    연구대상 트럼프


    트럼프 현상은 한마디로 정치에 대한 일반의 상식과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새로운 인물 캐릭터의 등장이라 하겠다. 그는 적어도 새로운 정치현상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하고 있다. 옳고 그름을 떠나 그 현상은 SNS라는 새로운 민주주의 시스템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한다.


    구조론으로 볼 때 정치의 본질은 에너지다. 역사의 진보에 발맞추어 에너지를 결집해내는 새로운 수단을 조직해내는 것이 진보라면 그렇게 만들어진 에너지의 새로운 사용법을 찾아내는 것은 보수다. 트럼프의 SNS 정치는 분명 진보성이 있다. 노무현의 방법을 쓴 것이다.


    김정은을 다루는 수법은 보수적이다. 김영삼의 깜짝쇼를 연상하게 한다. 시스템을 배제하고 개인기를 쓰는 것이 보수의 특정이다. 이런건 연구해야 한다. 트럼프는 많은 전문가와 지식인을 바보로 만들었다. 사실은 SNS가 그들 지식인 기득권 세력을 바보로 만든 것이다.


    오바마는 정치를 잘했다. 잘하면 대가를 받는다? 천만에. 정치는 에너지고 에너지는 밸런스고 밸런스는 통제가능성이며 국민은 언제든 상황을 통제하려고 하며 정치를 잘해서 축구장이 기울어지면 국민은 어떻게든 그것을 되돌리려고 한다. 반작용의 힘에 주의해야 한다.


    반작용을 이기는 것은 관성력이다. 오바마 정치는 클린턴 정치의 완성으로 비추어져서 기승전결로 가는 사건의 다음 단계를 제안하지 못하니 반작용의 법칙이 작용한 것이다. 노무현은 김대중 정치의 결산으로 읽혀 좌절했지만 문재인이 다음 임무를 드러내 살아났다.


    오바마가 정치를 잘했기 때문에 오히려 그에 대한 무의식적인 유권자의 반감이 커진 것이며 마찬가지로 문재인이 정치를 잘하고 있기 때문에 실정법상 죄가 없는 드루킹이 몰매 맞는다. 그냥 정치를 잘하면 된다는 식이라면 순진한 생각이다. 정치를 만만하게 보지는 말라.


    오바마의 잘못은 피부색이다. 백인들은 생각했다. '흑인이 불쌍하니까 이번에 한 번만 기회를 줘보자. 어쩌나 보게.' 그들은 흑인 오바마가 정치를 망치기를 기대했다. '거 봐 그게 흑인의 한계라고. 역시 정치는 백인이 해야 하는 거야. 너희들 이제 한 풀었으니까 찌그러져라.' 


    그런데 오바마는 정치를 너무 잘해서 괘씸죄를 덮어쓴 것이다. 조연을 하랬더니 주연을 꿰차잖아. 이건 용서가 안 된다. 그 벌은 힐러리가 대신 받았다. 오바마는 죄가 없기 때문에 때릴 구실이 없고 만만한 힐러리를 조진 것이다. 그게 주류 백인 WASP의 비열함이다. 


    노무현도 마찬가지다. 노무현이 정치를 너무 잘해버렸기 때문에 그들은 화가 난 것이다. 비열한 자들은 노무현 정부를 실패한 정부로 낙인찍기 위해 혈안이 되었다. 중요한 포인트는 노무현이 잘했기 때문에 한나라당 정통 세력이 전멸해 버렸다는 점이다. 곤란해졌다.


    날고 긴다는 최병렬, 홍사덕, 이회창, 이기택들은 줄줄이 쓰러졌다. 그리고 아웃사이더 이명박이 떴다. 마찬가지로 공화당 비주류 트럼프도 오바마의 업적에 따른 공화당 기성정치의 전멸흐름에 반사이득을 보았다. 적을 너무 때리면 오히려 적이 세대교체를 해버린다.


    우리가 홍준표들을 적당히 달고 가야지 아주 박살 내버리면 자유한국당이 세대교체를 해서 새로운 인물 중심으로 결집하는 수가 있다. 적당히 달고 가며 맛을 빼놔야 한다. 노무현과 오바마가 잘해서 적들의 지도부에 공백이 발생한 것이 그들에게는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반면 이명박은 인위적으로 김대중과 노무현을 제거하여 아군진영의 세대교체를 돕는 멍청한 짓을 했다. 어쨌든 박근혜는 삽질을 거듭했다. 그 결과 보수는 후계자를 키우지 못하게 되었다. 박근혜는 오히려 자기네 진영의 대를 끊어버렸다. 지금 자한당은 너무 인물이 없다. 

    1) 정치를 너무 잘하면 적군이 세대교체를 해서 크게 흥한다.
    2) 정치를 너무 잘못하면 아군이 후계구도가 망해서 멸망한다.
    3) 욕을 먹어도 적을 달고 가면서 말려 죽이는게 최선의 길이다.


    그런데다 홍준표가 버티고 있어서 세대교체도 안 된다. 우리쪽 인물이 임종석, 이낙연, 김경수, 박원순, 이재명으로 즐비한 것과 대비된다. 정치를 잘해도 정권교체가 되고 정치를 잘못해도 정권교체가 된다. 이것이 정치의 딜렘마다. 그래서 고수 위에 초고수가 있는 거다.


    정치를 잘한다는 것은 급격한 변화를 준다는 것이고 그럴수록 저항하는 반작용의 에너지가 지하에 비축되기 마련이며 그 힘은 은밀해서 잘 포착되지 않으므로 매우 위험한 것이다. 구조론으로 말하면 정치의 좋은 연출은 다음 단계의 계획이 뒤를 받쳐주게 하는 것이다. 


    아쉬움과 미련이 남아야 후계구도가 뜬다. 문재인이 잘한다고 해서 정권이 자유한국당에 넘어가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문재인은 노무현 정권의 연장선에 있기 때문이다. 노무현이 기고 문재인이 승이라는 사실을 국민이 뒤늦게나마 간파했다. 노무현은 판을 갈았다.


    게임의 규칙이 바뀌었다. 국민 입장에서는 규칙이 바뀌었으므로 리셋타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보자는 열망이 생기는 것이며 이게 이명박 등장의 원인이 되었다. 그러나 문재인은 판갈이의 덕을 보지 않았다. 자유한국당이 만들어놓은 규칙대로 정당하게 집권한 것이다.


    장기집권을 하려면 정치의 이런 복잡한 점을 감안해서 정밀한 디자인을 해야 한다. 문재인의 대한 반작용의 힘을 민주당 비문이 가져가게 만들어야 한다. 자유한국당은 완전히 제껴버려야 한다. 언제라도 국민은 정치권을 컨트롤하려고 한다. 국민이 핸들을 잡아야 한다.


    그러려면 균형이 필요한 것이며 친문과 비문 사이에 그 균형점을 두어야 한다. 정치의 본질은 상피다. 친목질은 언제나 죽음의 길이다. 우리끼리 적당히 편을 갈라 다투어야 한다. 연출을 잘해야 한다. 코어는 결속하고 외연은 확대하며 객장은 변방에 포진시켜둬야 한다.


    높은 지지율을 구가하며 정치를 잘하는건 좋은게 아니다. 지지율이 높으면 개혁을 해서 좀 까먹어야 한다. 아슬아슬한 구도로 가면서 지속적으로 다음 단계의 미션을 제안해야 한다.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는건 하수고 국민들에게 통일시대의 새로운 임무를 주는게 고수다.
    

    정치는 언제라도 도덕의 결을 따라가는게 아니라 에너지의 결을 따라간다. 좋은 것보다는 센 것이 대접을 받는다. 그러나 위태롭다. 센 것은 더 센 것을 요구하게 하기 때문이다. 노무현이 센 것으로 이겼다. 탄핵돌파였다. 국민으로 하여금 더 센 것을 요구하게 만들었다.


    10년의 간격이 있었지만 문재인이 더 센 것을 들고 나왔다. 정은을 미끼로 미국을 업어왔다. 보수꼴통들이 오매불망 기다리던 미국을 홍준표가 아닌 문재인이 업어온 것이다. 다만 여기서 더 센 것으로 가야 한다. 가능한가? 물론이다. 가만있어도 트럼프가 해결해준다.

    문재인 다음에 누가 될지 모르지만 센 것을 들고나와야 한다. 복지, 생태 이런건 센 게 아니다. 센 것은 러시아 가스관을 연결하고, 금강산 구월산 묘향산 칠보산 백두산 찍고 KTX 타고 몽골까지 여행 가는 것이다. 이젠 정말 세계사 단위로 사고하는 정치인 아니면 안 된다.


    김대중이 기초를 닦고 노무현이 일을 벌이고 문재인이 폭발시켰다. 질, 입자, 힘까지 왔으니 다음 정권은 운동으로 크게 넓혀가야 한다. 운동은 공간을 크게 가로지르는 것이다. 김대중의 총에 노무현의 총알에 문재인이 방아쇠를 당겼다. 운동하여 날아가니 멈출 수 없다. 


    중단 없는 전진이 있을 뿐이다. 구조론은 마이너스다. 가만두면 약해진다. 적당히 중도하면 중간은 가는게 아니라 외부환경의 저항을 만나 동력을 잃고 제로가 된다는게 구조론이다. 안철수가 극중하다 제로된 것이 그렇다. 더욱 가속해야 겨우 본전치기나 하는 것이다.


    각운동량을 조직하여 작용반작용을 관성력으로 바꾸는 것이 정치의 고급기술이다. 51 대 49를 유지하며 지속적으로 에너지의 우위를 달성하는 방법은 부단한 축의 이동이다. 코어를 형성하고 외연을 확대하며 배후지를 획득하여 방향성을 제시할 때 축의 이동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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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이미지 [레벨:7]風骨

2018.04.22 (21:15:12)

정치가 바른 것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를 따라간다는 관점은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확장시키는 좋은 글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8.04.23 (00:05:26)

아래 붙여넣기로 가져온 단락의 하단에 '새'가 빠졌어요. 일부러 마치 하나씩 안 쓰는 느낌`~~ㅋㅋ

-------*------*----***------
높은 지지율을 구가하며 정치를 잘하는건 좋은게 아니다. 지지율이 높으면 개혁을 해서 좀 까먹어야 한다. 아슬아슬한 구도로 가면서 지속적으로 다음 단계의 미션을 제안해야 한다.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는건 하수고 국민들에게 통일시대의 (새)로운 임무를 주는게 고수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8.04.23 (00:07:13)

^^ 감사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8.04.23 (00:08:29)

읽는 이가 감사하지요~~^^
[레벨:1]바닐라또

2018.04.23 (21:27:46)

역시 대한민국 최고 논객


트럼프 현상을 이런 시각으로 볼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갑자기 머리가 펑 트이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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