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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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6560 vote 0 2017.02.17 (10:41:18)

    

    김정남을 왜 죽였을까?


    어제 팟캐스트 녹음때 나온 이야기다. 김정남의 죽음에는 여러 가지 배경이 있을 수 있다. 중국의 판단이 가장 큰 부분이다. 김정일 생일을 하루 앞두고 김정은에게 선물을 준 것인지, 아니면 빅엿을 먹인 것인지 알 수 없다. 둘 다 일수도 있다. 경쟁자를 제거하여 김정은 앞길을 열어줬다.


    대신 김정은이 외교적으로 크지 못하도록 밟아 놓았다. 김정은에게 먹이를 주면서 목에 목줄을 채운 것이다. 중국이 평소 하던대로 경호를 붙여주었다면 절대 일어나지 않을 죽음이었다는 말이다. 그런데 북한식 봉건체제는 원래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구조다. 개연성이 있었던 거다.


    야꾸자를 예로 들 수 있다. 우리는 야꾸자 두목이 업소를 틀어쥐고 돈을 벌어들이며 행동대원들에게 수당을 준다고 여긴다. 정확하게 그 반대다. 두목은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다. 두목이 일했다가는 경찰에 달려들어갈 밖에. 두목은 골프나 치고 사교모임 챙기고 정치인들과 노가리 깐다.


    돈은 부하들이 벌어 상납하는 거다. 그런데 부하는 왜 돈을 상납할까? 이게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야마구치를 비롯하여 야꾸자가 70년대에 갑자기 비대해진 것은 두목이 일하지 않는 교묘한 시스템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일하면 반드시 문제가 생긴다. 야꾸자의 규모를 키울 수가 없다.


    야꾸자 두목이 하는 일은 부하들을 서로 경쟁시키는 것이다. 상납을 많이 하는 부하에게는 좋은 이권을 챙겨준다. 그러므로 상납할 밖에. 야꾸자 밑에 야꾸자 있고 그 밑에 또 야꾸자 있다. 복잡한 피라밋 구조로 되어 있다. 상납하지 않으면 물 좋은 업소를 뺏기고 변두리로 밀려나는 거다.


    무엇인가? 봉건국가들이 다 그렇지만 북한은 야꾸자 방법을 쓰므로 독립채산제다. 해외에서 돈을 만들어 김정은에게 상납해야 한다. 열심히 상납하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자리로 보내준다. 상납을 못하면 아프리카 대사관 간다. 이게 중요하다. 자본주의건 사회주의건 돈이 권력이다.


    돈 앞에서는 그 무엇도 힘을 쓸 수 없다. 돈과 관련이 되었다면 자신에게 결정권이 있는 것이다. 중앙의 지시를 기다릴 필요도 없다. 상납이 충성이다. 충성하려면 돈을 만들어야 한다. 돈을 만드는 방법은 내가 자유롭게 결정한다. 이렇게 되면 살인도 가능해진다. 전권을 틀어쥐는 거다.


    중앙에 보고할 이유도 없다. 야꾸자 두목들이 경찰에 달려가지 않는 것은 자신이 한 일이 없기 때문이다. 자신은 부하들이 돈을 주기에 받은 것 뿐이다. 그 어떤 업무지시도 하지 않는다. 두목이 하는 일은 부하들이 서로 견제하게 판을 짜는 것이다. 반드시 조직 내부에 반목과 갈등이 있다.


    서로 충성경쟁, 상납경쟁을 한다. 그 만큼 돈에 관해서만은 자유롭게 결정하며 돈이 걸린 일은 서로 터치하지 않는다. 두목은 주는 것 없이 일방적으로 받는다. 주는 것은 이권 뿐이다. ’마약장사는 절대 안돼! 알겠지. 그러나 상납금을 많이 내면 너만 모른척 눈감아 주겠어‘. 뭐 이런 거다.


    북한이 과거에도 많은 테러를 저질렀지만 김일성이나 김정일이 직접 지시했다는 증거는 없다. 그러나 봉건체제이기 때문에 국가시스템 자체가 충분히 그런 일을 벌일 수 있는 구조다. 경쟁자를 치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 내부적인 충성경쟁 과정에 테러가 일어날 수도 있다.


    김정은에게 점수를 따기 위해서 벌인 일일 수도 있고, 김정은 부하를 치기 위해서 우회적으로 쳤을 수도 있다. 김정은이 절대권력을 가졌지만 조직을 전부 통제하지는 못한다. 충성을 핑계로 무슨 일이든 벌일 수 있다. 북한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은 내부경쟁과정에서 일어난 총질이다.


    말하자면 김재규와 차지철이 서로 경쟁하면서 총질한 결과 장성택이 죽고 김정남이 죽은 것이며 김정은은 어쩔줄 몰라서 멍때리고 있다는 말이다. 박근혜는 안종범과 최순실을 서로 만나지 못하게 철저히 갈라놨다. 그래서 미르재단 직원은 업무지시를 두 사람에게 이중으로 받아야 했다.


    최순실의 지시를 받고 업무에 착수하면 안종범에게 같은 지시가 한 번 더 내려온다. 박근혜를 거쳐온 지시다. 최순실이 먼저 지시했으므로 서열 1위다. 만약 최순실과 안종범이 만나면? 서로 의기투합하면 박근혜는 바보된다. 박근혜에게 보고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몰래 다 결정해버린다.


    서로 반목하면? 지금 북한과 같은 난맥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독재국가의 약한고리다. 치명적이다. 안종범은 직접 최순실을 만나 적절히 제동을 걸었어야 했다. 리스크를 알려줘야 했다. 그래야 박근혜가 살 수 있는 구조다. 그런데 박근혜는 서로 만나지 못하게 했다. 부하를 믿지 못한 것이다. 



   20170108_234810.jpg


    독재권력은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공적 시스템을 돌리지 않으므로 항상 저런 일이 일어납니다. 누구 한 사람이 폭주를 하면 그것을 제어할 방법이 없는 거지요. 최순실의 폭주를 아무도 막지 못했던 것입니다. 


[레벨:6]모카

2017.02.17 (13:23:05)

이제야 최순실 박근혜 안종범 관계가 이해되네요.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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