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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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0375 vote 0 2016.04.28 (17:15:13)

     

    김종인 처리할 때가 되었다.


    이런 자는 가만 놔둬도 제 성질 못이겨서 석달을 못 버티고 찌그러지는 법인데, 지금 지켜보자고 하니 문제가 그리 간단하지 않다. 호락호락하게 물러날 자가 아니다. 계속 추태를 부린다. 무엇보다 아름답지가 않다.


    굳이 볼썽사납게 쫓아내는 모양새 연출하고 싶지는 않지만, 계속 똥탕을 튀기는 데는 당해낼 장사가 없다. 더 험한 꼴 보기 전에 정리해야 한다. 어지간하면 대선까지 같이 가야할 처지이긴 한데, 그 어지간을 넘었다.


    김종인을 불러온 것은 세 가지 이유다. 첫째 문재인 말을 안 듣는 자들을 제압해서 당의 기강을 잡으라는 거다. 더민주의 고질적 문제는 하극상이다. 의사결정의 난맥상이다. 그런데 김종인 본인이 하극상 저질렀다.


    문재인이 데려왔는데도 문재인 말을 안 듣는다. 개가 주인을 물어도 유분수지 이건 참을 이유가 없는 거다. 문재인이 도와주지 않으면 혼자 당을 이끌 수 없다는게 자명한데도 말이다. 되려 문재인을 찍어내려 한다.


    둘째는 호남표 잡으라는 것이다. 호남의 유명한 문벌귀족 가문출신이라 호남에서 먹힐 걸로 기대되었다. 그런데 호남사람이 김종인 싫어한다. 이종걸, 박영선 주저앉히고, 정동영, 천정배 영입하라는 임무를 주었다.


    처음에는 괜찮았다. 정동영, 천정배 놓쳤지만 이종걸, 박영선은 해결했다. 그런데 셀프공천 이후 호남에서 인기가 떨어졌다. 김종인의 잘못도 있지만 더 큰 이유가 있다. 호남의 문재인 비토는 가짜였던 거다. 들켰다.


    호남은 안철수를 고리로 문재인을 컨트롤하려는 의도다. 그런데 김종인이 끼어서 컨트롤 안 되게 생겼다. 결혼에도 중매쟁이가 있는 이유는 직접 대화하면 곤란한 지점이 있기 때문이다. 중간에 사람을 세워야 한다.


    호남은 안철수를 중간에 세웠다. 그런데 문재인도 김종인을 중간에 세웠다. 중매쟁이가 두 명이 되니 더 틀어졌다. 남녀관계라도 그렇다. 상대방에게 마음이 있지만 지금 상태로는 안 되고 상대가 먼저 변해야 된다.


    호남은 문재인의 변화를 요구한 것이다. 그런데 직접 말하면 말하는 순간 을이 된다. ‘마음은 있지만 네가 변해라.’고 하면, ‘조금만 참아달라.’는 대답 돌아올게 뻔하다. ‘마음이 없으니 꺼져라.’고 하는게 먹힌다.


    그래서 안철수가 필요한 것이다. 안철수야 언제든 팽해버려도 부담없으니 버리는 카드로 안성맞춤이다. 그런데 문재인도 중간에 사람을 세우니 화가 날 밖에. 어쨌든 이러한 밀당과정에 서로의 본심이 드러났다.


    문재인은 호남표 나간 만큼 PK표, 2030표 벌어 메운다는 열쇠 셋으로 대응했다. 서로 배짱이 맞게 되었다. 서로의 카드를 읽었고 어느 쪽도 손해 아닌 점을 확인했다. 신랑쪽으로도, 신부쪽으로도 기울지 않는다.


    김종인의 역할은 끝났다. 호남의 마음을 돌리는 전략은 실패고, 호남의 본심을 응수타진하는 역할은 끝났다. 호남은 적절한 때 안철수를 팽하면 된다. 가만 놔둬도 안철수가 삽질해서 호남이 버릴 명분 만들어준다.


    셋째는 경제이슈로 가라는 것이다. 그런데 추상적인 경제민주화 구호 외에 뚜렷하게 내놓은게 없다. 지금은 경제를 살려야 한다. 경제를 살리려면 외교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북한과 싸우다가 중국과 애매해졌다.


    일본과 틀어졌고 미국과도 대화 안 된다. 재벌증세 등 내부적인 것은 김종인이 아니라도 된다. 지금은 경제의 큰 그림을 내놓아야 한다. 경제민주화로 부족하고 대선 때는 대담한 공약으로 한 걸음 더 나가야 한다.


    김종인을 붙잡자는 논리는 문재인 도움 없이 김종인 혼자 당을 이끌지 못하므로 컨트롤 된다는 거였다. 문재인과 김종인 사이에 50 대 50 균형이 맞다고 봤다. 그런데 지금 김종인 입장은 문재인 필요없다는 거다.


    본인은 문재인이 데려온 사람이 아니라는 거다. 사실 문재인은 김종인을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데려왔다. 그런데 본인이 스스로 왕관을 쓰고 짱을 먹었다. 이 과정은 김종인 본인이 탁월한 몽니능력으로 해낸 것이다.


    몽니 9단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본인의 몽니력으로 차지한 자리니까 문재인 제끼고 독주하려고 한다. 그런데 정말 자력으로 그 자리를 얻었는가? 그렇다면 한 번 버텨보시라. 친노 아니라도 흔들어댈 사람은 많다.


    과연 자력으로 버티는지 테스트 해보자. 그거 재미나겠다. 몽니로 컸으니 몽니파워로 버틸 거고, 못 버티면 별 수 없다. 가는 길에 손은 흔들어 준다. 당대표는 이해찬이 맞다. 이해찬 정도 위상 되는 사람이 있는가?



   aDSC01523.JPG


    이런 때는 조중동과 종편도 도움이 됩니다. 그들이 김종인 입을 빌어 문재인을 깔수록 문재인은 김종인을 처리하기가 쉬워집니다. 문재인이 가만 있어도 송영길, 김홍걸 등 호남주자들이 해결해 줍니다. 구조론은 상부구조의 방향성이 정한다는 겁니다. 박근혜가 먹는 판에는 악재가 떠도 박근혜에게 유리하고 호재가 떠도 박근혜에게 유리합니다. 어떻든 에너지가 유입되면 그 에너지는 박근혜에게 유리하게 작동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문재인으로 상부구조의 방향성이 정해졌습니다. 악재든 호재든 결국 문재인에게 유리하게 귀결됩니다. 뿌리내린 큰 나무와 같아서 바람이 불면 벌레와 썩은 가지가 떨어져나가고 바람이 안 불면 새 잎이 잘 자라고. 


[레벨:2]가나다

2016.04.28 (21:04:47)

어차피 7월 전당대회 치뤄서 새 대표 뽑으면 김종인 대표는 자연스럽게 내려옵니다. 굳이 2달 앞당기자고 무리할 필요가 없어요. 7월은 작년 12월 말 더불어민주당에 들어온 온라인 당원들이 6개월 지나 투표권을 갖는 시기이기도 하죠.
프로필 이미지 [레벨:11]까뮈

2016.04.28 (22:08:04)

원 포인트 릴리프가 선발 투수 흉내내면 바로 아웃이죠.

프로필 이미지 [레벨:11]락에이지

2016.04.29 (18:52:23)

...바람이 불면 벌레와 썩은 가지가 떨어져나가고 바람이 안 불면 새 잎이 잘 자라고.

멋진 표현입니다. 실제 자연현상에서도 바람이 그러한 역할을 하는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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