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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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2560 vote 0 2015.03.02 (14:37:49)

     

    정조임금의 문제


    - 이번 주 팟 캐스트 녹음때 나온 이야기를 정리합니다. -


    정조가 폭군이나 암군은 아니나, 조선왕조는 정조때부터 망했다. 본질은 이데올로기 상실이다. 조선의 이념은 유교주의다. 아랍이 사회주의 이념을 버리자 곧 개판으로 치달은 것과 같다. 동유럽에는 소련시절이 좋았다는 향수가 남아있다. 그때는 이념적 자부심이 있었다. 눈빛은 살아있었다.


    냉전해소로 인해 이념이 사라지자 존엄을 잃고 개가 되었다. 우크라이나는 나치세력이 집권했고, 러시아는 푸틴의 독재아래 신음하고,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스탄들은 조용한 침묵 속에 빠져들었다. 아랍은 종교적 퇴행과 테러에 신음하고 있다. 이념을 버린 결과 인간에서 짐승으로 떨어진 거다.


    목민심서의 환상을 버려야 한다. 고을에 청렴한 관리 하나가 나타나면 경제가 50년은 후퇴한다. 답은 외부에 있다. 영조는 인삼왕이고, 정조는 담배왕이다. 영조는 중국에 인삼을 팔아서 떼돈을 벌었다. 원래 산삼으로 심마니에 의해 한 두 뿌리 채집되던 것을 영조대에 대량경작체제로 바꾼 것이다.


    정조는 담배를 장려하여 경제를 크게 일으켰다. 담배는 도무지 쓸모가 없으므로 돈이 된다. 식량처럼 쓸모있는 것은 남주지 않고 자기가 챙기려 하므로 돈이 안 된다. 차와 향료와 담배, 인삼과 같이 없어도 그만인 것이 자본주의를 일으키는 것이다. 정조때까지는 그럭저럭 나라꼴을 유지했다.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왜? 청나라 열풍 때문이다. 순조 때 갑자기 중국과 조선이 친해진다. 더 이상 중국을 오랑캐라 부르지 않게 되었다. 갑자기 중국학자들이 추사 김정희를 칭찬하며 고려인삼을 부탁하는가 하면, 조선에서는 청나라를 숭배하는 학문풍토가 일어났다. 북학이라는데 청학이다.


    실학은 날조된 거짓말이다. 청나라와 대결하던 송시열의 유교를 버리고 청나라 오랑캐에게 아부하자는 더러운 캠페인을 듣기 좋게 실학이라고 명명한 것이다. 원래 조선은 일본과 연결하여 많은 조총을 수입하고, 성능을 개량하였으며 조선에 없는 화약의 원료인 유황을 일본에서 수입하였다.


    숙종때만 해도 청나라 몰래 북한산성을 쌓아 결전에 대비하였던 거다. 근친상간을 일삼는 인간이하 오랑캐와 한 하늘아래서 살 수 없다는 거다. 이것이 유교 이데올로기다. 그러다가 서양의 은이 중국에 쏟아지자 상황은 변했다. 명청 교체기에는 유럽상인들이 일본으로 도자기 거래선을 옮겼다.


    오삼계가 토벌된 이후 다시 유럽상인들이 청과 교역하면서 막대한 아메리카 은이 중국에 쏟아지자 조선은 중국에 인삼을 팔며 명박한 실용주의로 바꾸었다. 유교의 핵심 이데올로기를 버렸다. 이후 문명인과 야만인을 가르던 이념적 유교에서 벗어나 제사나 지내는 종교적 유교로 변질되었다.


    송시열 이후 유교가 퇴행하고, 청나라와의 대결구도가 깨지고, 정조때부터 통신사 파견이 중단되어 일본과 유대가 깨져, 외교적으로 청나라 예속이 강화되면서, 당쟁이 소멸하고 세도정치가 대두되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모든 것은 우연한 사건이 아니라 전부 한 줄에 꿰어진다. 이양선 출현이다.


    이양선이 출현하자 겁을 집어먹고 그때까지 만만히 보던 청에 굴종한 거다. 효종때만 해도 조선군이 세계최강이었는데, 고래잡이 목적으로 근해에 출몰하던 이양선의 화력시범을 목격하자 ‘우리는 암것도 아니구나.’ 하고 현실을 깨닫고 자폐증 모드에 돌입한 거다. 유교의 본질이 붕괴해버린 거다.


    원래 세계는 근친상간을 하지 않는 인간과, 근친상간을 하는 짐승들로 나누어져 있었는데 그 공식이 깨졌다. 일본이나 청나라 여진족이나 서양오랑캐나 다 사촌들과 붙어먹는 인간이하 짐승들이었는데, 그 구도가 깨진 것이다. 이양선이 출현하자 청나라가 조선을 구해주겠지 하며 빌붙게 되었다.


    어제까지 병자호란의 철천지 원수로 알던 청에 자발적 복종을 시작했다. 근데 그 청나라도 서양에 깨져버렸다. 조선인은 심리적인 구심점을 잃고 패닉에 빠졌다가 급기야 기독교로 갈아타게 된 것이다. 왜 당쟁이 망했을까? 송시열을 중심으로 한 당쟁의 본질은 청나라와 싸울 것이냐 말 것이냐다. 


    싸우려면 지휘관이 필요하다. 노론은 임금을 선비의 대표로 본다. 여기서 예송논쟁이 나오는 것이다. 남인은 왕을 혈통으로 본다. 골품제 관점이다. 중국에 왕실이 있으니 조선에도 왕실이 있다는게 남인 관점이다. 왕의 존재이유는? 하늘에 제사를 드려야 풍년이 오는데, 왕은 그 제사의 주관자다.


    제사장은 제사를 받아먹는 하늘이 점지한다. 그래서 왕은 하늘이 내는 것이고, 조선왕과 중국왕이 왕대왕으로 대칭을 이루어 평화가 유지되는 것이다. 이게 봉건시대 관점이다. 그런데 유교는 이를 깬다. 왕은 문명인 선비의 대표자일 뿐이며, 선비세력의 추인을 받아야 비로소 왕이 되는 것이다.


    혈통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으며, 서자든 적자든 상관없고, 왕도 마땅히 선비들의 공론을 따라야 하며, 선비가 하는 일은 오랑캐 짐승에 맞서 인류의 문명을 지키는 것이고, 그러므로 왕은 중국 오랑캐를 토벌해야 한다. 지구에서 유일하게 조선에만 남아있는 인류문명을 지키는 것이 왕의 사명이다.


    그때는 베트남도 자신을 소중화로 여겼다. 중화가 사라진 것이다. 중국이 오랑캐화 되었으므로 왕대왕의 대칭구도가 깨져서 혈통은 의미없고, 누구든 선비의 말을 잘 들으면 곧 왕이다. 그런데 이 경우 신권이 강해진다. 여기서 한국 역사가들의 오래묵은 떡밥이 되는 왕권과 신권의 대결이 있다.


    정조는 박정희 독재를 찬양하기 위해, 신권을 대표하는 노론을 박살내고, 독재왕권을 살려서 대한민국이 영광스럽게 박정희 정조임금을 맞이하게 되었으니 이 얼마나 좋은 일이냐 하고 떠벌이는 것이, 빌어먹을 한국에서 역사학자라 불려지는 개새끼들인 것이다. 이게 전부 거짓말임은 물론이다.


    목민심서 읽는다고 경제가 살아나고 나라가 부강해지냐? 바보냐? 초딩이냐? 목민관 같은 소리는 국민을 졸로 보는 봉건사상이다. 깨어나라. 나라가 사는 비법은 딱 하나다. 금을 캐면 된다. 은이라도 좋다. 청나라는 유럽과 무역하여 금은을 들여왔고 일본은 조선의 단천연은법으로 금은을 개발했다.


    무엇보다 이념이 중요하다. 눈빛이 살아있어야 하고 기개가 있어야 한다. 이념은 오랑캐를 치고 문명을 지키겠다는 생각이다.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거다. 정조 이후 청나라에 아부하면서 조선은 개가 되었다. 이 모든 전개가 정조 한 사람 때문은 아니지만 정조시대의 세도정치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왜 세도정치냐? 청나라와 대결할 생각이 사라졌기 때문에 당쟁을 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당쟁은 청과 전쟁이냐 굴복이냐다. 전쟁한다면 왕은 최고 군사지휘관이다. 왕은 선비의 대표자여야 하며 선비를 지휘할 역량을 가져야 한다. 전쟁을 하지 않는다면? 왕은 뭐지? 그냥 제사지내는 사람인가?


    세도정치란 왕이 필요없어진 정치시스템이다. 실제로 정조 이후 왕은 존재감이 사라졌다. 왕이 없어도 나라가 유지되는 판이다. 순조, 철종이 왕이냐? 국가전체로 어이상실, 퇴행적 사고에 말려들어 버린 것이다. 모든 것은 외부에서 온다. 조선후기에 고추, 담배, 옥수수, 감자 등이 밖에서 들어왔다.


    인삼장사는 외국과의 교역을 일으켰다. 자신감이 있었다. 이양선이 출현하지 외국을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망했다. 한 번 크게 방향이 정해지면 이후 모든 것은 잘못되고 만다. 이양선이 조선에만 오겠느냐 말이다. 간단하다. 이양선에 쳐들어가서 그들의 좋은 총과 대포를 사들이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조선에 금이 없었나 은이 없었나? 아니다. 이양선이 나타나면 조선의 관리가 출동하여 쌀과 물을 주고 제발 떠나달라고 간청한다. 그들이 답례로 금은을 주면 바다에 던져버린다. 마치 임진강에 떠내려온 북한 병사가 북한으로 돌아갈 때 판문점을 넘어서면서 시계를 던져버리듯이 말이다.


    ‘너희 더러운 남조선 시계는 받지 않겠다. 퉤!’ 이런 생쇼가 그때 그시절에 시작된 거다. 왜 조선은 이양선과 적극 접촉하지 않았나? 금은은 광산에서 캐면 된다. 실제로 조선후기에 금광열풍이 불었다. 교역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총과 대포와 군함을 사들이면 된다. 일본은 했는데 조선은 왜 안했나? 


    한때 그렇게 했다. 조선인삼 때문에 일본에 은이 바닥나서 문제가 된 적도 있고, 고려에 보내는 물자 때문에 송나라 경제가 흔들린 적도 있다. 유교라는 이념이 이양선의 화력시범에 꺾이면서 조선은 은둔의 나라가 되었다. 자폐증에 걸린 것이다. 왜? 더러운 오랑캐에 심리적으로 굴복했기 때문이다.


    역사를 공부하면 알게 되지만 동서고금의 모든 왕은 개새끼다. 개새끼가 아닌 왕은 전쟁을 해서 이긴 왕 뿐이다. 그러므로 전쟁을 많이 한 나라에 훌륭한 임금이 나올 확률이 높다. 영국이 전쟁을 제일 많이 했고 그 바통을 미국이 이어받았다. 왜 전쟁이 나라를 강하게 할까? 물론 전쟁은 재앙이다.


    팽팽한 심리적 긴장상태가 인간을 강하게 한다. 대결구도가 깨지면 망하는 거다. 정조이후 조선은 그 어떤 의사결정도 하지 않았다. 외교의 기세가 꺾이면 모든 것이 망한다. 목민심서 백권 읽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 버려라. 오직 금을 캐야 하며 금은 언제나 밖에서 온다. 자폐증을 극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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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역사학자는 한 사람도 없습니다. 친일 개새끼 역사학자이거나, 아니면 반일을 표방하는 친일 개새끼 역사학자 뿐입니다. 조선을 실패한 국가로 규정하는 식민사관과, 그 식민사관 반대를 표방하는 식민사관이 있을 뿐입니다. 식민사관이든 반식민사관이든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바라보는 유물론적 관점이 아닙니다. 유물론을 표방하는 관념론과, 관념론을 앞세운 관념론이 있을 뿐입니다. 유물론적 관점으로 보려면 에너지의 결을 따라가는 시선을 획득해야 합니다. 에너지는 완전성을 따라갑니다. 완전성은 의사결정단위의 완성을 지향합니다. 그러므로 유물론-에너지 관점에서 보면 필연 국가와 민족을 사유하게 됩니다. 국가와 민족 개념이 부족주의를 해결하는 그 시대의 의사결정단위로 기능하기 때문입니다. 국가와 민족을 부정하는 유물론은 거짓말 그 자체입니다. 그들은 대개 당파성이라는 부족주의에 매몰되어 있죠. 물론 국가와 민족에 머물러도 곤란합니다. 국가와 민족을 디딤돌 삼아 세계로 나아가는 것이 정답입니다. 



    


[레벨:17]눈내리는 마을

2015.03.02 (23:01:49)

현대사회에 들어서서 자폐증이 많은데, 국가간에도 나타나는군요. 확실한 이념을 갖는건, 외부와의 통로를 세팅하는것인데, 전쟁이나 교역이외에는 답이 안나오죠.


미국공화당은 전쟁자체를 그냥 하는거고, 민주당은 전쟁을통해서, 미국내부다지기를 시도하는걸로 보입니다.

[레벨:17]눈내리는 마을

2015.03.11 (09:13:35)

조선은 영정조때의 부로 말미암아, 향약과 같은 유학운동으로, 서민층들이 부루주아로 성장한거군요.

일본은, 메이지이전의 부로 말미암아, 조선의 향약이 오기전에, 메이지 유신으로 퉁치고, 서민을 농락한 케이스죠.


일본에, 구라쿠민이나, 재일동포문제, 야쿠자등이 설치는건 다른 이유가 아니죠. 이 3가지가 사라진게, 한국의 민주화인데, 그걸 사람들이 간과하죠. 그 간과하는데에는, 푸틴을 칭송하는 러시아인의 마음과 똑같은 부분이 있습니다.


삶에 공짜는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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