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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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812 vote 1 2019.09.30 (18:16:30)


    바보야! 답은 총선이다.


    국민이 노무현을 기리는 이유는 노무현이 바보처럼 스스로 권력을 내려놓았기 때문이 아니다. 그 권력을 국민에게 돌려주었기 때문이다. 본래 국민이 위임한 권력이다. 국민의 것을 국민에게 돌려준 것이다. 그러나 국민은 그것을 받지 못했다.


    준 노무현은 있는데 받은 국민은 없다. 권력을 넘겨받는 방법을 모르고 있었다. 어떻게 받지? 맨손으로 받을 수 없다. 담아낼 그릇이 있어야 한다. 노무현이 내려놓은 권력은 그냥 땅에 떨어졌고 중간에서 검찰과 기레기들이 잽싸게 가로챘다. 


    기레기와 검찰은 조직이 있지만 국민은 그 조직이 없기 때문이다. 권력을 담아낼 그릇으로 조직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 것을 국민이 가질 수 있다. 그런데 그 조직은 무형의 조직이어야 한다. 유형의 조직은 반드시 가로채는 자가 있다.


    그래서 딜렘마다. 조직이 필요하지만 조직이 있으면 안 되는. 지금 문재인도 그때 노무현과 같다. 국정원과 조선일보를 동원하여 채동욱을 찍어낸 박근혜와 달랐다. 국정원과 검찰을 합작시켜 논두렁시계 소설을 꾸며냈던 이명박과 달랐다. 


    국정원이 움직이지 않으니까 이제 검찰은 거리낄 것이 없어졌다. 넘버 쓰리가 흥분해서 넘버 원 행세를 한다. 주제를 모르고 말이다. 자기네들 세상이 열린 거다. 국정원 없는 쥐굴에 검찰세상이 열렸네. 기레기 세상이 열렸네. 신났다. 신났어. 


    문재인은 본래 국민의 것을 국민에게 돌려주었을 뿐이다. 중간에 가로채기를 당했다. 왜 국민은 노무현을 잊지 않는가? 노무현의 인격이 훌륭해서? 아니다. 노무현이 부정부패가 없는 깨끗한 사람이라서? 아니다. 노무현이 정치를 썩 잘해서? 


    아니다. 게임의 판에 주인인 국민을 불러주었기 때문에 국민이 응답한 것이다. 노무현의 정치는 실로 위험한 것이다. 권력은 부자간에도 나누지 못하는 것이라 했다. 권력을 내려놓으면 죽는다는 사실을 노무현이 모르지 않았다. 그렇다면 왜? 


    그 길 외에 다른 길이 없기 때문이다. 인간은 사건을 타고 전진하는 동물이다. 일을 시작했으면 끝을 맺어야 한다. 다른 길이 있었다면 노무현은 그 길을 선택했을 것이다. 그런데 방법이 없다. 98% 끌고 왔는데 마지막 2%가 부족하다.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그 일은 참으로 멋진데, 모두가 원하는 것이고 모두가 기뻐할 텐데 구조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안타깝다. 거의 다 왔는데. 마지막 한 걸음이 남았는데. 마침표를 찍지 못한다. 영화 포세이돈 어드벤쳐 마지막 장면처럼.


    구조론에서 항상 강조하는 것이 그것이다. 최초의 발단이 되는 에너지는 반드시 외부에서 들어와야 하고 마지막에 외부로 빠져나가야 한다. 중이 제 머리를 못 깎듯이 국민이 스스로 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엔트로피 원리에 의해 원래 안 된다.


    국민이 주인 되는 민주화의 마지막 한 걸음은 누가 대신해줄 수 없고 국민이 스스로의 힘으로 가야만 한다. 법으로도 안 되고 제도로도 안 된다. 아무리 좋은 제도가 있어도 힘센 사람이 악용하는 데는 방법이 없다. 민주주의는 원래 위태롭다. 


    조직되지 않은 다수는 무력하다. 민주주의는 바이마르 공화국의 허무주의로 흘러가기 다반사다. 민주주의 최후의 화룡점정은 갈고 닦은 제도나 잘 만들어진 법이나 뛰어난 지도자에 의지할 것이 아니라 국민이 스스로의 역량으로 해내야 한다. 


    그것은 훈련되어야 한다. 그런데 어떻게 그것을 훈련하지? 국민의 것을 국민이 가지려면 법과 제도와 지도자가 아니라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필요한데 어떻게 국민이 스스로 깨어나고 조직하지? 계기는 반드시 외부에서 주어져야 한다.


    그렇다면 누군가 희생되어야 한다. 포세이돈 어드벤쳐의 진 해크먼처럼. 기레기에게 있고 검찰에게 있는 것이 국민에게도 있어야 되는데 그것은 갖추어진 조직이되 무형의 조직이어야 하므로 누군가의 희생 없이는 구조적으로 안 되는 것이다.


    그것이 민주주의를 최후에 완성한다. 그것은 동료에 대한 신뢰로 이루어진다. 시민들이 광장에 모여 스스로 신뢰를 만들어내는 방법으로 가능하다. 어떻게 광장에 시민을 모으지? 그렇다면 누가 죽어야 한다. 외부에서 불씨를 옮겨와야 한다.


    불을 붙여야 한다. 그 길 외에는 길이 없다. 전혀 없다. 방법은 하나뿐이다. 총선에서 자한당을 쳐부숴야 검찰개혁이 되고 언론개혁이 된다. 조국 혼자 못한다. 조국 할아버지가 와도 못한다. 그것은 원래 안 되는 것이다. 국민만 해낼 수 있다.


    총선에서 표로 심판해야 가능하다. 조국의 역할은 총선까지 촛불을 끌고 가는 것이다. 여섯 달 남았다. 자한당과 검찰과 기레기가 날뛸수록 우리 작전은 완벽해진다. 에너지는 마지막에 방향을 정한다. 언제나 그렇듯이 초장끗발은 개끗발이다. 


    검찰이 초장 끗발만 믿고 판돈을 올렸다. 조중동이 옆에서 장단을 쳤다. 자한당 신났다. 그들은 합작하여 숨돌릴 틈도 없이 레이즈를 쳤다. 에너지를 끌어낼수록 방향성은 명확해진다. 이 승부에서 마지막까지 버티는 자가 모든 것을 가진다. 


    윤석열은 이미 짤렸지만 지금 물러나지 말고 조금 더 버텨봐라. 이왕 맡은 빌런 역할을 완성하라. 세상에는 원래 안 되는 것이 있다. 나폴레옹은 스스로 왕관을 썼다지만 원래 왕관이라는 것은 누가 씌워줘야 한다. 이제 왕관은 국민의 것이다. 


    국민은 어떻게 제 머리에 관을 쓰지? 누가 죽어야 한다. 노무현이 죽었다. 조국이 제단에 자신을 올려 희생시켰다. 국민이 스스로 쓰지 못하는 민주주의라는 왕관을 노무현이 씌워주고 조국이 씌워준 것이다. 무형의 조직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


    무형의 집단이 한 방향을 바라보게 하려면 그 많은 눈동자의 소실점은 밖에 있어야 한다. 밖에 있는 방법은 죽는 것뿐이다. 내부에 있으면 코어가 형성되고 방향은 -><- 꼴을 이룬다. 대립이 발생하고 교착되면 이를 악용하는 자가 생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9]의명

2019.09.30 (19:16:44)

사랑해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2]형비

2019.09.30 (20:17:16)

검찰과 자한당이 난장을 피우자 비로소 거대한 국민이 깨어났네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9]kilian

2019.10.01 (02:53:31)

"무형의 집단이 한 방향을 바라보게 하려면 그 많은 눈동자들의 소실점은 밖에 있어야 한다. 밖에 있는 방법은 죽는 것 뿐이다."

http://gujoron.com/xe/1128682

프로필 이미지 [레벨:6]챠우

2019.10.01 (03:00:47)

학문이 외국에서 들어와야 하는 구조,

예술가가 죽어야 작품값이 올라가는 구조,

중국이나 일본의 문화가 유럽에서 유행한 구조.

대우가 공중분해 되자 분해된 각각은 살아난 구조.


첨엔 구조라는 말의 자리에 "이유"라고 썼다가 나중에 "구조"로 바꿨습니다. 

"이유"보다는 "구조"가 더 잘 어울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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