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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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685 vote 0 2019.09.26 (12:50:09)

   

    엘리트의 무지가 문제다


    똑똑한 사람을 엘리트라고 부르는데 사실이지 그다지 똑똑하지 않다는 게 문제다. 어원으로 보면 엘리트elite는 ex+lay인데 따로 빼ex~ 놓lay은 것이다. 외부로 빠지다 보니 밖에서 겉도는 문제가 생겼다. 문제는 그들이 구조를 모른다는 데 있다.


    구조는 통제구조다. 구조를 모르므로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없다. 구조를 다루어 본 경험도 없고 내부적으로 구조를 다루는 시스템이 건설되어 있지도 않다. 시스템에 대한 믿음도 없다. 자신감도 없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무식하다.


    불필요하게 대중을 적대하다가 자멸하는 게 진중권 부류의 3류 엘리트다. 구조를 공부해야 한다. 한국의 구조는 외적으로 북중미일 사이에 끼어 있는 지정학적 구조다.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힘이 팽팽하게 교착되어 있는데 그사이에 끼어 있다.


    진보는 이러한 교착을 타개하려 하고 보수는 교착에 의존하려 한다. 이용하기에 따라서 교착은 오히려 유리하다. 가운데 끼어서 협살당하는 수도 있지만 반대로 교통정리를 잘하면 중간자의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역사적으로 언제나 그래왔다.


    아시아와 유럽 사이에 낀 페르시아, 흑해와 지중해 사이의 그리스, 발칸반도와 이베리아반도 사이의 이탈리아가 그렇다. 독일이 뜨는 이유도 동유럽과 서유럽 사이에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라 치자. 스페인 애들 설치면 그리스 애들 불러온다.


    발칸반도 애들은 스페인 애들로 막고 게르만 애들은 아프리카 애들로 막는다. 중간자는 언제든 대응할 수 있는 카드가 있다. 중간자의 이점을 누리지 않고 한쪽에 올인하면 북한꼴 난다. 한국이 중러와 수교할 때 북한은 미일과 수교하지 않았다.


    그래서 망했다. 대륙의 힘과 해양의 힘을 교착시켜 놓고 대륙에 붙었다가 해양에 붙었다가 하면서 이득을 취하면 된다. 진보는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지정학적 구조에서 에너지를 얻으려 한다. 보수는 본능적으로 협살의 공포를 느낀다.


    이는 젊은이와 늙은이의 태도 차이다. 빈자는 밑져봐야 본전이므로 뭔가 변화를 유발하여 이득을 얻을 것을 모색하고 부자는 이미 챙길 것을 챙겼으므로 현상을 변경시키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노인은 잔여수명이 길지 않으므로 변화를 기피한다.


    봄에 추수해서 가을에 수확하려면 1년을 기다려야 하고 지금 통일해서 이득을 보려면 10년을 기다려야 하는데 그 10년이 남아있지 않은 것이다. 각자 형편에 맞게 움직이는 것이다. 누가 말해줘야 아는 게 아니고 대중은 본능적으로 구조를 안다.


    내부구조로 보면 기득권 세력의 파워, 영남의 쪽수, 베이비붐 세대의 쪽수가 이합집산하며 다양한 형태로 대칭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영남의 쪽수가 만만치 않지만 386세대 역시 쪽수가 있다. 젊은이와 노인 인구는 유권자 비중이 적은 것이다.


    이 구조 안에서 다양한 교집합이 도출된다. 보수가 친일하거나 젊은이가 반일을 하는 것은 이러한 구조를 자기네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려는 것이다. 영남은 친일로 쪽수를 늘려서 호남을 고립시키려고 한다. 386은 쪽수로 노인을 제압하려고 한다.


    각자 판세를 읽고 자기네에게 유리한 지형을 만들어 보려고 때로는 고지에 진지를 구축하기도 하고 때로는 숲에 매복하기도 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것을 학교에서는 배우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중은 본능적으로 알지만 말해주는 사상가가 없다.


    철학자의 직무유기다. 자칭 철학자 김용옥이 이런 구조를 알 리가 없다. 내노라하는 철학자 중에 구조를 아는 사람이 없다. 근처에 가본 사람도 없다. 대중은 누구나 다 아는데 엘리트 중에는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 진중권은 당연히 모른다.


    유시민도 모른다. 통제원리는 간단하다. 일단 맞대응해서 교착시켜놓고 축을 틀어서 방향을 정하고 수순대로 움직여서 세를 불리는 것이다. 방향감각과 수순감각이 필요하다. 수순이 틀리면 세가 불지 않는다. 옳은 일을 해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중요한 것을 먼저 하고 사소한 것을 나중 해야 세력이 붙는다. 큰 명분을 먼저 세우고 세부전술은 나중에 구사해야 한다. 이게 거꾸로 되면 깃발만 나부끼고 세력이 붙지 않아서 망한다. 그런데 대중은 말해주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이런 것을 안다.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사소한지 안다. 바보들은 조국의 사소한 흠집에 흥분하고 중요한 본질을 놓친다. 왜 엘리트는 늘 바보짓을 할까? 간단하다. 그들은 박근혜가 상대적으로 사소한 정유라의 부정입학 때문에 무너졌다고 착각한다. 천만에.


    박근혜가 무너진 본질은 일본의 쇠퇴 때문이다. 승부는 큰 데서 일어난다. 한국은 노무현 시절 고이즈미를 너무 때리고 중국에 너무 붙어서 균형이 틀어졌다고 보고 친일로 균형을 회복하려고 박근혜에게 투표한 것이다. 그런데 일본이 약해졌다.


    일본에 붙어봤자 얻을 게 없다는 사실을 소니의 몰락으로 한국인들이 알아채 버린 것이 본질이다. 큰 것이 틀어졌을 때 대중은 사소한 것을 빌미로 삼아 크게 방향전환을 하는 것이다. 사라예보의 총성 때문에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것은 아니다.


    1차 대전은 기관총 때문에 일어났다. 기관총을 다루는 사람은 하사관이다. 하사는 귀족이 아니다. 귀족이 쇠퇴하고 대중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려는 열망이 1차대전의 기폭제가 된 것이다. 왜 2차대전이 일어났는가? 전차와 전투기 때문이다.


    귀족들은 말이나 탈 줄 알았지 전차를 다룰 줄 모른다. 전차는 내부가 좁아 탱크병은 키 작은 평민 출신이 한다. 비행기도 몸집이 나가는 뚱보는 탈 수 없다. 평민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계급투쟁의 열망이 외부로 분출된 것이 제국주의 전쟁이다.


    양차 세계대전은 서로 상대방 국가의 귀족을 죽여주는 품앗이였다. 그러한 밑바닥 에너지를 어떻게 디자인해서 써먹는지는 나치와 소련과 일제와 미국의 방법이 달랐을 뿐이다. 내부 에너지를 끌어올리면 집권할 수 있다. 문제는 에너지 처리다.


    나치는 장검의 밤 사태를 일으켜 학살을 했지만 항상 이게 문제다. 그 에너지를 외부로 표출하지 않으면 자기 목숨이 위태롭다. 이승만이 왜 휴전을 반대했을까? 전쟁을 계속하지 않으면 에너지가 자신을 향한다. 일본은 왜 항복을 거부했을까?


    독일이 망해서 승산은 제로인데 전투를 계속한 것은 그 에너지가 자기네를 향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자기 목숨 내놓기가 싫어서 민중을 계속 죽인다. 대선에서 민주당이 이겼는데 이재명이 피해자다. 외부의 적이 없으니까 내부를 친다.


    이건 본능이다. 물리학이다. 박근혜를 처단했을 때 그 에너지는 사라지지 않고 계속 주변을 맴돌면서 위기를 조성한다. 최순실을 치듯이 조국을 친다고 믿는 자들이 있다. 화국봉과 등소평의 모택동 사후 구렁이 담 넘어가는 처신을 참고하기다.


    그들은 왜 모택동을 비판하지 않았을까? 그 에너지가 자기 목을 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모택동이 유죄면 그 부하인 등소평과 화국봉도 유죄다. 모택동 사후 한 달 만에 일어난 사인방 제거작전은 전 세계의 모든 언론을 바보로 만들었다.


    절대로 있을 수 없는 희한한 일이 일어난 것이다. 세계 어느 나라도 권력투쟁을 이런 식으로 하지 않는다. 한 발의 총성도 없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그러나 중국인들은 알고 있었다. 등소평의 편지 몇째 줄 몇 번째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한국의 1212도 이상한 쿠데타지만 사인방 제거는 역사에 없는 기묘한 쿠데타다. 1212는 그래도 총성이 몇 방은 울렸는데 말이다. 화국봉은 모택동은 언제나 옳다고 말했다. 등소평은 모택동은 완전무결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 차이는 크다. 


    등소평의 언어는 모택동은 자신의 결함까지 인정하므로 완전무결한 존재이며 그러므로 모택동의 유훈을 따를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이걸 읽어보고 이해할 서방 신문기자가 있을까? 없다. 그들은 결코 중국인의 심중을 이해할 수 없다. 지금도.


    화국봉 – 사인방 제거는 모택동의 유훈을 따른 것이며 이제 사인방이라는 암이 제거되었으므로 모택동식 개인숭배 정치를 계속해도 된다. 나 화국봉을 숭배하라.


    등소평 – 모택동도 사인방을 어쩌지 못했고 일종의 백업 개념으로 등소평을 아껴둔 것이며 등소평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사인방 제거 타이밍을 미룬 것이다.


    사인방이 등소평을 죽이라고 병상의 모택동의 압박했는데도 모택동이 버티고 몰래 등소평의 편의를 봐준 것이며 이는 사인방 간첩들이 모택동 주변을 장악해서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이런 사실을 중국인은 눈치로 다 알고 있었다는 게 중요하다.


    서양 기자와 지식인은 단 한 명도 눈치채지 못했다. 어제까지 사인방 만세를 부르던 10억 중국인이 하루아침에 사인방 제거 축하파티를 여는데 아무런 어색함이 없다니 말 되나? 너무 자연스럽잖아. 대중이 본능적으로 아는 것을 엘리트는 모른다.


    구조를 보지 않기 때문이다. 대중은 지식이 없으므로 구조를 본다. 엘리트는 지식이 있으므로 구조를 보지 않는다. 대중의 판단이 엘리트의 판단을 앞지를 때가 너무 많다. 엘리트가 무식한 것이 21세기의 병폐다. 구조를 배워야 내막을 알게 된다.


    왜 정의당은 망할까? 바보들이 일본 공산당을 따라 하기 때문이다. 자민당은 미일중러의 교착을 이용해서 뭔가 수를 내보려고 하는데 공산당은 국민에게 사랑받는 공산당 슬로건을 내걸고 풀뿌리 운동에 집착한다. 그걸로 도쿄 지자체는 석권한다.


    작은 것을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국민이 갸륵한 정성을 알아주겠지 하고 신념을 가지고 열심히 하지만 국민은 절대 알아주지 않는다. 수순이 틀렸고 방향이 틀렸기 때문이다. 화장실에 가더라도 큰 것을 먼저 보고 작은 것을 나중 보는 게 이치다. 


    큰 것은 국제질서다. 패권대결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전략이 서지 않은 집단은 정치를 논할 자격이 없다. 역사의 본질은 변방에서 중심을 치는 것이며 대중과 엘리트의 대립구조는 영원하다. 이걸 빼놓고 딴소리하는 자는 정치할 자격 없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9]kilian

2019.09.26 (14:36:22)

"큰 것은 국제질서다. 패권대결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전략이 서지 않은 집단은 정치를 논할 자격이 없다. 역사의 본질은 변방에서 중심을 치는 것이며 대중과 엘리트의 대립구조는 영원하다."

http://gujoron.com/xe/1127334

[레벨:2]hojai

2019.09.27 (12:15:55)

저도 솔직히 아니라고 답변을 못하겠습니다.

일본에 붙는 게 별 미래가 없는 것 같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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