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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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6430 vote 0 2008.12.30 (11:30:17)

구조론의 훈련은 연역적 사고에 성공하기다

기본적으로는 연역과 귀납이다. 산에서 토끼를 잡으려면 몰이꾼들이 산허리를 포위하고 산정을 향하여 점점 범위를 좁혀가는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사유에 있어서도 점점 범위를 좁혀가는 연역적 사고를 해야만 정답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일상적으로 우리는 귀납적 사고에 의존하는 잘못을 저지르곤 한다. 점점 범위를 넓혀가는 식이다. 산 속에 숨은 토끼를 찾기 위하여 산 정상에서부터 아래로 내려오며 산토끼를 찾고 있다. 이래서는 산토끼가 벌써 다른 산으로 도망가버리고 난 뒤다.

구조론의 학습은 한마디로 연역적 사고를 훈련하기다. 연역적 사고는 단계적으로 대상의 범위를 좁혀가기다. 그러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넓게 범위(바운더리의 구획)를 잡아야 한다. 그것이 예의 5항 곱하기 능동과 수동으로 10하(何)가 된다. 이 열개의 그물로 완벽하게 포획할 수 있다.

『 일반의 귀납적 사고는 산 정상에서 산등성이를 향해 산토끼를 쫓는 것과 같다. 토끼를 놓치고 만다. 구조론의 연역적 사고는 산 기슭에서 정상을 향해 정해진 5단계를 따라 단계적으로 범위를 압축해 간다. 토끼를 잡을 수 있다. 』


모든 존재하는 것의 원칙

“모든 존재하는 것은 또한 필요에 의해 존재한다. 존재하는 것은 필요하다. 필요하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아니한다.”  

이 말은 필자가 16세 때 노트에 적어놓았던 말이다. 나의 좌우명이라 할 수 있다. 이 말이 무슨 뜻이냐? 실은 아무런 뜻도 없다. 그런데 왜 이 말이 필자의 좌우명이 되었는가? 이 말을 잊어먹지 않기 위하여 나 자신이 매우 노력했기 때문이다.

왜?

데카르트는 말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무슨 뜻인가? 거기에 무슨 위대한 뜻이 있는 것은 아니다. 요는 존재다. 위 두가지 언명이 모두 존재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다. 존재가 문제였던 것이다. 요는 존재가 연역의 제 1원인이라는 말이다.

연역은 인과율에 기초한다. 인과율은 원인과 결과를 추적한다. 원인의 원인이 있고, 그 원인의, 원인의, 원인이 있다. 그 무수한 원인들의 미로에 빠져버린다. 미로에서 헤매지 않기 위해서는 제 1원인을 찾아야 한다. 제 1원인은 무엇인가? 데카르트는 존재라고 말했고 샤르트르는 실존이라고 말했다.

같다. 존재나 실존이나 그게 그거다. 무엇인가?

나는 ‘필요에 의해 존재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세 가지를 발견할 수 있다. 하나는 '존재'이며, 둘째는 ‘의하여’ 이며, 세 번째는 '필요'다. 즉 연역에 있어서 제 1원인은 존재이며, 그 존재 이전의 제 0 원인이 존재하며, 그 존재 이전의 존재에 ‘의하여’ 존재가 ‘유도되었다’는 말이다.

이는 우리가 아는 물리적 존재가 제 1원인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우리가 존재라고 말할 때 그 존재는 뉴튼의 물리법칙에 지배되는 물질적 존재이다. 그 물질적 혹은 물리적 존재 이전의 존재가 있으며, 그 존재 이전의 존재를 설명할 수 있는 단어는 현재로선 없다.

그래서 ‘필요(必要)’가 사용된다. 또 ‘의하여’가 사용된다.

필요(必要)는 ‘반드시 + 요청한다’는 뜻이다. ‘반드시’는 합리성을 의미한다. 즉 규칙의 엄정함이다. 요청한다는 것은 ‘불러온다’는 의미이다. 예의 ‘의하여’가 의미하는 즉 유도된다는 뜻이다. 즉 물리적 존재 이전에, 근원의 합리성이 존재하며, 그 궁극의 합리성에 의해 존재는 불리워져 오는 것이다.

존재는 그냥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가 저장된 파일을 읽어오듯이 불리어져 오는 것이며, 그 존재를 불러오는 것, 그 물질적 존재를 어디에선가 읽어오는 것이 궁극의 제 1원인이며, 그 궁극의 제 1원인은 별도로 설명할 수 있는 단어가 인간들에 의해 고안된 바 없기 때문에 필자는 “모든 존재하는 것은 또한 필요에 의해 존재한다.”는 어법을 초월한 하나의 언명을 만들어낸 것이다.  

필자는 생각하다가 막히면 예의 언명으로 돌아곤 한다. 모든 존재하는 것은 또한 필요에 의해 존재한다. 데카르트가 제 1원인이라는 표현방식을 채택했고, 샤르트르가 실존이라는 요상한 말로 얼버무린 바로 그것 말이다.

시공간 상에서 물리법칙의 지배를 받는 물질적 존재 이전에 근원의 존재자가 제 1원인으로 있다. 그 근원의 존재자가 필요할 때 마다 요청하여 '컴퓨터가 하드디스크로부터 파일을 읽어오듯이 존재를 불러오는 것'이다. 존재는 요청된 것이며 배달된 것이다. 즉 우리가 아는 뉴튼의 고전역학의 지배를 받는 물리적 존재는 결단코 제 1원인이 아니다.

제 1원인은 무엇인가?  

데카르트는 제 1원인이라고 했다. 제 1 원인에서 제 5원인까지 있다. 마찬가지로 제 1결과에서 제 5결과까지 있다. 합리성이 제 1원인이다. 필요는 반드시 필이다. 반드시는 규칙의 엄정함이다. 곧 합리성이다.

제 1원인은? 질이다. 제 2원인은 입자다. 우리가 흔히 존재라 일컫는 것은 입자형태의 존재 곧 물질적 존재를 의미한다. 인간의 신체감관에 의해 관찰되는 영역 안에서의 존재이다. 넘어서야 한다. 제 3원인은 힘이다. 제 4 원인은 운동이다. 제 5원인은 양이다.

마찬가지로 양의 원인은 운동이며, 운동의 원인은 힘이며, 힘의 원인은 입자이며, 입자의 원인은 질이다. 질의 원인은 그 계 안에는 없다. 있다면 차원을 이동하여 상위단계의 양이 질의 원인이 된다. 마찬가지로 양의 결과는 그 계 안에는 없다. 있다면 차원을 이동하여 하위단계의 질이 결과가 된다.

즉 하나의 동그라미 안에서는 '질, 입자, 힘, 운동, 량'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태로 '인과관계의 먹이사슬구조'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 구조론의 5항은 인과관계로 하여 지배,
혹은 의속되어 생태계의 먹이사슬 구조와 같은 형태를 가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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