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류 몸짓에서 언어 기원 찾았다.
사람과 가장 가까운 영장류인 보노보와 침팬지들이 손발 등을 사용하는 몸짓으로 다양한 의사를 표현한다는 사실은 인간도
언어를 사용하기 전에 이런 동작으로 의사를 표시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연구가 나왔다고 라이브사이언스닷컴이 30일 보도했다.

미국 에머리 대학 연구진은 34마리의 침팬지로 이루어진 두 집단과 13마리의 보노보로 이루어진 두 집단에서 포착된 모두
31종의 손짓과 18종의 얼굴 표정 및 음성 신호를 관찰한 결과 두 종이 모두 같은 얼굴 및 음성 신호를 예상했던 방법으로 사
용하지만 두 종 모두 얼굴 표정이나 음성보다는 손발을 쓰는 몸짓이 훨씬 다양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비명을 지르는 것은 위협이나 공격을 받은 피해자의 전형적인 반응이며 침팬지나 보노보에게 모두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손짓 발짓으로 보내는 신호는 기존의 사회적 맥락에 따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예를 들어 싸움을 벌이는 침팬
지가 다른 침팬지에게 손바닥을 펼쳐 내미는 것은 도와 달라는 신호일 수도 있지만 먹을 것을 갖고 있는 다른 침팬지에게
같은 동작을 할 때는 나눠 달라는 신호로 사용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보노보와 침팬지, 인간에게 공통된 이런 몸짓은 마지막 공동 조상에게서 나타났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인간
언어의 기원에 관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유인원과 사람은 몸짓을 하지만 원숭이들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아
몸짓의 진화적 역사가 얼굴 표정이나 음성 신호보다는 짧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의 몸짓 가설에 따르면 우리의 옛 조상은 목구멍과 입을 이용해 소리를 낼 수 있었지만 진정한 의사소통이 처음 이루어
진 것은 손짓을 비롯한 원시적인 수화를 통해서였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연구 대상 침팬지와 보노보들이 얼굴표정이나 목소리보다는
몸짓을 더 자유자재로 구사한다는 사실이 이런 가설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우리는 마음대로 말을 할 수 있지만 웃거나 비명을 지를 때의 음조와 같은 비언어적인 영역에서는 완전히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인류의 초기 영장류 조상은 사물이나 개념을 상징하는 몸짓 능력을 개발하면서 몸짓 의사소통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 올렸을 것이라면서 "유인원들은 많은 흥미로운 행동을 하지만 몸짓을 상징으로 사용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사람의 초기 조상이 상징적인 몸짓에 숙달됐을 때 이 부분을 관할하던 뇌 영역이 다른 용도로 사용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일단 이런 능력을 갖게 되면 이것을 소리 같은 다른 영역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자들은 "우리는 자연적으로 몸짓을 하는 종으로서 몸짓 영역에서 처음으로 언어를 개발했을 것이며 언어와 관련된 영역
이 잘 발달된 다음에 비로소 말을 사용하기 시작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됐다.
2007.05.01 ⓒScience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