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이야기
read 5607 vote 0 2002.09.08 (01:16:09)

2002/02/07 15:09


.. 우리말과 일본어는 문법적으로 매우 가깝습니다. 그러나 단어를 비교해보면 거의 같은 점을 찾을 수 없습니다. 물론 일부 문화어가 비슷한 점이 있지만 이는 백제나 가야 또는 신라와의 문화교류에 의해 흘러들어간 것으로 보이고, 그 이전 그러니까 기원전 1만년 전, 또는 더 이전의 까마득한 옛날, 구석기나 신석기의 선사시대 곧 우리말과 일본어가 우랄알타이어로부터 처음 갈라졌을 때의 흔적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엄마, 아빠라든가 하나, 둘, 셋 이런 기본적인 말부터 상당히 틀리니까요. 그렇다면 우리말과 일본어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가? 아닙니다.

조어원리를 알아야 합니다. 언어가 어떤 원리에 의해 만들어지는지 모르므로 알아채지 못하는 거 뿐입니다.

기라성(綺羅星)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늘의 별처럼 위대한 스타들이 벌여서 있다는 뜻이지요. 근대 이게 일본어입니다. 한자말이 아닙니다.

기綺(비단)+라羅(새그물)??? 비단+새그물+별???

'기라'가 일본말이지요. '기라'는 칼라color입니다. 칼라의 어원은 날씨가 개다고 할 때의 개어clear입니다. 개어는 긁어carve(까래비다)에서 온 말입니다. 긁어는 깎다cut에서 왔구요.

깎다cut>긁어carve(까래벼)>개어clear>깔+나color>깔+나리glory>깔+나glare>깔+남gleam

위 단어들은 다 같은 뿌리의 자손들입니다. 긁다, 개다, 깨끗하다는 뜻이지요. 인도의 카스트제도를 뜻하는 카스트는 깨끗하다는 뜻입니다. 개다에서 나왔구요.

깔나color는 우리말에서 '때깔이 곱다' 할 때의 때깔>깔, 색깔이 좋다 할 때의 색깔>깔의 형태로 남아있습니다. 칼라는 원래 색이 갈라지다>나눠지다>채색 이런 뜻입니다.

우리말 거울은, 구리에서 온 말이고 구리는 금gold에서 온 말이고 역시 색깔이 반짝거린다는 뜻이 있습니다.

또 빛난다. 반짝거린다는 뜻인데 깔나리glory이지요. 예수님 머리 뒤의 후광은 원래 석가모니 불상 뒤의 광배에서 온 것인데 어원을 추적하면 구름이 낀 날 구름 틈으로 하늘에서 서광이 비치면 그걸 보고 점을 쳤거던요. 거기에서 신성하다는 개념이 나와서 영광을 뜻하게 된 겁니다.

즉 구름이 갈라class진다, 구름이 갈라져 날씨가 개어clear>구름이 갈라진 틈으로 서광glory이 비친다.

이런 경로를 밟아온 거지요. 점을 칠 때의 점은 뗌term>절temple로 되었는데 원래는 '뗀다'는 뜻입니다. 즉 구름이 갈라져서 떨어진다는 뜻이지요. 구름이 떨어지면 그 틈새로 서광이 비치는데 그 서광을 보고 점을 친 거지요.

이 뗌에서 나온 말이 터미널입니다. 터미널은 뗌+나올>떠나올>종점입니다. 버스가 떠나오는 곳이지요. 여기서 나온 말이 터미네이터>종결자..요건 영화를 봐서 알테구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점(占)'은 원래 하늘에 비치는 서광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거북이 등을 구워서 점을 치든, 또 산대를 놓아 점을 치든 그 뿌리는 하늘의 서광이었던 거지요.

우리말과 일본어가 다른 말처럼 보여지는 이유는, 우리말과 영어가 다른 말처럼 보여지는 이유와 같습니다. 어원을 알고보면 결국은 다 같은 말임이 확인되곤 하지요.

이건 접사와 어근이 결합하는 규칙이 되는, 조어원리와 어원과, 어근과, 계통을 모르는 채 그냥 낱낱의 단어를 비교해서는 절대로 알아챌 수 없는 겁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91 라후족이 고구려의 후손? 김동렬 2004-07-09 6566
90 우연히 발견한 글 김동렬 2005-07-17 6454
89 한가위의 어원은? 김동렬 2003-09-12 6384
88 논다니, 여인네, 여편네 김동렬 2003-08-04 6362
87 오늘의 어원 가물다, 거미, 곰, 가물가물하다. 검다. 김동렬 2002-09-08 6344
86 정선의 백인 인골 김동렬 2006-12-05 6319
85 고인돌과 돌맨 돌맹이 김동렬 2002-09-08 6217
84 웃도리, 아랫도리 하는 [도리]의 기원 김동렬 2002-09-08 6030
83 A의 어원은 A가 아니다. 김동렬 2002-09-08 5992
82 팔라우어 김동렬 2010-02-08 5941
81 건길지 아비지 김알지 김동렬 2011-03-29 5916
80 언어와 어원 김동렬 2002-09-08 5687
» 기라성? 김동렬 2002-09-08 5607
78 우리말 어원찾기 만큼 재미있는 모험은 없습니다. 김동렬 2002-09-08 5580
77 경상도말의 특징에 관하여 김동렬 2002-09-08 5513
76 백제의 담로에 관한 어원학적 접근 김동렬 2002-09-08 5484
75 찰 한 김동렬 2009-09-16 5434
74 [코리안네트워크] 일본어는 왜? 한국어와 닮았을까? 한겨레 2003-08-26 5395
73 서울과 대구의 비밀을 찾아서 김동렬 2002-09-08 5299
72 타밀어 image 김동렬 2009-09-16 5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