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이야기
read 5512 vote 0 2002.09.08 (01:29:04)

2002/05/04 17:07


..
경상도사투리가 중국에서 왔기 때문에 한자어를 닮은 것이 아니고, 이런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공통되게 나타납니다.

예를 들면
딮다>짚다>깊다 로 변해 왔습니다.
여기서 D>J>G 구개음화 패턴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영어도 마찬가지입니다.
deed>just
deed는 했다는 뜻이고, just는 결정했다는 뜻인데 어원이 같습니다.

근데 실은 '됴선'이 '조선'으로 변한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두 이름이 공존하며 지역에 따라 달리 발음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김치'의 어원은 '딤채'로 보고 있는데(딤채는 만도위니아에서 만든 김치냉장고 이름이기도)
딤채>짐치>김치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담그다>딤채>인데 경상도에서는 '짐치'라고 하고 서울에서는 '김치'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짐치'와 '김치'의 차이는 무엇인가?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얕다>딮다>짚다>깊다로 변해왔는데 여기서 얕다가 제일 얕고, 깊다가 제일 깊습니다. 이것은 구강구조 안에서, 혀의 위치가 깊다는 뜻입니다. W>D>J>G로 변합니다. 이 순서대로 깊이의 차이가 있습니다.

얕다, 움틀, 오물 : 작은 동작은 W
깊다, 꿈틀, 꾸물 : 큰 동작 G

즉 딤채가 김치로 변하는 과정은 동작의 크기를 반영하는 것입니다. 이 원리가 적용되는 경우를 영어와 우리말에서 찾아보면.

이것 > it - 아래턱으로 가까이 있는 것을 가리킴
더것 >that - 이것보다 더 먼 위치
저것 > - 이것, 더것보다 더 깊은 위치
그것 > - he, here 가장 먼 위치

이렇게 되는 이유는 실제로 발음을 해보면 알겠지만 혀의 위치의 따라 거리의 차이를 나타내기 때문입니다. 근데 영어의 경우 here는 우리말의 '이리' 혹은 '거기'와 같은데, 원래 C에서 H로 변하면서 거리감각이 사라져버렸습니다. 가깝거나 멀거나 혼용하고 있지요.

우리말과 영어의 차이는 우리말은 '저', '저것'을 쓰고 영어는 the, that를 쓴다는 점인데 원래 둘은 통하기 때문에 같은 개념으로 봐야 합니다. 중요한건 거리에 따라 혀의 위치가 달라지는 원리가 영어와 우리말에 공통되게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분명한 것은 영어와 우리말에 공통되게 J발음은 대부분 원래 D 아니면 G였다는 점입니다. 우리말에도 구개음화와 역구개음화가 동시에 나타나는데 영어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D나 G가 J로 변합니다. 근데 유럽에서도 남쪽으로 갈수록 J로 변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북쪽으로 가면 잘 없습니다.

영어 어휘중에 히브리어에서 유래한 단어 중에, J가 많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그 예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남쪽지역인 경상도에서 김치>짐치, 길>질로 변하고 있습니다. 이는 음식문화의 차이와 구강구조의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봅니다.

[G>J로 변한 경우]
gay>joy
게이는 원래 까분다(간다-움직인다gesture)는 뜻인데 어쩌다가 뜻이 변해서 지금은 동성애자를 뜻하게 되었습니다. joy는 게이와 어원이 같은데 역시 까분다, 간다, 꿈틀거린다, 논다, 신났다 이런 뜻입니다.

gesture>joke
gesture도 게이와 어원이 같은데 꿈틀거린다는 뜻입니다. 근데 조크도 여기서 나왔어요. 꼼지락댄다는 뜻입니다. 중요한건 G>J로 변하면서 작은 동작을 의미하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germ>jewel
germ은 원래 작은 점을 뜻하는데 보석이 크기가 작으므로 작은 것>보석으로 되었습니다.

junior>young
junior는 작다는 뜻인데 young은 작은 것보다 더 작다는 뜻입니다. 어원은 같구요. 우리말에서 얕다>짚다>깊다 패턴과 같죠. 크면 G>작으면J>더 작으면 W.

■ 영어의 패턴
great> G는 크다.
junior> J는 작다
young> Y(W)는 더 작다.

■ 우리말의 패턴
G는 길다, 크다,
J는 짧다, 작다.

이런 식으로 세계 공통의 패턴이 있는데 문제는 경상도지역에서 J발음이 강하게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근데 이는 이주민들이 J발음을 가지고 온게 아니고 경상도에서는 G나 D를 뭐든지 J로 변화시켜버립니다. 그 이유는 경상도 사람 중에 혀 짧은 사람이 많은 것에서 보듯이 구강구조의 차이 때문입니다. 근데 유럽에서도 남쪽으로 갈수록 이런 경향이 나타납니다.

대부분의 어휘들은 이런 식으로 어떤 하나의 어휘가 예의 법칙을 따라 다양하게 분화하는데 예를 들면 좆이나 자지나 젖이나 다 같은 어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지는 건조해서 조(燥)고 보지는 습(濕)해서 씹이 되는 것이 아니고, 같은 하나의 어휘에서 모음만 살짝 바꾼 거지요.

그렇다면 왜 자지나 좆이나 젖(젖꼭지)은 J인가?
크면 G, 작으면 J 법칙이 적용된 겁니다. 작으니까 그렇죠. 더 작으면 돋(돋아나다).

예를 들면 뺨이나 볼기(궁둥이)나 불두덩이나 뽈때기나 다 원래는 볼록하다는 뜻에서 볼입니다. 하나의 뿌리에서 갈라져서 다양한 어휘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궁둥이가 엉덩이로 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궁둥이는 G>엉덩이는 W, 두음탈락이죠. 법칙대로 하면 엉덩이는 작고 궁둥이는 커야 되겠죠. 뭐 꼭 이걸 따지는건 아니지만 오물오물보다 꾸물꾸물이 더 크니까요. 문제는 영어에도 이런 현상이 광범위하게 나타난다는 겁니다.

구멍의 굼>움집의 움도 마찬가지로 크기에 따라 또는 3인칭시점이냐 1인칭 시점이냐에 따라. 뜻과 어원은 같습니다. 이런 예를 일일이 들라면 천문학적으로 많은 사례를 들 수 있습니다.

깨다>째다>떼다도 같은 원리입니다. 이런 예는 너무나 많기 때문에 일일이 다 말할 수도 없지만 몇가지 더 이야기해보자면.

다오>주다의 예도 재미난데가 있습니다. 어원은 같은데 D>J로 바뀐 겁니다. 돈을 달라, 돈을 다오, 돈을 주오, 돈을 조라(경상도식 표현) J가 D보다 조금 더 큰 동작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좀 더 적극적으로 달라는 거죠.

give>have도 어원이 같습니다. G는 3인칭의 큰 동작, H는 1인칭의 작은 동작, 남이 주면 Give, 자기가 가지면 Have로 시점에 차이가 있죠. 이런건 미묘해서 판단하기 힘들지만 명백히 느낌의 차이가 있습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흔히 단어 하나에 낱낱이 어원이 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이런 법칙에 따라 하나의 어근에서 굉장히 많은 단어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실제로는 어원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냥 다른 단어로 연결되는 거죠.

고로 무리하게 어원을 밝히려고 하기 보다는, 패턴을 따라 단어 상호관의 연관성을 찾는게 더 빠르죠. 특정 단어에 고유한 의미와 어원이 있다고 봐서는 안됩니다. 즉 족보로 따지면 개개의 자손들이 따로따로 각각의 시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한 아버지 밑에서 너무 많은 형제들이 나온다는 거죠. 그러므로 범위가 굉장히 압축되어 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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