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이야기
read 4008 vote 0 2002.09.08 (01:26:32)

2002/05/03 13:35


.. 경희대 김지형 박사의 논문에 『한자 전래 이전 시기의 한국어와 중국어와의 비교』라는 것이 있는데 우리말 가람(강)과 한자어 하(河)의 어원이 같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고대언어를 재구한 결과 강(가람)의 기역이 탈락해서 하(河)가 되었는데, 보통 남쪽지방으로 갈수록 (ㄱ)이 되고 북쪽지방으로 갈수록 (ㅎ)이 됩니다.

이런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공통되게 나타납니다. 이런 이야기는 웬만한 영어사전에도 나옵니다. 왜냐하면 똑같은 라틴어가 프랑스를 거쳐 영국으로 들어가느냐 아니면 바로 들어가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패턴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프랑스는 남쪽이고 독일은 북쪽인데 영국은 원래 노르만족 바이킹 계열이기 때문에 북쪽입니다. 같은 라틴어가 프랑스를 거치면 G, 독일을 거치면 H로 변하는데 이 법칙은 전세계적으로 공통되는 현상이므로 믿을만한 거지요.

예를들면 머리를 'head'라고 하는데 히딩크감독은 네덜란드어로는 '코'라고 합니다. '헤드 엎'을 '코 엎'이라고 하지요. 원래는 C발음인데 C가 탈락해서 H로 변한 경우입니다. 이 경우는 무수하게 많은데 영어사전을 샅샅이 뒤지면 1000단어 이상을 예로 들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유럽의 경우 같은 단어인데 C(G, K)와 H가 막 섞여서 나라마다 달리 발음되고 있기 때문이지요. 예를 들면 세례 '요한'이 영국에서 '존'이 되고 프랑스에서 '장'이 되고 네덜란드에서 '얀'이 되는 것과 같습니다.

-굴cave>굴hole
-꼭대기cap>꼭대기high
-cool은 춥다는 뜻인데 요즘 '쿨하다'고 하면 '강하다'는 뜻으로 쓰입니다. 원래는 hard가 cool과 어원이 같은데 cool에 hard의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cook>hot도 같은 원리입니다. 둘다 원래는 끓인다>가열한다, 굽는다는 뜻입니다. 칼로리도 그런 뜻이고요.
curve는 굽은 것을 뜻하는데 hook(갈고리), hawk(굽은 매발톱)로 변했지요.

우리말도 마찬가지입니다. 갈퀴>할퀴다. 꿈틀>움틀, 꼭지>촉(볼펜촉)>혹으로 변하는 패턴이 이와 같은 계열입니다. G탈락인데 보통 H로 변하고 나중에는 W로 변하기도 합니다. guarantee가 warrant로 변한 것이 그 예입니다. 하여간 원래 C가 북쪽으로 갈수록 두음탈락해서 H나 W로 변합니다. 하여간에 이거는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고.

그러므로 징기스칸의 칸이 3한의 한(韓)으로 되었다는 것은 명백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H로 시작되는 모든 발음은 원래 C에서(G나 K도 같음) 변한 말이며 원래 H로 시작되는 어휘는 없기 때문입니다. 인도유럽어는 다 그렇고 다른 나라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므로 마한, 변한, 진한은 나라이름이 아닙니다. 여기서 한은 왕을 뜻합니다. 그러므로 '가야'는 한(韓)의 본토발음일 수 있는 것입니다. 같은 칸을 북쪽에서는 한(韓)으로 남쪽에서는 가라(가야)로 발음하는 것입니다. 근데 이 G는 탈락을 잘 합니다. 한도 G가 탈락한 경우인데 G가 탈락할 경우 H가 안되면 W로 변하는게 보통입니다. 그러므로 임나도 가야의 다른 이름일 수 있습니다.

하여간에 저는 가야는 한(韓)의 본토발음이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보통 북쪽으로 갈수록 G(C)가 H로 변하기 때문입니다. 하여간에 마한이나 진한이나 변한은 엄밀히 말해서 국가이름으로 볼수 없습니다. 그냥 왕 또는 왕국이란 뜻에 불과하지요.

근데 영어의 킹king는 왕이란 뜻 이전에 원래는 종족genius, genus, gentle라는 뜻이었습니다. 고로 고려도 가야와 같은 어원일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저는 '고려'를 '겨레'의 뜻으로 봅니다. 근데 왕king이라는 말에 종족genius(겨레)이라는 뜻이 숨어 있기 때문에 칸과 한과 고려와 가야는 원래 같은 어원에서 갈라져 나왔을 가능성이 농후한 것입니다.

참고로 킹은 원래 종족genius(겨레)이라는 뜻인데, 혈통의 순수성이 천재genus를 만들고 왕은 천재genus(특별히 뛰어난 사람)이므로 왕을 뜻하게 된 것입니다.

하여간 한자어 왕(王), 황(皇)도 그렇습니다. 군genus(君)에서 C(G)가 H로 변한 경우가 황king(皇)이고 W로 변한 경우가 왕(王)입니다. 이 세 단어는 어원이 같습니다. 두음탈락입니다.

글고 친척을 뜻하는kin나 kind, 그리고 기사knight도 어원을 따져보면 칸(킹)과 사촌입니다. genius, general라는 뜻이 숨어있어요. 하여간에 백제나 신라는 나라이름이고 가야나 고려는 종족 혹은 왕을 의미하는 어휘입니다. 뿌리가 그래요. 서쪽에서 이주한 지배집단이 단어도 가지고 왔다고 볼 수 있지요. 그러므로 백제와 마한이 공존하며 힘겨루기를 했다는 식의 기록들은 이런 혼란 때문에 오는 어휘선택의 부적절함에 기인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백제에서 사신을 보내면 중국에서는 "음 마한에서 사신이 왔군" 이렇게 기록을 남기는 겁니다. 우리가 일본을 '왜'라고 말하고 중국을 '당'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마한을 잘못 번역하면 신라왕 매금이 됩니다. 마한은 머리+한인데, 매금은 마립간이므로 머리+간입니다. 그렇다면 신라가 마한이군요. 이런식으로 기록은 다 엉터리가 됩니다. 기록은 하나 믿을게 못된다는 말이지요. 고로 최치원이 고구려가 마한이라고 얼토당토 않은 소리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최치원이 정신 나간게 아니라 고구려가 마한이라는 기록이 어딘가 있었을 겁니다. 이건 어휘사용의 혼란 때문입니다. 신라사람도 마립간의 어원을 정확히 모르고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갈문왕이 무슨 뜻인지도 까먹어버렸지 않습니까? 하여간 마한은 도처에 있었을 수 있습니다. 신라나 가야도 여러개 있을 수 있고요. 북원에 북가라가 없으란 법도 없습니다.

하여간에 이 법칙을 적용해보면 당시에도 어휘사용에 엄청난 혼란을 일으켰기 때문에 기록은 전혀 믿을 수 없는 것이며, 고고학에 기초해야 한다는 결론입니다.

참고로 신라의 금성에서 금은 곰나루>웅진의 '곰'과 어원이 같고, '곰'의 원래 어원은 '검다'는 뜻인데, 고어로는 '빛난다'는 뜻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까마귀가 태양을 상징하는 것이 그 때문이지요. 빛은 '검음' 속에서 나왔다고 믿는 것입니다. 이 검음이 C가 H로 변하는 법칙을 따라 검을 현(玄)자가 되었기 땜시 현에는 검다는 뜻과 동시에 신비하다(빛을 감추고 있다), 신성하다는 뜻이 생겨서 최치원이 화랑도를 '현묘지도'라고 하지요. 노자가 同謂之玄 玄之又玄 衆妙之門이라고 말한건 그 검은 것 (곰>금)안에서 빛이 나온다는 생각이 광범위하게 유포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공주의 곰나루는 웅진이 아니라 금진이 의미적으로는 더 맞는 번역입니다. 환웅의 곰 이야기도 그런 식으로 이해해야 하구요. 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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