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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8511 vote 0 2015.10.17 (18:29:54)

     

    거북선의 진실


    거북선에 대해서는 옛날부터 엉뚱한 소리 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거북선의 위력을 과장하면 이순신 장군의 위업이 더 빛난다고 믿고 그러는 모양이다만, 제발 역사책을 한 줄이라도 읽고 떠들자.


    거북선이 그렇게 좋으면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만 쓰지 왜 판옥선을 썼을까? 전투에는 거북선보다 판옥선이 더 좋기 때문에 장군이 판옥선에 올인한 것이다.


    거북선이 실전에 불리하므로 줄여야 한다는 주장은 조선후기에 많았는데 그래도 일본인들이 거북선을 특히 무서워 하므로 거북선을 동래 왜관 앞에 왔다갔다 하게 만들어서 일본인을 겁주는 걸로 임금들이 결론을 내리곤 했다.


    거북선의 위력에 대한 기록은 일본측에 많다. 일본군이 보면 거북선이나 판옥선이나 비슷하기 때문에 헷갈린 것이다. 판옥선이 2층을 올려서 위치가 높기 때문에 낮은 일본배에서 보면 조선군을 볼 수 없다. 판옥선은 왜군이 자세하게 관찰할 수 없는 것이다. 거북선은 근접하므로 자세하게 관찰할 수 있다.


    명량해전에서는 조선군이 거북선을 13척이나 동원하는 바람에 졌다고 일본인들이 써놨는데 사실은 그때 거북선이 없었다. 거북선이 철갑선이라는 기록도 일본기록인데 거북선이 왜선에 충돌해서 당파하므로 그런 말을 써놓은 거다.


    충돌하면 왜선만 깨지니까 철갑을 둘렀나 보다 하는 거.


http://media.daum.net/culture/all/newsview?newsid=20151017123606187&RIGHT_COMM=R6


    오늘 다음 포탈에 뜬 기사인데 개소리다. 기록 중심으로 봐야지 비전문가가 엉뚱한 소리 하면 곤란하다. 이 양반은 아마도 화포를 전함에 설치하는 방법을 모르는 거다. 관련서적 한 두어 권만 읽어도 이런 소리 안 할텐데.


    전함은 일단 바닥짐을 실어 무게중심을 잡고 화포는 수레에 실어 반동을 죽인다. 화포 무게가 300킬로라 하나 무장한 어른이 네명이면 300킬로다. 거북선에 최대 150명이 타는데 사람 무게만 12톤이다. 장난하나?


    거북선은 2층, 혹은 2.5층이다. 통제영 거북선은 2층으로 그려놨고 좌수영 거북선은 2.5층으로 그려놨다. 그림에 딱 있잖아. 당대의 기록을 존중해야 하는데 어디에도 3층이라고 안해놨다. 3층이면 3층이라고 하지 왜 그렇게 안써놨을까?


    일단 보통 배가 갑판을 깔면 1층이고 판옥선은 노꾼을 보호하고 높은 위치에서 아래로 내려쏘기 위해 2층으로 만든 것이다. 판옥선은 2층 갑판 위에서 전투를 벌인다. 거북선은 판옥선에 지붕을 덮은 것이다. 3층을 올리고 지붕을 덮은게 아니다. 거북선은 2층의 전투공간을 손해본다. 그러므로 주력이 될 수 없다.


    단 임진왜란 초반에는 일본군이 조선군 전함에 기어오르려고 근접했기 때문에 거북선이 활약할 수 있었다. 후반에는 왜군이 근접전을 기피하므로 거북선이 필요없게 되었다. 멀리서 쏘려면 위치가 높은 판옥선을 쓰는 수 밖에 없다.


    거북선은 판옥선과 달리 포의 위치가 낮아 원거리 사격이 불가능하다. 가까이에서 직사로 때린 것이며 임란 후반에는 왜군이 거리를 주지 않아 거북선이 활약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엉뚱한 소리 하는 사람은 화포를 따발총 쏘듯이 계속 쏘는줄 아는 거다. 멍청한 소리다. 당시 일본군도 활로 싸웠는데 판옥선은 높은 곳에서 활을 쏘게 되어 있고 거북선은 구조적으로 활을 쏘기 어렵다. 활을 쏘지 않으면 3층이 필요없다.


    해진도에 거북선 그림이 많은데 판옥선보다 작게 그려져 있다. 거북선은 2층, 또는 2.5층이 정답이다. 2층을 기본으로 하고 전투공간이 부족하니 나중에는 특별히 지붕에다 다락을 만들어서 포혈을 몇 개 더 만들어둔 거다. 이순신 장군 당시에는 그런 다락이 없었다.


    모르는 사람들이 시비하는게 노꾼과 위치가 중복되는데 어떻게 포를 쏘느냐는 거다. 화포는 원래 10분에 한 방 쏘는 것이다. 일단 장전하는게 졸라리 복잡하다. 조총도 원래 유효사거리 50미터에 14단계를 거쳐 쏘는 건데 일본군이 3교대 연속사격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초반에는 조총이 기병에 밀렸다. 한 방 쏘고 두 방 쏘기 전에 기병이 덥친다. 처음에는 조총이 기병을 못 이겼다.


    판옥선의 전술은 1차 500미터 거리에서 대장군전을 날려서 적선의 측면을 깨고, 200미터 거리에서는 조란탄을 날려서 싹쓸이하고, 100미터 거리에서는 활을 쏘아서 한 명씩 죽이는 전술을 썼다.


    같은 거리에서 계속 쏘는게 아니다. 단계적으로 쏘는 것이다. 일본군의 조총은 위력이 없고 대조총은 화포 정도의 크기인데 사실상 일본군도 화포로 이순신장군을 저격한 거다. 총이라고 하니까 화승총을 생각하는데 사실은 그게 대포다.


    거북선의 경우 1층에서 10분 걸려 장전을 마친 다음 노꾼이 뒤로 빠지면 포를 앞으로 끌고와서 사격하고 다시 뒤로 빠지는 방법을 썼다고 봐야 한다. 포를 쏘면 자동으로 뒤로 밀린다. 


a0107670_497bfc209d100.jpg


    바퀴가 있으므로 발사하면 포가 뒤로 밀린다. 그러므로 거북선 측면에서 쏴도 무방하다. 거북선은 노꾼이 옆으로 비키면 포를 앞으로 끌고 와서 포를 수평으로 눕힌 다음 직사로 쏘았다고 볼 수 있다. 판옥선은 원거리에서 쏘므로 화약량으로 거리를 조정하고 그냥 쏘면 된다. 

 

    거북선의 현란에서 패란까지 높이가 4.3척(130센티)라는 정확한 기록이 있다. 당시 수군 병사들의 신장을 기록해 놓았는데 전원이 140센티로 되어 있다. 아마 140 이하의 소년은 병사로 뽑지 않기 때문에 기록을 그렇게 했다고 본다.


1-1.jpg


   이순신 당시의 왼쪽 통제영 거북선과 나중에 만들어진 오른쪽 좌수영 거북선

좌수영 거북선은 다락을 만들어서 2.5층임을 알 수 있다.


chung31.jpg


    해진도의 거북선.. 오른쪽 그림을 보면 판옥선보다 작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층 판옥선 위에 3층을 올리면 2미터가 더 높아져야 한다. 게다가 지붕의 곡선까지 포함하면 최소 4미터가 더 높아진다. 1.5배로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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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옥선.. 여기다 다시 한 층을 올리고 지붕을 덮었다는 것은 무리한 주장이다.

   이 그림에도 노꾼이 있는 위치에 병사가 창문을 열고 얼굴을 내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노꾼이 있는 공간을 낭비할 이유가 없다. 전투는 복잡한 것이며 때로는 노꾼들이 빠지고 병사가 사격할 수도 있다. 특히 근접전이면 위치가 낮아야 한다. 


300px-Panokseon.jpg


    판옥선은 위치가 높기 때문에 적선이 근접해 있으면 대포를 쏠 수 없다. 적선을 침몰시키려면 흘수선을 때려야 하는데 대포알이 적선 위로 날아가 버린다. 판옥선은 멀리서 사격한 것이다. 


20110704000177_0.jpg


    보통의 배.. 영화 명량은 엉터리인데 전선 한 척에 사후선, 탐망선 등이 여러척 따라다닌다. 근래에 그려진 그림을 옛날 그림으로 착각하고 전선만 투입된 걸로 잘못 안 것이다. 그 유명한 그림 잘 보면 한자 가로쓰기라는걸 알텐데 바본가?


    스캔0005.jpg


    대포의 사격은 굉장히 복잡하다. 일단 대포알 넣는게 쉽지가 않다. 그냥 막 쏘는게 아니다. 


216.jpg


    천자총통용 대장군전.. 일본 배에 명중한 것을 일본배가 그대로 싣고 튀었다고.


    

    seki02.jpg


    대조총.. 보통 조총은 해전에 쓸모없고 조총도 구경이 다양하다. 이순신 장군은 큰 걸 맞았다. 일본도 보통 조총으로 안 된다는걸 알고 임란 후반에는 대형 왜선과 대형 조총을 대거 투입했다. 원균이 깨진게 이유가 있다. 일본이 전술을 바꾼 거.

 

1.세총(洗銃):조총의 총신 내부를 깨끗이 닦아낸다.
2.화약(火藥):총신에 화약을 넣는다.
3.삭장(槊杖):나무 꽂을대인 삭장으로 화약을 잘 다진다.
4.연자(鉛子):납탄을 넣는다.
5.삭장(槊杖):삭장으로 탄환을 꼭꼭 밀어넣는다.
6.하지(下紙):종이를 총구에 넣는다.
7.송지(送紙):발사시 가스가 새지않도록 삭장으로 종이를 밀어넣는다.
8.개화문(開火門):방아쇠 위에 있는 점화약을 담는 화문을 연다.
9.선약(線藥):선약,즉 점화약을 화문에 넣는다. 드라마 추노에서 생략된 과정이 바로 이 선약 과정이다.
10.요화문(搖火門):화문을 살짝 흔들어서 화문속의 선약이 총열안으로 약간 흘러 들어가게 한다 이때 선약이 제대로 흐르지 않으면 제대로 발사가 되지않는다.
11.폐화문(閉火門):화문을 닫는다.
12.안화승(安火繩):화문에 불을 붙여주는 금속부분인 용두에 불이 붙은 심지인 화승을 제대로 끼운다 .
13.개화문(開火門):명령에 따라서 점화약이 담긴 화문에 덮개를 연다.
14.거발(擧發):적을 겨냥하여 발사한다.

 

조총사격 14단계 졸라리 복잡하다. 대포는 더 복잡하다. 뒤에서 14단계로 장전한 다음 발사할 때만 앞으로 포를 끌어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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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옥선과 거북선의 밑바닥 사이즈는 비슷하다. 판옥선 위에 지붕을 덮으면 거북선이 훨씬 높아져야 한다. 근데 그림을 보면 더 낮다. 


1000.jpg

    판옥선이 2층이고 거북선이 3층인데 왜 3층이 2층보다 작을까? 거북선은 돌격선이므로 근접전을 하는데 위에서 아래로 내려쏠 이유가 없다. 가까이에서 직사화기로 흘수선을 때리려면 낮은 곳에 포가 있어야 한다. 높으면 대포알이 적선 위로 날아가서 명중하지 않는다. 판옥선은 500미터 거리에서 쏘므로 상관없다. 


2-2.jpg


    이순신장군 당시의 거북선.. 돌격선이므로 위치가 낮을수록 좋다. 위치가 낮으면 적군이 기어오르므로 창날을 꽂아서 기어오를 수 없게 했다. 판옥선은 기본적으로 적군이 기어오를 수 없다. 


    2010120101120_3.jpg


왜선.. 판자집을 지어놨는데 일단 장군전으로 측면 판자를 날려버린다. 다음 자갈과 납을 섞은 탄환을 날려 산탄총처럼 타격한 후 한 명씩 화살로 쏘아 죽인다. 거리에 따라 3단계 사격을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노꾼과 포수가 엉키는건 문제가 아니다. 게다가 거북선은 그냥 받아버린다.


    

202409_32868_1252.jpg


전형적인 한선. 돛이 이 정도는 커야 한다. 여기다 130센티를 올려 노꾼이 고개숙인채 들어가고 거기다 지붕을 올린건데 지붕을 올리면 전투공간이 없어진다. 이는 거북선의 단점이다. 거북선의 단점이 있기 때문에 판옥선 위주로 간 것이다. 거북선은 초반에 활약했다. 






[레벨:10]다원이

2015.10.17 (22:14:30)

!!!!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5.10.18 (11:35:23)

이런 착오가 일어난 이유는 노의 위치를 잘못 파악했기 때문입니다. 조선식 노는 상체만 130 센티 안에 있고 하체는 밑에 있는데 그걸 잘못 판단한 걸로 봅니다.
[레벨:16]프렌지B

2015.10.19 (02:15:50)

일본의 축제에서 화승총 사격하는영상인데

다양한 조총사격시범을 선보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DS8vPufA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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