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그리운 사람! 내면화된 사랑 - <노무현>

오늘은 유튜브 - '노무현재단' 방송 시청하느라 하루가 다 간다. 울컥했다가 웃었다가... 그리움이란 이런 감정이구나 싶다.

'사람답게' 산다는 것, '사람 노무현'은 가슴 안에 중심을 잡아주는 존재로 거듭 살아있다. "노무현 없는 노무현 시대"에서, 내면화되어 있는 것은 바로 사랑이었구나 싶다. 자기 안에서 그 사람을 느끼는 것은 바로 그 자신이 그 꿈을 공유하여 실천하는 것임을 알겠다. 사람 사는 세상은 바로 우리 각자의 세상이기도 하다. 그 세상을 만들어 가는 끝나지 않는 꿈이 청년으로 사는 비결일지도 모르겠다. 청년의 마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것은, 저 푸른 소나무처럼 돌고 돌아 마침내 자기의 마음 안에서 푸른 소나무를 키워 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서거 후, 마음 안에 활화산처럼 들끓던 분노를 다스리는 시간은 차라리 죽었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나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기 어려웠었다. 그 분노의 방향을 삶에서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에 대한 방향 설정은 쉽지 않았다. 감정적이지 말아야 이긴다는 것에 대해서, 공부해야 이긴다는 것에 대해서, 꿈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에 대해서, 세상에 바라기보다 세상과 함께 가는 자가 될거라는 다짐을 하고 또 했던 시간에서, 그 후 무엇이 달라졌는가? 즉각적인 반응의 감정을 이겨내는 시간은 바늘로 살을 콕콕 쑤시는 것 같은 통증의 시간이기도 하였다. 자기 자신을 바꾼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하기도 했다. 정말 그랬다. 감정을 절제한다는 것은 한세상이 무너지는 것이기도 했다.

이제 와 생각해 보면, 분노의 방향을 자신이 활용할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작업은, 가야 할 길이 분명한 사람에게 필요한 일이었다. 인간은 이 방식으로 사람 사회에서 사람이 되어간다. 사람 사는 세상은 '사람'이 '사람'과 함께 사는 일이었다. 사회를 관찰하거나 겪어보면, 노무현의 분노와 우리의 분노는 모두 방향이 같았다. '사람'이 소외되어 있는 세상에 대한 분노였다. 사람 사는 세상은 사람이 있어야 만들어진다. 사람이 되려고 애쓴 시간 동안 깨달은 게 있다면, 사람은 사람대접을 받아야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만든다. 모든 관계적 측면은 나에게 그렇게 화두가 되었었다.

사물의 세계에서 의미의 세계로 올라서는 시간 동안 노무현은 철학적인 문제를 제시하기도 하였다. 한 사람을 통하여 우리는 인간사회의 다양한 층위를 모두 접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노무현에 의해 모든 층위의 세계가 뒤섞이게 된 것이다. 여기에서 시민의 에너지가 응집될 수 있었다고 여긴다. 소통과 교류의 사회로 진입하게 된 것이다. 이 에너지는 '코로나 이후의 시대'에도 질문을 던진다.

이 시대에 노무현은 왜 더 빛을 발하고 가슴에 스며드는가! 공통경험을 통한 감각적 직관은 '사람 사는 세상'은 어떤 세상이어야 하는가? 에 대한 것을 마주치게 하였다. 이 감각적 체험은 집단적으로 보편적인 특이적 체험을 형성시켰다. 이 체험이 코로나 이후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노무현을 기억'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살아서 노무현이 선거를 치르는 영상을 보고 있으면 황량하고 쓸쓸해 보인다. 그 시대의 풍경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사람 사는 세상'에 대한 사람들의 감각 역시 황량한 허허벌판이기도 하였다. 허허벌판에 꿈을 전파한 자! 그 사람의 서거일에 느끼는 아름다움은 모순적인 감정이지만, 이 감정은 무엇인가와 소통되는 환희적인 것에 가깝다. 그러니 또 반드시 모순만은 아니다.

어떤 세상에 대해 감각하고 직관할 때, 그 세상이 순간에 그려지고 보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정보가 있다는 의미도 된다. 축척이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꿈을 공유하여 같은 꿈을 꾸고, 그 세계를 감각할 수 있는 이유는 기존의 방식과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코로나 이후 시대는 코로나가 지구와 인간의 관계를 대면하게 하였다. 지금 지구에 대해 느끼는 감정과 노무현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닮아 있다. 거의 일치하는 것처럼. 너무 순수해서 오히려 눈물 나도록 슬프다는 것, 그런데도 너무 아름답다는 것이다 전해오는 감정은.

#노무현대통령_11번째서거일을추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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