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5]오민규
read 1196 vote 0 2020.03.02 (00:13:56)

음악은 문화다. 그러나 필자는 음악의 문화성을 완전히 배제하고 건조한 얘기를 하려고 한다. 이 글로 말미암아 음악을 들을 필요도 없고 관심 가질 필요도 없다. 왜냐하면 필자는 음악을 얘기하고 싶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단지 음악의 용어를 빌리는 것이다. 모든 것이 같은 구조로 되어 있다는 믿음이다.


음악의 조성, 박자 등 여러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그것들을 관통하는 구조는 같다. 모두 의사결정하는 사건이다. 조성도 의사결정하고 박자도 의사결정한다. 뿐만 아니라 작곡가의 평판 또한 의사결정하는 사건이다. 모두 같은 구조로 되어 있으니 서로 연결되어 연동될 가능성이 있다. 라는 것이 제목의 다섯가지 균일 중에 첫번째 균일이다.


많고 많은 것들 중에 굳이 음악의 용어를 빌리는 이유는 음악의 '조성' 개념 때문이다. 조성은 인간이 음을 인식하는 방법이다. 곧 1.특정한 음을 중심음으로 정해놓고 2.또다른 음이 있으면 그 음과 중심음과의 비례 관계를 통해 음을 인식한다. 중심음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모든 음은 중심음이 될 가능성이 있다. 라는 것이 다섯가지 균일 중 두번째 균일이다.


중심음과 음(주파수)의 비례 관계가 단순할 때, 예를 들어 2배수, 3배수, 4배수....일 때 효율적으로 인식되고 그것을 화음이라고 부른다.(2배수일 때는 옥타브라고 해서 같은 음으로 친다.) 그런데 중간에 중심음의 값이 바뀌면 기존에 효율적인 화음이던 모든 음들이 비효욜적인 불협화음으로 변한다.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이 평균율이다.


순정율이란 평균율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중심음을 특정 음으로 고정해놓고 그 음과 비례관계가 효율적인 음들을 모아서 기본음으로 설정해둔 것이다.

---

수식3.jpg  

순정율의 음들

---

그러나 순정율은 중심음이 중간에 바뀌면 기존의 음들이 불협화음이 되는 문제가 있고 이를 해결한 것이 평균율이다. 평균율은 비례가 단순한 음을 채택하는 대신 1에서 2까지(옥타브)를 5개 또는 7개 등으로 균등한 비율로 나눠서 그 마디를 음으로 삼는다. 평균율은 특정 중심음에서의 완전한 화음을 포기한 대신 어떤 음이 중심음이 되더라도 충분한 화음을 보장한다. 여기서 충분한 화음이란 완전한 화음에 가깝지만 오차가 있는 것을 말한다. 아래 표를 보자.
1920px-Equal_Temper_w_limits.svg.png
표 맨 위의 16:15 등은 순정율을 뜻하고 그 아래의 5-TET 등은 평균율을 뜻한다. 16:15와 같은 순정율 비 아래로 그어진 세로선이 그 아래 평균율의 마디와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다. 즉 순정율과 평균율 사이에 오차가 있다. 하지만 오차가 충분히 작다. 5-TET 외에도 옥타브를 7등분, 12등분을 한 7-TET, 12-TET 등이 있는데 4등분, 6등분 한 4-TET, 6-TET가 있을 수 없는 이유는 그렇게 하면 순정율과의 오차가 너무 커지기 때문이다. 평균율이 몇 개의 음을 가져야 하는지 수학적으로 정해져 있다.
----
7983224694_500a790634_b.jpg
순정율(왼쪽)과 12평균율(오른쪽)의 비교. 오차가 존재하지만 충분히 작다.
----
평균율을 이용하면 중심음이 바뀌더라도 기존의 음이 불협화음이 되지 않는다. 어떤 음이 중심음이 되더라도 결과는 같다. 음을 차별하지 않는다. 대신 완전한 화음을 포기해야 하고 음의 가짓수를 5개, 7개, 12개 등으로 제한해야 한다. 평균율이 다섯가지 균일 중 세번째 균일이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공지 구조론 매월 1만원 정기 후원 회원 모집 image 29 오리 2020-06-05 80407
2095 장안생활 격주 목요모임 image 오리 2023-06-21 3522
2094 어느 새 바람에 알이랑 불어와 한을 곁에두고 날아가 최선최석규 2023-06-20 3595
2093 아이의 문제에 교사가 휘말릴 때 image 2 이상우 2023-06-13 4781
2092 장안생활 격주 목요모임- 출간 파티 image 7 오리 2023-06-07 5597
2091 개념없는 인공지능 image 2 chow 2023-06-05 5818
2090 대니얼 카너먼의 돌 1 chow 2023-06-03 5344
2089 국토학교를 소개합니다 수원나그네 2023-06-03 5344
2088 학교폭력예방법의 개정 방향 이상우 2023-05-30 5402
2087 장안생활 격주 목요모임 image 오리 2023-05-24 5893
2086 진보와 보수 1 레인3 2023-05-22 5985
2085 장안생활 격주 목요모임 image 오리 2023-05-10 6302
2084 仁流 image 덴마크달마 2023-05-10 6349
2083 사토시 나카모토 추정 인물 image 2 오리 2023-05-09 6384
2082 학폭예방법의 가장 큰 문제는 관계를 배울 기회를 실종시켜 버렸다는 점 이상우 2023-05-08 5900
2081 감자 보급과 이중의 역설 SimplyRed 2023-05-06 5665
2080 1980년대, 2000년대의 2 사이클 dksnow 2023-05-06 5078
2079 장안생활 격주 목요모임 image 오리 2023-04-26 5100
2078 구글 바드 테스트 image 1 chow 2023-04-21 5089
2077 장안생활 격주 목요모임 image 김동렬 2023-04-13 4789
2076 구조론, 내시균형과 컴퓨터게임 SimplyRed 2023-04-11 49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