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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923 vote 0 2015.03.05 (10:37:43)

http://www.huffingtonpost.kr/hyungjin-hong/story_b_5487959.html

 

<- 허핑턴 포스트에 좋은 글이 있습니다.


2014-06-12-triangle-thumb.jpg

 

     
   


    이것이 붕괴된 계기는 영조의 이조전랑 낭관권 폐지이다. 이조전랑 자리를 둘러싼 당쟁이 심해지자 모든 인사권을 이조에 복속시킴으로써 정국의 안정을 꾀했다. 그러나 이는 오래잖아 세도정치가 도래하는 불씨가 되었다. 정조의 뒤를 이어 어린 순조가 즉위하자 그를 대신해 수렴청정에 임한 정순왕후가 자신의 외척을 비롯한 특정 가문에 모든 권력을 몰아준 것이다. 과거처럼 서로를 견제하며 탄핵하는 구도가 약해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렇게 도래한 세도정치로 인해 기존의 삼각구도는 완전히 붕괴되었고 이는 조선의 지배층이 급격히 부패하는 핵심 기제로 기능했다. 그리고 조선은 멸망의 길로 접어들었다.


    ###


    조선은 후대의 전성기라 불리는 영정조때부터 사실상 망하기 시작했습니다. 노론 때문에 망했다거나, 혹은 당쟁 때문에 망했다거나 하는건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정조의 개혁(?)이 실제로는 망국의 첫단추였던 것입니다.  


    조선이 망한 이유는 둘입니다. 첫째는 정도전 시스템의 붕괴.. 불교를 숭상하는 청나라 황제가 사신을 통해.. 왕이 독재를 하도록 간섭했습니다. 조선왕이 왜 오래살지 못하고 단명하는지 아느냐? <- 이런 소리를 했어요. 


    왜? 조선은 유교논리에 따라 음양의 조화를 중하게 여겨서 신하가 왕을 견제하는데, 이게 청나라에 영향을 끼쳐 신하가 황제를 견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진족 출신에 불교인 청나라 왕은 유교의 핵심을 이해못했어요. 


    태극기의 붉은 색은 왕의 색깔이고, 파랑색은 신하의 색깔이며, 흰색은 백성의 색깔이고 네 괘는 조선팔도(원래는 여덟괘이나 너무 많아서 줄였음) 각 지역을 나타냅니다. 태극기만 봐도 유교의 정수를 알 수 있습니다.


    임금과 신하와 백성 그리고 조선의 각 지역이 견제와 균형의 묘를 꾀하는 것이 유교 이데올로기입니다. 이 유교원리가 정도전 체제에 반영되어 있는 겁니다. 그런데 이웃나라와 역사가 서로 닮아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명나라 때부터 그랬지만 중국에서 일어난 일은 한반도에서도 일어납니다. 중국에 여걸 서태후가 등장하면 조선에 여걸 명성황후가 등장하는 패턴, 중국에 태평천국이 일어나면 조선에 동학운동이 일어나는 패턴입니다.


    명나라에도 이방원, 수양대군 같은 자가 있습니다. 똑같은 짓을 했어요. 주원장의 건국과 이성계의 건국도 마찬가지 패턴. 영락제의 해외원정과 세종의 여진정벌. 이것도 비슷한 패턴입니다. 대마도 정벌도 같은 거구요.  


    역사는 닮기 때문에 이웃나라에 신경을 쓰는 거. 조선이 3권분립을 하니까 청나라가 불쾌하게 여기고 간섭한게 조선멸망의 첫단추입니다. 간섭을 받아들인게 문제입니다. 그때 청나라가 너무 잘나가니까 헤롱헤롱 된거.


    그때까지 일본과 연결하여 조총을 개량하고 홍이포를 제작하여 청과 대결하려던 구도를 버리고 급속하게 청학(실학이라 불리는) 곧 오랑캐학문에 빠져든 겁니다. 자부심을 잃고 줏대를 잃고 사대주의에 빠진 거죠. 


    둘째는 일본과 통신사 교환이 중단된데 따른 외교고립, 대청종속의 심화입니다. 그리고 이양선의 출현으로 인한 위기의식입니다. 유교가 권위를 잃으니까 기독교로 갈아타기 시작한 거. 소중화의 자부심을 버린 거. 


    그동안 갑으로 여기다가 졸지에 을로 역전된 거. 국가적 자폐증에 걸린 것입니다. 청학을 하며 숭배하던 청나라가 무너지니까 덩달아 고립주의로 멸망. 일본과 끊은 정조는 뻘짓을 한 겁니다. 영조도 마찬가지였고. 



    조선멸망 이유 


    1) 영조때 잘나가던 청의 간섭. 

    파급효과 - 왕의 독재. 정도전체제 붕괴, 대청종속. 유교이념 몰락. 소중화 자부심 폐기. 청과 대결노선 폐기.  


    2) 정조때 일본과 통신사 중단. 

    파급효과 - 이양선 출현에 당황, 청의 붕괴에 패닉, 국가적 자폐증, 은둔의 나라. 기독교 전도. 정신적 공황상태. 


    결국 절묘한 견제와 균형이 깨진 것입니다. 그 균형은 삼사와 왕과 신하와 이조전랑 사이의 균형도 있지만, 한중일 세 나라 그리고 서양오랑캐 사이의 균형이기도 합니다. 유교의 핵심이념은 견제와 균형입니다. 제사? 닥쳐!


   청나라 간섭이나 통신사 중단이나 모두 바깥에서 촉발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상부구조에서의 변화이죠. 내부에서 답을 찾는 태도는 어리석기 짝이 없는 것입니다. 내부도 썩었지만 바깥의 영향이 촉발하는 겁니다. 


    인과관계를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외교 깨지면 나라 망합니다. 줏대를 잃으면 외교 깨집니다. 일본이든 중국이든 미국이든 종속되면 안 됩니다. 종속되는 순간 사고정지 바보모드 돌입입니다. 우크라이나 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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