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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257 vote 0 2012.07.03 (11:47:32)

 

http://book.daum.net/media/detail.do?seq=37993121&nil_no=256185&t__nil_book=txt&nil_id=2

 

히틀러는 악명 높은 안락사법을 제정해 정신박약 장애인과 정신이상자를 포함해 모든 지체부자유자를 강제로 안락사시켰다. 이 법안이 통과되자 관련 기관에서 근무하던 의사들 중 일부는 사임을 했고, 일부는 마지못해 법을 준수했다. 열성적으로 이를 준수한 의사들도 있었다. 이런 계획이 집행되는 것을 훼방하려고 병원에 남기로 결심한 의사들도 있었다. 이들은 가족들이 요양원에서 환자를 데려가도록 적극 권하거나 환자가 안락사법에 해당되지 않도록 재분류하는 등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였다. 물론 그 와중에 어쩔 수 없이 강제 안락사 조치에도 가담했다. 이후 전범 재판에 회부된 의사들은 긴급피난의 항변을 들어 무죄를 주장했다. 안락사시킨 사람보다 살려 낸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원은 긴급피난의 항변을 인정하지 않았다. …… 사임한 의사들은 남부끄러운 행위를 피할 수 있었지만 동시에 그곳에 남아 있어야만 수행할 수 있었던 인명구조의 기회를 회피했다. 누가 더 좋은 의사고, 누가 더 나쁜 의사일까? < 법은 왜 부조리한가 > 중에서

 

법은 왜 좀도둑질처럼 사소한 행위는 처벌하면서, 물에 빠진 사람을 구조하지 않은 수영선수 같은 반인륜적인 행위는 처벌하지 않을까? 법은 왜 성매매나 대리모 계약처럼 양측이 모두 만족하고 그 누구에게도 피해가 없는 거래를 금지할까?


'법은 왜 부조리한가'의 저자인 펜실베이니아대학교 로스쿨 레오 카츠 교수는 이처럼 우리가 별다른 의문 없이 받아들이고 있거나, 막연히 불편하게만 여겼던 법의 부조리한 측면을 제시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 감정적인 불편함만을 느낄 뿐 그 이유를 알지 못한다.


지은이는 이러한 법의 모순들이 집단의사 결정 과정에서 일어나는 '논리적 문제'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투표제도의 모순을 연구하는 '사회선택이론'을 비롯하여 철학, 통계학, 정치학, 심리학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법의 부조리 뒤에 숨은 문제들을 풀어낸다.


이 책은 이런 문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더 치밀하게 보여주기 위해 흥미로운 사례들을 제시한다.


공공도로에서 위험하게 자동차경주를 벌이다가 사고를 내어 무고한 운전자를 죽인 사람이 과실치사로 우리의 생각보다 가벼운 판결을 받는 반면, 말기 암으로 늘 안락사를 고민하던 아내를 도와 안락사 시킨 남편이 계획 살인으로 엄중한 판결을 받는 경우처럼 흥미로운 사례 등을 담았다.


그동안 불편하게만 여길 뿐, 그 누구도 해결하지 못했던 법적 문제들의 이면을 논리적, 이성적으로 파헤치며 대중과 법제도 사이의 틈을 좁혀주는 책이다.

 

5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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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과는 상관없다. 말하고자 하는 바는 사람들이 도무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태연하게 한다는 거다. 사실여부를 차치하고 일단 언어적으로 틀렸다. 문장조립이 안 되고 있다. 이런 잘못된 사태에 대하여 왜 위화감을, 어색함을, 부조리를 느끼지 않느냐는 거다. 잘못된건 잘못된 거라고 말해야 한다.

 

문 - 사임한 의사들은 남부끄러운 행위를 피할 수 있었지만 동시에 그곳에 남아 있어야만 수행할 수 있었던 인명구조의 기회를 회피했다. 누가 더 좋은 의사고, 누가 더 나쁜 의사일까?

 

답 - 사임한 의사들은 좋은 의사이고 남아있었던 의사들은 나쁜 의사다. 인간의 사회적 행동은 사회단위로 판단되어야 한다. 모든 의사가 사임했어야 했다. 이런 문제는 집단적행동으로 대응하는 것이 정답이다. 의사가 사임하는 순간 책임이 국가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사임하지 않으면 공범이 된다. 책임의 주체는 분명하게 존재한다. 사건의 규모에 따라 장기적으로 전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사건의 일부분을 가지고 판단하는 것은 그 자체로 넌센스다. 파시즘 전체가 유죄인 것이다. 이 질문은 전체에 해당하는 사건을 일부러 지엽말단의 일부분에 촛점을 맞추어 독자를 속이는 기만행위다. 함정을 파놓은 고약한 질문이다.

 

문 - 법은 왜 좀도둑질처럼 사소한 행위는 처벌하면서, 물에 빠진 사람을 구조하지 않은 수영선수 같은 반인륜적인 행위는 처벌하지 않을까?

 

답 - 좀도죽질은 반복된다. 게다가 가정이 담장을 높이고 잠금장치를 설치하고 도둑을 경계하는 비용을 유발한다. 그러나 수영선수의 반인륜 행위는 반복되지 않으므로 법조항이 없다. 수영선수의 행태가 반복되면 당연히 법을 제정해야 한다. 이 질문은 굉장히 멍청한 거다. 상식이하다. 초딩도 이런 밥통같은 질문 안 한다. 물론 사실은 질문이 아니지만 말하자면.

 

좀도둑질은 사회에 대한 공격행동인데 그걸 사소한 일이라고 말하는게 제정신이냐다. 1회의 좀도둑질이 아니라 인생 전체 사회 전체의 좀도둑질을 대표해서 처벌하는 거다. 도둑이 백명이면 걸리는 놈 한 명이 다 덮어쓰는 것이며 이는 범죄자 처벌이 아니라 사회안전을 위한 제도적 장치다. 1회의 돌발성 범죄는 굳이 처벌할 이유가 없다. 범죄이므로 처벌하는게 아니라 처벌의 효용이 있으므로 처벌하는 거다. 범죄를 처벌해야 한다는건 고정관념일 뿐이다. 왜 범죄를 처벌해? 부시 범죄는 왜 안처벌해?

 

문 - 법은 왜 성매매나 대리모 계약처럼 양측이 모두 만족하고 그 누구에게도 피해가 없는 거래를 금지할까?

 

답 - 성매매나 대리모는 사회 전체에 막대한 피해를 준다. 그게 왜 피해가 없어? 피해라는 뜻을 잘못 알고 있는거 아냐? 바보냐? 성매매를 할 수 있다면 남자들이 가정에 신경쓸 이유가 없다. 가정파괴가 일어난다. 사회안전망을 깨뜨린다. 사회적 문제해결의 1단위가 가정, 2단위는 친족, 3단위는 지역공동체, 4단위는 국가, 5단위는 인류다. 이 구조를 깨뜨리는 위해행위는 엄중처벌이 맞다.

 

법은 문제해결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으며 문제를 유발하는 요인을 제거하려는 것이다. 이런 문제들은 대개 언어에 대한 무지에서 기인한다. 왜 좀도둑질이 사소한 일이냐? 앞에 좀자를 붙여놨기 때문이다. 좀도둑질이 아니고 상습절도다. 만약 글쓴이가 좀도둑질이라고 하지 않고 상습절도라고 했으면 이 상습절도범때문에 우리동네 집값이 20퍼센트 떨어졌다고 소송을 걸 사람이 대한민국에 천만 명 있다.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만약 상습절도범 다 잡으면 여러분은 모두 가만 앉아서 통장에 1천만원~1억씩 들어온다. 물론 밤범을 내세워 집값 올린 타워팰리스는 망한다. 사회파괴 주범인 상습절도라는 중대범죄를 좀도둑이라고 써놓고 속이는 거다.

 

가끔 보면 노숙자를 위해 왜 서울시 돈을 쓰냐며 서울시장 비난하는 또라이들 있는데 노숙자 한 명이 서울시에 끼치는 유무형의 손해가 1억 이상 된다. 노숙자 문제를 해결해 버리면 서울시는 앉아서 3천억원 번다. 300억 써서 3천억 버는 장사를 왜 안해? 미쳤어? 당연히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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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나는 인간들이 기본적으로 한글독해가 안되는 또라이들이라는 점에 깊은 유감을 품고 있소. 도대체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사회에 엄청난 피해를 주는 성매매나 대리모가 누구에게도 피해가 없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어떻게 태연하게 할 수가 있나? 왜 상습절도를 좀도둑이라고 속이나?

 

저자가 제기하는 물음은 말도 안 되는 헛소리지만, 이 책의 내용은 상당히 말이 되게 써놨을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내가 하는 이야기는 이 책에 대한게 아니다. 인간들이 기본적으로 한글이 안 된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4]곱슬이

2012.07.03 (12:34:38)

저자는 내 사고의 틀은 딱 요만하오.  이걸 들킨다는 생각도 못하고..    창피하다는게 뭔지 잘 모를 거임.

프로필 이미지 [레벨:5]이기준

2012.07.03 (13:23:40)

겉으로 보이는 정보만을 가지고 판정을 하려고 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오류입니다. 


구조 없이 겉으로 보이는 정보만으로 어떤 상태를 설명하려고 하면 무조건 위에서 제기된 '단어에 대한 기만'(말장난), '존재규정' 등 오류가 발생합니다.


조만간에 여기에 대해서 한번 글을 써서 다룰 생각이에요. 

[레벨:11]큰바위

2012.07.04 (02:39:43)

페티시오 프린시피 Petitio Principii

 

전제가 잘못되면 당연히 답이 잘못되는거요.

 

질문이 잘못되었으니 당연히 답하는 사람이 질문에 집착하면 할수록 다 허튼소리가 되는 거지요.

 

그래서 질문을 잘 해야 하고, 제대로된 질문을 하려면 자신의 생각을 여러번 구조적으로 점검해야하겠지요.

 

구조론은 질문과 답이라는 짜여진 틀 밖에서 누가 질문하고 누가 답하는가를 보도록 도와주니 유용하지요. 보이지 않는 축을 보는 거고, 항상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을 다시금 들여다보게 함으로써 계를 달리함으로써 판을 늘 새로 짜게 도와주지요.

 

이기준 님의 글을 기대해 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5]이기준

2012.07.05 (10:16:08)

ㅎㅎㅎ 제가 이번주에 진행하고 있는 중요한 재판(7월6일)이 있어서 글이 다음주(7월9일 이후)에 나올 것 같습니다.


기대해주셔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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