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전송됨 : 트위터

역사를 바라보는 서로 대립하는(겉보기에) 관점들을 구조론적으로 바라보면 어떨까?

적어도 다음의 세 가지 문제에 답할 수 있다. 


1. 현재주의 vs 역사주의 


결론부터 말하면 이 둘은 vs의 관계가 아니라 주종의 관계이다. 주는 역사주의고 종은 현재주의이다. 주는 객관을 지향하는 역사주의이고 종은 주관을 지향하는 현재주의이다. 일단 용어설명부터. 


현재주의: "과거를 현재의 가치 측면에서 평가하여 현재를 위해 과거를 연구한다." 구조론적으로 보면 현재를 '위하여' 과거를 연구하는 것이므로 일단 마이너스 1점. 게다가 현재 시점을 살아가고 있는 연구자의 자기소개식 역사 해설이 될 수 있으므로, 이 역시 마이너스 1점. 현재주의적 역사해석의 예를 들면, 내재적 발전론, 자본주의 맹아 이론 등이 있는데, 이들은 근대화, 자본주의가 좋다는 역사가의 가치판단을 깔고 있음. 근데, 누구 맘대로? 대체 왜 조선이 내재적인 발전을 거쳐 근대화로 향해가고 있었고, 자본주의의 맹아를 품고 있었다고 그러는데? 그건 역사가들이 자신들이 현재 갖고 있는 가치, 즉 자본주의와 근대화가 좋은 것, 보다 발전된 것, 보다 진화된 것이라는 식의 생각을 품고 역사를 재단하기 때문. 

 

이 관점은 구조론에서 지극히 경계하는 전형적인 '위하여' 식의 관점이 되기 쉽다. 하지만 이런 현재를 '위하여' 식의 역사해석은 대중들에겐 인기가 좋은 편이다. 대표적으로, 남인을 진보세력으로 노론을 보수꼴통으로 포지셔닝해 현재의 정치구도와 맞물려 독자들의 인기를 사는 이덕일류가 여기에 해당. 현재주의의 매력은 시대의 방향성과 가치와 일치할 때 대중들의 역사에 대한 관심을 폭발적으로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 있음. 현재주의가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나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보조적인 역할, 현재를 사는 대중과 역사의 소통의 창구가 되는 수준에 그쳐야 함.  

 

역사주의: "현대적 가치를 과거에 강요하는 것을 피하려고 노력하여 과거를 위해 과거를 연구한다." 한마디로 역사의 결에 따라 역사를 연구하겠다는 관점. 역사가의 주관적 관점을 배제하고 출발한다는 점에서 일단 합격. 되도록 과거 사건을 과거의 정치, 사회, 문화적 배경과 영향력, 인물들의 상호작용이라는 관점에서 살펴 봄으로써 과거를 현재의 관점에서 함부로 재단하는 폐해를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역사주의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님. 이 역시 때에 따라선 지극히 보수적인 포지셔닝이 될 수 있다는 문제가 있음. 예를 들어 과도한 역사주의, 현재주의적 관점의 보조 없이 절대적인 객관성을 주장하는 역사주의는 역사가의 자유로운 사료 선택과 해석을 가로막으며, 특히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역사를 관통하며 흐르는 역사의 연속성과 방향성을 탐구하려면, 과거에 쏜 화살이 현재까지도 여전히 날아가고 있다는 인식의 뒷받침이 없는 역사주의는 그야말로 과거만을 '위한' 역사가 되기 쉽다. 예를 들어, 조선시대 복식사에 대해 연구한다고 치자. 하지만 이런 역사는 자칫하면 일부 전문가들을 위한 역사로 그치기 쉽다. 이것이 현재주의적 관점에서 대중과 호흡하기 위해선 조선시대의 복식사를 통해 나타난 미의 완전성이 현재에도 어떤 식으로 구현되고 있는가, 우리에게 어떤 영감을 주는 가를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조선시대, 아니 선사시대부터 인류가 쏜 미의 화살이 지금도 여전히 우리를 관통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모든 역사는 현대사다. 왜? 지구상에 인간이 오직 단 한 명이 있었을 때에도 역사는 존재하였으며, 그때 그가 쏜 화살이 여전히 날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인류라는 공동체의 중심으로 쏜 화살이 여전히 방향성을 갖고 날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주의 vs 역사주의. 정리하자면 이 둘은 대립하는 관점이 아니다. 

역사의 화살은 여전히 날아가고 있는 중이며 역사주의는 말하자면 인류가 역사라는 화살을 쏜 시점부터 지금까지 날아온 궤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태도이고, 현재주의는 아직 활이 과녁을 적중시키지 않은만큼 사수가 눈 똑바로 뜨고 끝까지 활이 날아가는 길을 지켜보라는 태도이다. 이 둘은 연속되는 관점이며 서로를 보완하지만, 우선시되고 주가 되는 것은 역사주의이고 그에 뒤따르고 종이 되는 것이 현재주의이다. 과거의 역사는 우선 과거의 역사 그 자체의 결을 존중해야 하며, 이를 현재를 '위한' 역사로 만들어선 안 된다. 하지만 우리가 지향하는 역사는 박제가 아니며, 지금 우리의 현재와 함께 살아숨쉬는 역사이다.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고 어디를 향해가는지 알려주는 역사이다. 이를 위해선 역사주의와 현재주의 둘 다 우리에게 필요하다. 



 




[레벨:15]오세

2012.01.27 (00:11:03)

전송됨 : 트위터

절대어 상대어를 적용해보면, 

역사에 대한 관점은 오직 역사주의 하나이며, 여기에 대칭개념을 적용하면

역사주의라는 축에 현재주의와 과거주의의 대칭이 성립하는구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2.01.27 (00:59:58)

모든 역사는 진보사이며 보수사는 없소.

이덕일이 헛소리 하는 이유는 물론 꼴통이기 때문이지만

고조선부터 지금까지 관통하는 하나의 맥락을 꿰뚫어보지 못하기 때문이오.

신라는 신라, 고려는 고려, 조선은 조선 하는 식으로 보면 착각이오.

신라왕족이 고려귀족이고 조선양반으로 계속 이어지오.

그 쏘아진 화살은 지금도 계속 날아가고 있소.

 

현재의 기준으로 과거를 재단해도 안 되지만

과거에는 과거의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다는 식으로 접근해도 좋지 않소.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 아니고 진보의 기록이오.

현재 일본을 끌어들인 친일파가 잘못이듯이 과거 당나라군대를 끌어들인 것도 잘못이오.

 

하여간 우리 역사의 최악의 군주는 광해군이오.

조총이라는 신무기가 세종대왕 손에 쥐어졌다면 프랑스까지 정복했을 것이오.

광해군이 조총이라는 최신무기로 정복한 면적. - 0 세제곱센티미터.

조총은 당시 서양의 어떤 무기보다 우수했소.

 

막강한 신무기가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뼘의 면적도 정복하지 못한 해괴한 사례-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가

 

단 한번 세계사에 등장하는데

그 엄청난 사태의 주인공이 바로 광해군이오.

 

이 인간은 세계사적 희귀종이오.

신무기만 있다고 다 되는게 아니고 전투를 벌여 실전경험을 쌓아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인조도 멍청하지만 광해군이 먼저 조져놓았소.

청나라가 일어서는데 십만대군을 양성하기는 커녕 나라 팔아먹을 궁리나 하고 있다니.

 

역사를 눈꼽만큼이라도 안다면

정복 아니면 항복이 있을 뿐 강화는 없다는 거.

 

중간에서 눈치보고 이기는 편에 붙는 입맛대로 짜장면은 없다는거

이런 기초상식도 없는 개쌍놈과는 역사를 논하면 안되오.

 

광해군의 수작이 잠시 먹혀서 청이 조선을 치지 않았다 해도 결국은 먹히게 되어 있소.

바보냐?

 

징기스칸이 휴전제의하면 정복을 늦춰주냐?

몽고도 처음에는 고려와 강화를 했소.

 

근데 왜 쳐들어왔지?

청나라는 바보라서 몽고와 다르다구?

 

이런 개소리 하는 정신병자는

구한말에 일본과 친하면

 

일본이 조선을 침략하지 않는다고 떠드는 이완용이오.

일본과 조선은 친해서 강화도조약을 맺었는데 그래서 일본이 조선을 봐줬소?

 

미친 새끼들.

광해군이 청나라와 안 싸우고 눈치를 본다고

 

청나라가 중국을 다 먹고 바다 건너 대만까지 쳐들어 가면서 조선을 봐줘?

티벳까지 쳐들어가면서 조선을 봐줘?

 

아 물론 한 3년은 봐주겠지.

3년 후엔?

 

싸워보고 먹힌 넘은 나중에라도 발언권이 있지만

그냥 알아서 나라를 가져다 바친 넘은 백년동안 후유증을 앓소.

 

당나라-신라는 치지 않겠다. 결국 쳐들어옴. 매소성에서 물리침. 북에서 발해가 일어나는 덕에 살은 거.

몽고-고려는 치지 않겠다. 결국 쳐들어옴.

일본-조선은 먹지 않겠다. 조약맺자. 결국 침략.

청나라-명은 치지 않겠다. 이자성 핑계로 침략, 남쪽의 3번은 치지 않겠다.

결국 강남 전체를 장악, 부족해서 대만, 티벳, 위구르까지 침략.

히틀러-독소불가침 조약, 그러나 침략.

히데요시-명나라 간다 길만 비켜다오. 당연히 침략.

 

인류 역사상 침략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지켜진 바는 한 차례도 없음.

남는 장사가 안 되니까 안 치는 거지.

징기스칸이 상대방의 배신과 약속불이행에 분노하여 침략했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

침략하지 않겠다고 누누이 약속해놓고 트집이 잡힐때까지 괴롭힘. 결국 침략.

심지어는 침략할 빌미를 주지 않아서 기분나쁘다고 침략.

 

청이 조선을 친 이유는 청나라 내부의 왕족간 갈등 때문이오.

당시 먼저 조선을 끼는 자가 누르하치 후계자 경쟁에서 유리했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 조성된 거.

그러므로  침략은 시간문제일 뿐 백퍼센트 확실한 거.

 

청나라와 강화? 청나라 누구하고?

당시 실력자 도르곤과 여러 반대파 중에 누구와 강화를 해?

이쪽과 손잡으면 저쪽이 치고 저쪽과 손잡으면 이쪽이 치는 판임.

당시 청은 하나의 확고한 실체가 아니라 여러 맹수들의 집합체였음.

 

그걸 모르는 꼴통들은 역사를 논할 자격이 없음.

광해군이 먼저 군사를 길러서 조총으로 선제대응을 했다면 승산이 있었음.

프랑스 까지 정복은 가능하고 영국은 몰것음.

[레벨:12]부하지하

2012.01.27 (23:32:37)

전송됨 : 페이스북
구조론으로 본다는 것은.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구조론 매월 1만원 정기 후원 회원 모집 image 29 오리 2020-06-05 80416
1895 류현진과 정현욱의 차이 3 눈내리는 마을 2009-03-18 6293
1894 에디슨과 잡스의 천재성 image 1 김동렬 2013-12-18 6274
1893 혜민을 특별히 베려하는 이유 9 김동렬 2016-02-23 6259
1892 양영순도 세계진출? image 3 김동렬 2012-12-26 6243
1891 인터넷, 인류 진보. ░담 2009-07-27 6230
1890 president = 대통령 ? image 4 조영민 2010-05-08 6221
1889 검파형 암각화의 비밀 image 1 김동렬 2015-11-04 6217
1888 동이 트다? 2 김동렬 2015-08-15 6199
1887 맞다고 생각하시오? 11 김동렬 2013-07-31 6197
1886 책. 3 아제 2010-07-31 6191
1885 사람무늬 그리고 구조론., 5 오세 2010-08-26 6183
1884 말이 참 많다 1 필부 2008-08-23 6178
1883 노무현은 아직도 할 일이 많다. 4 양을 쫓는 모험 2009-04-30 6169
1882 최상급의 칭찬은 인간의 존엄에 대한 모독이다(마음의 구조 리뷰) 5 오세 2011-02-21 6168
1881 토요일 구조론 연구모임 공지입니다. image 3 김동렬 2010-05-28 6158
1880 벌인척 하는 벌레 image 4 김동렬 2012-04-16 6152
1879 구조를 보라, 얼마나 할까 ░담 2010-06-04 6152
» 구조론으로 본 역사관 1. 현재주의 vs 역사주의 3 오세 2012-01-26 6149
1877 구조론적인 사고법 3 김동렬 2009-07-29 6143
1876 예술이란 무엇인가? image 2 양을 쫓는 모험 2009-08-28 6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