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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455 vote 0 2021.08.19 (18:37:36)


    인간들은 어떻게든 애를 먹인다. 왜 애를 먹일까? 애를 먹이려고 애를 먹이는 것이다. 어떤 때는 그것을 순순히 받아들인다. 쌍팔년도 시절에는 고참이 엉덩이로 밤송이를 까라고 해도 이등병은 군말 없이 깠다. 왜 그랬을까? 그때는 인간이 너무 많았고 다들 못 먹었다.


    살아남아야 했던 것이다. 인간들은 탁월한 적응력을 발휘하는 것이었다. 이등병들은 군말 없이 고참들의 군화를 닦았다. '군 생활에 잘 적응해서 인정받아야지.'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었다. 며느리들도 열심히 설거지하고 제사상을 차렸다. 명절증후군? 그런거 없다. 


    동서들 간에 경쟁이 치열했다. 시어머니는 왕노릇을 했다. '나도 얼른 아들 셋 낳고 시어머니 노릇 해야지.' 불만은 없었다. 인간은 환경에 적응하는 동물이다. 교도소에 가둬놔도 잘 산다. 김유식 자서전을 보면 알 수 있다. 깜방살이 신났다. 문제는 환경이 변한 것이다.


    다른 게임이 벌어진다. 그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얼굴이 예쁘장한 남자 배구선수가 악플에 시달리는 모양이다. 눈화장을 했다느니 게이라느니 하는 모양이다. 그 선수가 잘못한 것은 없다. 당연히 악플러가 잘못한 거다. 이런 일은 갈수록 늘어난다. 왜 이렇게 되는가? 


    왕년에는 고통전담제였다. 고통은 노예의 몫, 고통은 이등병의 몫, 고통은 막내의 몫, 고통은 며느리의 몫, 고통은 성소수자의 몫, 고통은 장애인의 몫. 너 하나만 고생하면 모두가 편안해. 그런데 말이다. 그걸 당연한 일로 받아들인다. 이등병들은 고생해도 견뎌냈다.


    사회는 변하고 있고 또 변해야 한다. 구조론에서 말하는 기세의 원리다. 톱니가 서로 맞물려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서로 애를 먹이는 것이다. 먹고살 만해지니까 다른 방법으로 애를 먹인다. 서로 맞물려 돌아가야 하는 톱니들의 간격이 느슨해져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옛날에는 배고픔이 간격을 조였다. 집이 작아서 옹기종기 모여 있을 수 밖에. 동네 사람은 다 아는 사람이이었다. 배가 부르고 집이 커졌다. 간격이 벌어졌다. 아파트에 살면서 서로 모른다. 이웃과 멀어졌다. 애를 먹인다. 간격을 좁히라는 유전자의 명령이 떨어졌다.


    잘 나가는 나라는 기술이 변한다. 신제품이 변한다. 패션이 변한다. 그리고 인간들은 기술의 변화, 제품의 변화, 유행의 변화를 잘도 받아들인다. 신기하다. 매일 신곡이 나오네. 짜증나잖아. 최신 게임 좀 그만 깔으라고. 국회는 법 좀 고치지 말라고. 유행 바꾸지 말라고. 


    옷을 샀으면 10년은 입어야 되는데 매년 유행이 바뀌니 낭비가 심하잖아. 신문도 찍지 말라고. 변화가 없으면 참 좋은데 변한다. 인간은 어떻게든 애를 먹인다. 이는 사회의 작동방식이다. 신제품, 신기술, 신소식에 의한 변화는 인간이 잘 받아들여 간격이 좁혀진다.


    풍선효과 나와준다. 이쪽에서 좁혀지면 저쪽에서 벌어진다. 인간은 스마트로 좁히고, 인터넷으로 좁히고, 온라인으로 좁혀졌다. 그만큼 시댁과 멀어지고 이웃과 멀어졌다. 간격은 재조정 된다. 성소수자 문제, 다문화 문제도 게임처럼 작동한다. 젊은이는 받아들인다.


    최신 게임을 섭렵하듯이 성소수자, 다문화, 성차별 문제에 적응하는 인간도 있다. 그 방법이 간격을 좁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도처에서 더 벌어진다. 정동에는 반동이 있다. 배구선수를 공격하는 사람도 문제지만 피해자도 이게 피해갈 수 없는 추세임을 알아야 한다.


    갈수록 힘들어진다. 올리버 샘이 괜히 근육을 키우는게 아니다. 텍사스에서 남자가 엉덩이를 보전하려면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비 오는 날 우산도 못 쓴다. '남자가 어떻게 우산을 쓰냐?' '너 게이냐?' 이런다. 성소수자가 인권을 누리고 다수자가 애먹는다. 


    완전한 평등? 모두가 개고생 한다. 그런데 문명은 그 길로 간다. 간격좁히기다. 성적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서 더 많은 커밍아웃과 더 많은 당당한 게이들과 더 많은 자유로운 레즈비언과 더 많은 마초들이 자유경쟁 하면? 평범한 당신이 피해자가 된다. 난 가만 있었는데? 


    난 잘못이 없는데? 게이도 아니고 마초도 아닌 당신이 애를 먹는다. 왜? 애를 먹이려고 애를 먹이니까.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이렇게 간다. 왜냐고? 문화는 전쟁이다. 전쟁은 원래 애먹이려고 하는 짓이다. 후진국은 사농공상, 카스트, 성차별, 신분차별 고통전담.


    선진국은 만인이 고르게 애먹는다. 애먹이기 총량 보존의 법칙? 천만에. 애먹이기 총량 증대의 법칙이 정답이다. 온갖 트집을 잡아서 더 많은 애를 먹인다. 그것을 문명이라고 부르는 자신을 발견하고 당황하게 된다. 내가 이러려고 나무에서 내려와서 인간이 되었나?


    차라리 원숭이 시절이 좋았어.


    https://news.v.daum.net/v/20210819152350253


    아프간 난민은 환대가 맞다. 정의당의 존재 이유다. 바른말 하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 우리가 아직 선진국이 못되어서 현실적으로 난민을 못 받는 것이다. 문제는 외부에 퍼주다가 대선에서 진다는 거. 그런 것은 정치인들이 걱정할 일. 지식인은 바른말만 하면 되고.


    정치인의 판단과 지식인의 판단은 다른 것. 각자 자기 할 일 하는 것이고. 난민 받기 싫으면 애를 더 만들든가. 영토를 넓혀서 살기 좋은 동네로 만들면 다들 여유가 있어서 난민을 받자고 하겠지만. 언젠가는 한국인이 바뀌어야 한다. 지식인은 미리 말을 해둬야 한다.


    우리가 이런 부분을 토론함에 있어서 여유가 있어야 한다. 심리적으로 쫓기면서 초췌해져 있는 자신의 몰골을 돌아봐야 한다. 다들 악에 받쳐 있고 눈에 핏발이 서 있다. 우리가 왜 이렇게 망가졌냐? 마음까지 선진국이 되려면 멀었다. 최소 30년은 흘러야 양반이 될 듯.


    진중권의 문제는 점잖은 지식인의 말하기 방법이 아니라, 너죽고 나죽기로 악다구니 퍼붓는 정치인의 맞대응 기술을 구사하는 부분이다. 황교익처럼 말하면 안 된다. 학자가 학자다워야지. 젊은이와 대화할 때는 30년 후를 상정하고 미리 말해두는 점을 드러내야 한다.


    다들 눈에 핏발이 서 있다. 악에 받쳐 있다. 30년 후에도 이러고 살 터인가? 일진일퇴 공방을 벌이며 상대방 면전에 한 방 먹이고 야호 신난다 하는 초딩식 말꼬리 잡기 기술을 구사하는게 병폐다. 지식인의 임무는 사람들 애먹여서 상호작용을 증대시키는 방법으로.


    집단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거라는 본질을 모르고 시험문제 정답 맞추기로 착각하는 거. 정답은 없다. 그저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옳고 그름의 판단이 아니라 상호작용 총량증대로 간다. 아프간사람이 들어와야 더 말이 많고 더 시끄러워지고 상호작용이 늘어난다.


    물론 한국은 영토가 좁아서 현실적으로 안 되겠지만 지구 온난화로 시베리아가 살만해지면 그쪽으로 보내면 되고. 지식인은 인류의 대표자 관점으로 말하므로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잊어먹고 유럽인이나 미국인처럼 말하는 것이다. 그래야 지식인 대접을 받지.


[레벨:10]dksnow

2021.08.19 (23:31:19)

https://www.index.go.kr/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1428


2008년도니까, 70년대말80년대 초 가임기 여성들은 어느정도 출산했지만, 2019년도 80년대말 90년대초 가임기여성들은 절반가까이 출산을 포기한겁니다.


정의당은, 정치적 올바름으로 난민 수용을 말하지 말고, 이런 수준의인구붕괴라면, 국가 시스템이 무너진다는 차원에서 말을 해야합니다. 젊은 정의당이 정치적 올바름 이야기할수 있지만, 심상정 정도의 중진들은 국가 시스템 관점에서 이야기해야합니다.


한중일이 뜨고 있는 지금, 한국은 포텐셜이 있으며, 이제는, 이민정책을 다시 짜야하는 시점이고, 민주당은 욕을 먹더라도, 인구정책에 이민을 넣어야합니다. 이민은, 박사 (이에 준하는)급이상의 지식인층과, 난민 인도주의 관점, 그리고, 이슬람을 믿더라도, 히잡을 고수한다든지, 한국 문화에 들어올 단계와 교육에 대한 내용도 담아야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21.08.20 (09:10:47)

애를 먹이려고 애를 먹인다는 본질을 이해해야 합니다.

지식인의 임무는 민중들을 애먹이는 것입니다.

쉬운 길 놔두고 어렵게 가는 것입니다.

실용 놔두고 합리로 가는 것입니다.

문제해결의 관점이 아니라 문제출제의 관점입니다.

공식대로 안 풀고 다른 방법으로 풀면 정답이라도 영점 처리합니다. 

우리는 어떻게든 국민을 애먹이려고 기를 쓰고 공부하지 않았다는 말인가? 

이런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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