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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838 vote 0 2021.08.10 (13:21:55)

https://news.v.daum.net/v/20210810093033657


    전두환은 사과할 것도 없고, 용서할 것도 없고, 잘못한 것도 없고, 영혼도 없고, 뇌도 없고, 인간도 아니다. 용서타령, 사죄타령은 무슨. 얼어 죽을! 신파극 찍을 일 있나? 신파극을 찍어도 하필이면 전두환 가지고 신파를 찍냐? 무려 21세기다. 쿨하게 가자는 거다. 


    뾰족한 돌은 쓸모가 있다. 날을 세워서 쓴다. 모난 돌은 깨뜨린다. 전두환은 그때 그 시절 누군가에게 쓸모있는 돌멩이였고 지금은 버려진 돌멩이다. 박정희 시절에 줄을 잘 대서 한몫 잡은 자들에게는 몫을 지켜줄 개가 필요했고 마침 전두환이 거기 있었다.


    재벌과 기득권과 미국이 전두환을 필요로 했다. 그들에게 전두환은 쓸모있는 돌멩이였다. 전두환이 뭘 잘못했지? 전두환은 후배들에게 인기 있는 군인이었다. 후배 군인들은 전두환 집에 들러서 자고 가기도 하고 택시비를 얻어가기도 했다. 이순자는 밥해댔다.


    문제는 후배들이 나름 똑똑한 군인들이었다는 점이다. 허삼수, 허화평같이 많이 배운 엘리트 군인들에게는 동네 바보형 같은 전두환이 필요했던 것이다. 왜냐하면 엘리트들은 얌전을 떠느라 서로 눈치를 보므로 총대를 메고 앞장서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못 배운 바보형 전두환에게 엘리트 후배는 천군만마다. 전두환은 돈 없고, 비위 약하고, 낯을 가리고, 수줍음 타는 엘리트 후배 군인들을 휘어잡고 왕초 노릇을 했다. 야들아! 술집에 가자. 술값은 내가 쏜다. 형만 믿어. 엘리트 군인들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바보형을 잘 이용하면 총알받이로 쓸 수 있겠어. 잘못되면 형님이 죽고 잘 되면 우리가 출세하고. 멋지잖아. 젊고 야심에 찬 샌님군인들에게 전두환은 완벽하게 상성이 맞는 것이다. 똑똑한 선배는 피곤하다. 이리 재고 저리 재며 의심하고 간을 보고 경계한다.


    전두환 이 돌멩이는 거침없다. 호탕하다. 똑똑한 후배들의 머리와 동네바보 형의 무대뽀가 결합하면 환상의 조합. 노태우는 옆에서 거들 뿐. 전두환은 그들이 하라는 대로 했다. 박정희는 고졸 학력이고, 전두환은 사실 공중(공고도 아니고 공업중학교) 출신이었다.


    어쩌다 육사 나왔지만 공중출신 본질은 속일 수 없다. 그는 미국이 하라는 대로 했고, 재벌이 하라는 대로 했고, 기득권이 하자는 대로 했고, 똑똑한 후배들이 하라는 대로 했다. 그럼 미국이, 재벌이, 기득권이, 후배들이 다 바보고 등신이라서 나를 부추긴 것이냐? 


    내가 뭘 잘못했지? 그땐 상황이 그랬어. 그리고 지금은 내 신세가 이래. 막 이래. 똠방각하가 똠방똠방 다니다가, 똠방똠방 출세하고, 똠방똠방 백담사 가고, 똠방똠방 감옥도 가고, 똠방똠방 재판정 끌려오고. 문제는 윤석열이야, 밥통들아. 전두환 2가 문제라구. 


    윤석열은 검사답지 않은 검사다. 검사들은 책만 판 샌님이라서 놀 줄 모른다. 여자 밝히고 술 잘 먹는 윤석열은 보통 검사들과 달라서 거침없는 술집행보. 동네바보 형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전두환이 그랬듯이 돈 없는 후배 검사들 거둬주고 먹여주고 보스 놀이.


    옛날에 개그맨 중에도 이런 식으로 보스놀이 하는 자가 많았지. 잼있는 점은 실제로 조폭개그를 했다는 거. 그런 넘이 나중에는 후배들 끌어모아 기획사를 차렸다가 쫄딱 망하곤 했지. 오지랖 윤석열에게도 정신적으로 의지하는 추종자 검사가 많이 생겨났어.


    검사들이 사소한 문제로 끙끙거리며 의사결정 못하는데 윤석열은 대범하게 언론플레이, 대범하게 폭탄주 말고, 대범하게 재벌 제압하고, 대범하게 여자 후리고, 대범하게 장모 뒷배 봐주고, 대범하게 조중동 사장 만나고, 한마디로 그 바닥을 완전 휘어잡아. 


    검사들이 다들 샌님이라서 정반대인 조폭두목 캐릭터에 넘어간 것. 소심해서 술집도 못 가는 검사들이 윤석열을 따라 룸살롱 드나들고 재벌과 인사 트고 그런 그림. 윤석열이 기고만장 전두환 행동을 했던 것. 윤석열은 그러나 밑바닥 진짜 사회를 경험한 적 없어.


    그는 언제나 갑이었고 갑질했으며 을이 되어본 적이 없음. 소심한 검사들에게 갑질 노하우 전수하고 거침없는 갑질대마왕으로 존경받은 것. 그때 그 시절 사회가 그랬어. 전방위로 조폭문화가 판을 쳤어. 어떤 개그맨은 무려 20명을 자기 집에서 합숙을 시켰어.


    그 정도면 아주 여관방이잖아. 부인은 밥을 해대기 바빴지. 이순자도 마찬가지로 군인들에게 밥해대기 바빴지. 순자 왈 열심히 밥해대서 청와대까지 왔는데 뭐가 잘못된 거야? 니들도 나처럼 밥해댔냐? 그냥 일이 그렇게 된 거다. 왜? 사회가 그렇게 변했으니깐.


    소인배는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무의식의 명령을 따른다. 잘못했다, 사과하마, 용서하마 하는 말은 도리를 아는 인간들에게 해당되는 것. 무지렁이 짐승들. 굴러다니는 돌멩이들. 밥해대는 아짐들. 그들은 잘못도 없고 잘한 것도 없다. 그냥 상황이 그랬다.


    죄 많은 재용이 동생은 출소 날짜 받았는데 죄 없는 석기형은 왜 여태 감옥에 앉아 있냐? 그냥 상황이 그렇게 된 것이다. 정은이가 계속 간첩을 보내니까 자생적 간첩은 감옥에 들어앉게 된다. 석기는 억울하면 정은이한테 전화해 봐. 세상은 그냥 그렇게 된다.


    운명의 수레바퀴를 돌멩이는 피할 수 없다. 착한 돌멩이나, 사죄하는 돌멩이나, 나쁜 돌멩이나, 용서받는 돌멩이는 없다. 돌은 그냥 굴러다닐 뿐이다. 그러다가 지나가는 수레바퀴에 치여서 대가리가 깨지기도 하고. 하여간 돌멩이는 대로를 피해 있는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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