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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034 vote 0 2021.11.03 (13:02:48)

     https://news.v.daum.net/v/20211102090118390


    환빠들이 워낙 개소리를 해대서 무슨 말을 할 수가 없다. 민족이라는 것은 근대의 관념이다. 누구든 징기스칸에 복종하면 몽골울루스가 되는 것이며 흉노선우 묵돌에 복종하기만 하면 흉노가 되는 것이다. 백인 흉노도 있고, 황인 흉노도 있고, 민족구성이 다양하다.


    우리는 민족이 혈통으로 고정되어 있다고 믿지만 유태인과 집시 정도가 그렇고 유목민 세계에 민족 갈아타기는 흔한 것이었다. 중국 한족은 수백 개 민족이 모인 것이다. 무수히 민족을 갈아탄 것이다. 강남인, 강북인, 사천인, 동북인은 일단 유전자가 확연하게 다르다. 


    핏줄과 언어와 관습으로 민족을 구분하는 것은 현대인의 관점이다. 고대사회에는 전쟁이 중요한 것이며 군사적으로 충돌하면 무슨 종족 하고 이름이 붙는다. 오량카이는 몽골족의 한 갈래인데 명나라 학자들이 북쪽에 살면 다 오랑캐라 불렀다. 죄다 오랑캐가 되었다.


    서구인들은 동쪽에 살면 다 타타르라고 불렀다. 타타르는 징기스칸이 완전히 씨를 말려서 멸종시켰는데? 중국인들은 산동반도 사람을 동이라 불렀고, 고구려는 신라를 동이라 불렀고, 일본인들은 후쿠시마를 동이라고 불렀다. 그런 이름은 제멋대로 돌아다니는 것이다.


    우리민족이 동이족이라고? 근거없는 괴설이다. 일부 환빠들은 거란족 야율아보기의 아보기를 아버지라고 해석하는 모양이다. 아버지를 아빠라고 부르는 인구는 전 세계에 30억쯤 있다. 해외여행 하다가 아빠, 엄마라는 말을 듣고 깜짝 놀라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히브리어와 우리말에도 공통어휘가 몇 있는 모양인데 히브리어 좀 배웠다가 우리민족이 히브리족이라고 우기는 목사도 있었다. 중국은 아비 부를 쓰는데 꼬마가 아버지를 부를 때는 앞에 아~를 붙인다. 홍콩영화 보면 안다. 이연걸.. 아걸, 주성치.. 아치, 주윤발.. 아발. 


    이렇게 다들 아큐가 되는 것이다. 우리가 '철아' 하고 아를 붙여 부르듯이 앞에 붙이는 말이다. 어미 모 앞에 아를 붙여서 발음하면 우리 귀에는 엄마로 들린다. 이런 것은 세계적으로 비슷하다. 어원을 연구해 보면 중국어, 영어와 많은 단어를 교환했음을 알 수 있다. 


    영어, 인도유럽어가 원래 인도에서 건너갔기 때문에 지리적으로 가깝다. 여성형 어미 니는 어머니, 언니, 비구니에만 붙는게 아니다. 녀女가 곧 니다. 아테네, 헬레네, 아네모네, 퀸에 붙는 네 혹은 N은 철수네, 영희네의 네와 같다. 하나, 둘, 셋이 원, 투, 쓰리와 똑같다.


    옛날에는 삼진법을 썼으므로 넷, 다섯, 여섯은 한셋, 둘셋, 셋셋이 바뀐 것임을 알아차릴 수 있다. 일곱, 여덟, 아홉은 열에서 열셋빼, 열둘빼, 열한빼로 빼는 것이다. 옛날에는 아홉을 아호베라 불렀다. 3, 4, 5, 6에는 끝에 시옷이 붙고 7, 8, 9에는 끝에 비읍이 붙는다. 


    이런 것은 흔적이 남아서 집요하게 따라다닌다. 어원을 연구해보면 꽤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징기스칸의 징기스는 투르크어로 바다Deňiz라는 뜻이다. 그런데 몽골에는 바다가 없다. 제국의 위엄을 과시하려면 이름을 되도록 먼곳에서 주워와야 폼이 난다고 여기는 것이다. 


    바다가 있는 데까지 다 내 땅이다. 캬캬캬. 왕과 관련한 이름은 꽤 멀리 간다. 무굴은 몽골도 아니면서 몽골이라고 우긴다. 티무르도 마찬가지. 사돈의 팔촌까지 뒤져서 연고를 만들어낸다. 러시아의 짜르는 카이사르와 아무 관계도 없는데 멋대로 카이사르를 참칭한다. 


    벨로루시는 백러시아다. 서쪽의 러시아라는 뜻이다. 백은 몽골의 오방색으로 서쪽인데 몽골의 지배를 받던 관습을 아직 버리지 못한 것이다. 도대체 몽골에서 벨로루시까지 거리가 얼마냐고. 물경 5200킬로. 있어보이려고 눈꼽만한 근거라도 있으면 가져다 붙이는 거다.


    청나라가 신라의 후예라고 주장하는 것이 그렇다. 누르하치도 임진왜란 때 조상의 나라 조선에 군대를 보내 일본과 싸우겠다고 제안한 적이 있다. 족보세탁인데 금나라의 금이라는 국명 자체가 신라김씨와 연결시키려는 의도에서 나왔다는 설이 있다. 다른 설도 물론 있고.


    신라인은 자기네가 흉노에서 왔다고 금석문에 기록해놓고 있다. 왕족 일부가 온 거다. 실낱같은 연결을 과장하거나 실제로 연고가 있거나 둘 중 하나다. 완안함보의 보는 신라에 많은 이사부 거칠부의 부와 같은데 뚱보, 곰보, 먹보, 깐부, 흥부, 놀부의 부 혹은 보와 같다.


    흉노선우 묵돌의 이름에서 바야토르라는 말이 나왔고 그게 울란바토르의 바토르다. 바토르를 용사라고 번역하지만 그냥 묵돌에서 나온 이름이다. 몽골에는 바토르가 널려 있다. 용사의 나라? 이상하잖아. 용사라는 의미는 후대에 부여된 것이고 바토르는 고유명사다.


    묵돌의 아버지는 투멘 혹은 두만인데 부여와 고구려의 건국자가 이름이 같아서 많은 혼란을 야기한다. 동명왕, 추모왕, 도모왕, 주몽 등으로 표기되지만 모두 투멘에서 나온 이름으로 봐야 한다. 투멘을 만인장으로 해설하는 것은 역시 후대에 부여된 의미다. 견강부회.


    동명이라는 말은 근사한 한자를 갖다붙인 것이고 추모가 맞다. 광개토대왕비를 믿어야 한다. 추는 원래 투로 발음한다. 츄리닝은 트레이닝이고, 츄레라는 트레일러고, 천산산맥은 텐산산맥일고 천은 텬이다. 추모왕은 투모왕이다. 투멘은 보통 만호장이라고 번역한다.


    부하가 만 명이면 고구려든 부여든 건국할 수 있다. 투멘은 유목민 세계의 유행어다. 잘나가는 사람은 대개 투멘을 자처했다. 징기스는 바다, 바토르는 용사, 투멘은 만호라는 해석은 후대의 견강부회고 고유명사로 봐야 한다. 몽골에는 투멘과 바토르가 널려있다. 


    사냥할 때 신호용 활을 먼저 쏘는 사람이 투멘이다. 만호장이면 게르가 만 개인데 국가 하나를 일컫는다. 징기스칸의 후손 다얀 칸은 몽골을 여섯 개의 만호로 나누었다. 만호당 국가 한 개를 인정해서 여섯 개의 국가가 모인 제국을 만든 것이다.


    부여의 창업자나 고구려의 창업자나 공통적으로 국가 하나를 떠맡았으며 국가 하나는 게르 1만 개 곧 만호장이며 투멘이다. 일상용어는 민족마다 다르지만 왕과 관련된 용어는 널리 퍼진다. 마마 하는 궁중용어도 알고보면 중국어다. 외국에서 가져오는 것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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