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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0369 vote 0 2012.05.18 (00:55:59)


구조의 작동은 마이너스 방향으로 가고
개체의 생장은 플러스로 방향으로 가며
이 둘이 모순된다는 것이 구조의 딜렘마다.

이 모순은 하느님도 해결할 수 없다.
그러나 반대로 진화와 발전의 촉진제가 된다.
모든 발전하고 성장하는 조직은 이러한 모순을 적극 활용한다.
그 방법은 꼼수를 쓰는 것이며 꼼수에 의한 임시봉합은 불완전하므로
새로운 붕괴를 야기하고 또다른 꼼수가 동원되며 이러한 패턴을 반복하는 것으로
생명은 진화하고 자본은 팽창하고 국가는 발전한다.
그러므로 진화된 생물, 팽창된 자본, 발전한 국가는 모두 나쁜 짓을 많이 했다.
영국이 신사의 나라가 된 것은 워낙 거짓말을 많이 하다 보니
신사인척 해야만 하는 니드가 생겼기 때문이다.
신사가 아니면 안 되는 사정이 대두된 것이다.
프랑스가 예술의 나라인 것도 마찬가지다.
부르조아 시대에 예술이 아니면 수습이 안될 정도로 나라가 막나갔던 것이다.
급성장과 침략과 발전이 모순과 혼란을 낳고 이를 수습할 의도로
신사와 예술이 요청되었다.
이는 강남의 졸부들이 무뇌를 감추고 상승된 신분을 인정받기 위해서
명품을 사들이는 것과 같다.
심지어 이들은 좌파가 운영하는 대안학교에도 관심이 많다.

겉보기 세상은 플러스로 축적되어 있다.
그러나 에너지는 마이너스로만 진행한다.
이쪽에서 마이너스 되면 저쪽에서 플러스 된다.
플러스 측은 통제될 수 없다.
생물의 생장은 벽돌을 차곡차곡 쌓는 것이 아니라
벽돌을 마구잡이로 집어던지는 식으로 일어난다.
세균이 침투하면 차근차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엄청난 항체반응의 물량공세를 퍼부어 우연히 맞을때까지 대응한다.
운좋게 하나가 맞으면 그것을 포드시스템으로 대량복제하여 해결한다.
이 과정에서 자원은 매우 낭비되고 조직은 매우 비효율이나 그딴건 상관없다.
컴퓨터로 돌리기 때문에 어차피 비용은 그다지 들지 않는다.
문제는 운이 나쁠 경우인데 결국 죽는다.
그래도 운이 좋아서 한 넘이 살아남으면 그 넘이 씨앗을 퍼뜨려서
그 방법으로 에이즈도 극복한다.

생물의 진화는 마구잡이 벽돌을 던져서
운좋게 아디리가 맞아서 쌓이면 좋고 아니면 말고다.
과녁에 활을 쏘는 것과 같다.
엄청난 비합리성이다.
목조건축을 하다보면 마지막 인방은 끼울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기둥을 움직여 틈을 벌리고 망치로 치고 등등 비합리적인 방법을 쓴다.
그 때문에 끼우기 쉽게 매우 작은 돌기를 만드는데 그래도 용케 붙어있다.
목조건축의 내부를 보면 이게 버티나 싶을 정도로 위태롭다.
경복궁도 일부 춘양목 소나무가 아닌 전나무를 써서 주저앉은 기둥이 있다.
이 방법을 해소하려면 못과 경첩을 써야 한다.
이는 밖에서 개입하는 것이며 생장으로 보면 반칙이다.
생물은 입으로 먹고 항문으로 배설하며
그 안의 일은 모두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
밖에서 도와주지 않는다.

생물의 암수가 수정하는 것은 밖에서 도와주는 꼼수며 반칙이고
못과 경첩을 쓰는 것과 같다.
한옥의 명장은 이런 꼼수 인정하지 않는다.
생물은 이러한 구조의 딜렘마에 따라 스스로의 힘으로는 진화할 수 없다.
상호작용설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강력한 이론이다.
환경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즉 외부의 도움에 힘입어 진화한다.
외부에서 환경이 못과 경첩을 제공한다.

이때 단계적 점진적 진화가 아니라 강력한 진화가 단번에 일어난다.
만약 생물이 점진적으로 진화한다면
어류는 손가락 한 개
양서류는 손가락 2개
파충류는 3개
조류는 4개
포유류는 다섯 개여야 한다.

그러나 처음부터 넷이나 다섯이었으며 고래나 말은 오히려 마이너스 된다.
퇴화를 하고 있는 것이다.
과학계의 최신보고에 의하면
어류에서 양서류로 진화할 때
복잡한 조직이 단번에 발생해서 처음부터 손가락이 여러개였다.
어차피 등뼈를 비롯하여 복잡한 조직이 있기 때문에
팔과 어깨 손가락 만드는건 일도 아니다.
즉 진화는 이미 이루어진 다른 곳의 프로그램을 빼서 쓴 것이다.
어류가 팔을 진화시켜 양서류가 된게 아니라
다른 곳의 구조를 팔에다 이식한 거다.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게시판을 하룻만에 개발했는데
어떻게 그렇게 빨리 했느냐 보니까
이메일 만들던 툴을 가져다 쓴 것이다.
약간만 변형해주면 된다.
이렇듯 생물은 고도의 진화를 꼼수로 쉽게 해결한다.

모듈이론으로 보면 이런 문제는 간단히 해소된다.
유전자로 보면 한 개의 유전자만 제거해도 고도의 진화가 단번에 일어난다.
3D툴을 제작하기는 어렵지만 3D작업은 쉽다.
2D툴을 제작하기는 어렵지만 2D작업은 쉽다.
칼을 만들기는 쉽지만 칼쓰기는 어렵다.
총을 만들기는 어렵지만 총쏘기는 쉽다.
어려울수록 쉽고 쉬울수록 어렵다.
툴제작이 어렵고 운용은 쉽다.
여기서 비례식이 성립한다.

그러므로 고도의 진화는 단번에 일어난다.
갈라파고스의 핀치새는 세력전략과 생존전략 중에서 세력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환경이 양호하면 세력전략을 쓴다.
천적이 없으면 세력전략을 쓴다.
세력전략을 쓰면 외부의 환경을 잘 이용한다.
세력전략은 단일화보다 다양화를 선택한다.


1□
2□□
3□□□

1은 상부구조 3은 하부구조다.
3교체는 쉬우나 성과가 없다.
말단부라서 그다지 달라지는 것이 없다.
3교체가 쉬운 이유는 바깥이 열려있기 때문이다.
빈공간을 이용하여 쉽게 개발할 수 있다.

2교체는 어렵다.
2교체가 어려운 이유는 중간에 끼어있기 때문이다.

교체하려면 축과 대칭의 시소가 있어야 한다.
내부에서는 축과 대칭의 시소를 조달할 수 없다.
그러나 하부구조 교체는 내부에서도 가능하다.
엔진교체는 카센타 가야 하지만 바퀴교체는 그냥 내부적으로 가능하다.
뒷트렁크에서 스페어 타이어와 작키만 꺼내면 된다.

□ 축
□□ 대칭


이 구조에서 축은 교체가 불능이고 대칭만 교체가 가능하다.
축이 탑포지션인데 마이너스 원리에 따라 바텀포지션만 교체된다.

1□
2□■
3□■■에서
2가 축일 때 3이 대칭이므로 3은 내부에서 교체할 수 있다.
1은 축일 뿐 대칭이 아니므로 교체될 수 없다.

상부구조는 안정되고 하부구조는 불안정하다.
인간의 진화는 유전자가 결정하며 유전자의 상부구조는 안정되어
교체가 불능이라 잘 변하지 않으므로 진화가 잘 일어나지 않는다.
하부구조는 잘 교체되므로 진화되지만 별 의미없다.
현생인류가 1만년 전에 비해 약간 진화했지만 큰 의미없다.

그러나 외부에서 도우면 상부구조도 쉽게 교체된다.
구조론은 마이너스로 가므로 아래층만 교체되는데
외부에서 ▲가 덧씌워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a
□▲b
□□
□□□

a가 축이 되고 b가 대칭이 되면
시소가 이루어져 상부구조가 교체된다.
이는 외부에서 도운 것이며 꼼수를 쓴 것이고
종이 암수를 사용한 것이며 목수가 못과 경첩을 쓴 것이다.
모든 생물이 암컷과 수컷으로 된 것은 이 방법을 쓰기 때문이다.

이 방법을 쓰면 고도의 진화가 매우 쉽게 일어난다.
그러나 그러한 환경이 날이면 날마다 오는 엿장사가 아니므로
진화의 단계가 오지 않으면 절대 안 일어나기도 한다.
어류단계에서 포유류 단계의 비약적인 도움은 없다.
그 단계에 도달했을 때만 그 도움이 일어난다.

이 방법은 일정한 한계까지만 진행되고 더 이상은 안 일어난다.
그 외부에서 개입할 수 있는 돌기들을 이미 다 사용해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님이 되면 육감이 발달하는 식으로
이미 사용된 돌기라도 어떤 이유로 원위치 되면 외부에서 도와서 사용할 수 있다.
인간도 장님이 되면 박쥐처럼 초음파를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인간은 눈이 발달해버려서 초음파를 사용할 수 없다.
그 상부구조의 지점을 대개 소모해버린 것이다.
그래도 가능성은 열려있다.

 


 

 0.JPG

 

생물의 진화는 

외부에 지원군을 만들어놨다가

필요할때 도움받는 방법을 쓰오.


원래 종은 암컷 중심이고 

수컷은 필요할 때 쓰는 외부의 지원군이오.

필요하지 않으면 그냥 버리오.


이 방법은 상당히 낭비적이고 비효율적이나

생물은 비효율을 겁내지 않고 자원을 함부로 쓰며 과감하게 낭비를 저지르오.

지구는 넓으니까 맘놓고 쓰겠다는 식이오.

가을에 나무가 낙엽을 버리듯 아낌없이 버리오.


한국의 교육과잉도 매우 어리석고 낭비적이나 

하긴 그게 선진국이 되는 하나의 방법이긴 하오.


이는 목수가 못과 경첩을 쓰는 것처럼 이상한 방법이지만

사실 못과 경첩도 잘 쓰면 튼튼한 건물을 지을 수 있소.

전통적인 짜맞추기 방법은 그다지 튼튼하지 않소.


한옥은 지붕이 너무 무거운게 단점이오.

못과 경첩을 안 쓰므로 중력법을 써야 하는데

그 때문에 초대형 대들보를 올려서 무게로 버티는거.

그렇지만 과연 미국의 토네이도가 한옥을 이길 수 있을까?

아마 이길 수 있을 것이오.


토네이도가 미국집은 날려도 경복궁은 끄떡없소.

그래도 기왓장은 몇 장 날아갈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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