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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김동렬*
read 8577 vote 0 2012.10.21 (18:28:09)

 어제 동영상 강의를 대략 정리함

 

남자, 여자에 빗대었지만 실은 집단의 의사결정구조가 어떻게 세팅되는가에 따라서 조직이 어떻게 변하는가를 보여주려는 것이다. 기업이나 정당이나 국가에도 여자포지션과 남자포지션이 있다.

 

여자 포지션을 차지한 기업, 조직, 정당, 국가는 여자의 낳음으로 세상을 발전시키고, 남자 포지션을 차지한 기업, 조직, 정당, 국가는 남자의 성장으로 토대를 확장시키며, 두 포지션의 상호작용이야말로 인류의 진보를 견인하는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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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바퀴구조다. 여자가 바퀴축이 되어 가운데의 안방을 차지하면 사랑방의 남자와, 머리방의 자녀와, 뒷방의 부모와, 옆집의 이웃이 바퀴살을 이루며 이들은 모두 여자의 배후지가 된다.

 

이때 모든 정보가 안방의 여자를 통과하게 된다. 재롱을 부리는 자녀는 여자의 손을 거쳐 부모에게 인도된다. 남편의 월급은 여자의 손을 거쳐 자녀들에게 분배된다. 가족 내에서 유통되는 모든 정보가 여자를 거치는 과정에서 가공된다.

 

불필요한 것은 걸러지고 필요한 것은 부풀려진다. 그것이 여자의 권력이다. 여자의 스타일은 그 권력에서 나온다. 이때 남자가 여자를 건너뛰어 바로 부모와 대화하거나, 자녀가 엄마를 무시하고 바로 할머니 방을 찾으면 곤란해진다.

 

이는 바퀴축이 바퀴살을 장악하지 못한 것이다. 모든 정보와 에너지가 안방의 여자를 통과하게 세팅해야 한다. 여자는 이를 위해서 스타일을 만든다. 스타일 없이 대충하면 여자를 무시하고 정보가 건너뛴다.

 

이때 집안이 붕괴된다. 이는 모든 조직과 정당과 회사에 공통되는 권력의 법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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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의 소집단 인간은 자기 부족 표지를 강하게 나타낸다. 아마존이나 인도네시아의 정글족은 얼굴문신이나 귀걸이 장식, 입술장식으로 부족의 특징을 명확하게 나타낸다. 그런데 같은 부족 구성원 안에는 얼굴이 모두 닮았다. 이들은 근친전략을 쓴다.

 

평야의 대집단 인간은 부족의 표지가 없다. 얼굴문신도 없고 입술접시도 없고 목을 늘이는 카렌족의 고리도 없다. 대신 각자 얼굴 생김새가 조금씩 다르다. 이들은 상피전략을 써서 형제와 자신을 차별화 하려고 한다.

 

정글족은 외부인이 방문하여 식구 중에서 누가 형이고 아우인지를 확실히 구분하는 것을 불쾌하게 생각하고, 평야족은 외부인이 찾아왔을때 누가 형이고 아우인지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것을 불쾌하게 생각한다.

 

남자는 평야족에 해당한다. 전부 같은 검은양복을 입고 있다. 이는 대집단 전략이다. 대신 각자의 얼굴이 개성있게 다들 못생겼다. 이들은 타자와 동맹하여 쉽게 친구가 된다.

 

여자는 정글족에 해당한다. 여자는 전부 다른 옷을 입고 있다. 이는 소집단 전략이다. 한결같이 예쁘다. 이들은 친구간에 불화하여 왕따문제를 일으킨다. 남자는 대집단에서 포지션이 다르므로 결합하고, 여자는 소집단에서 포지션이 같아서 마찰한다.

 

남녀의 차이가 아니라 집단의 규모가 결정하는 것이다. 남자는 1만명의 군대가 대집단을 이루고, 여자는 7명만 모여도 걸그룹이 깨져서 인터넷에서 난리가 난다. 본능적으로 소집단을 이룬다.

 

남자 대집단은 유니폼이 똑같아서 구분이 안되므로 남자들은 대개 인상을 쓰고 표정을 연출하여 서로 구분한다. 여자 소집단은 옷이 다르므로 구태여 얼굴을 구분할 필요가 없어서 한결같이 미소를 짓는다. 인상을 쓰지도 않는다.

 

어떤 경우 여자도 대집단을 만들 때가 있다. 아줌마 군단이다. 아줌마들이 파마머리와 몸빼바지로 유니폼을 통일한 것은 남자집단의 획일적인 양복과 같다.

 

이런 점은 교실에서도 관측된다. 남학생들은 개나 소나 다 노스페이스를 입어서 유니폼을 통일한다. 이들은 고원 원숭이다. 반면 머리모양은 괴상하게 만들어 각자 개성을 살린다.

 

여중생들은 머리카락을 눈과 가지런하게 잘라서 얼굴생김새를 통일한다. 사진을 찍어놓으면 얼굴을 구분 못한다. 이들은 정글 원숭이다. 얼룩말의 줄무늬처럼 외부인이 자기네를 한명씩 따로 구분하여 파악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왜 인간은 원숭이와 다르게 얼굴에 털이 없을까? 왜 인간만이 원숭이와 다르게 말을 할까? 왜 인간만이 원숭이와 다르게 웃을 수 있고 울 수도 있을까? 모든 종 중에서 인간처럼 다양한 표정을 가진 동물은 없다. 이유는 딱 하나다. 인간은 대집단을 이룬 고원 원숭이의 후예였기 때문이다.

 

고원에는 나무가 없으므로 인간은 일반 원숭이와 달리 두 다리로 평지를 걸어다니게 되었다. 이들은 대집단을 이루었으므로 세력전략을 써서 타자와 동맹하려고 서로 활발히 소통했다.

 

소통의 목적으로 얼굴에서 털이 사라지고 표정이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이며 역시 소통을 위해 발달된 언어가 생겨난 것이다. 그런데 정글의 부족민은 반대로 문신을 새겨서 얼굴을 같게 만들고 언어를 다르게 하여 외부와 소통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들은 고원 원숭이가 다시 정글로 되돌아간 셈이다.

 

인도네시아 정글 부족의 언어는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전 세계의 모든 언어를 합친 숫자보다도 많다고 한다. 인구가 100명만 넘어도 다른 언어를 쓰기 때문이다. 왜? 외부세력과 서로 의사소통을 하지 않으려는 의도 때문이다.

 

외부인과 의사소통을 하는 즉 부족의 정체성을 잃는다. 그들은 세력본능을 억제하고 생존본능을 강화하였다. 그 결과 세계에서 가장 낙후한 신세가 되었다.

 

인도네시아 정글족들에게는 아직도 식인풍습이 남아있다. 식량이 부족해서 식인한다고 본다면 착각이다. 그들은 부족의 명예와 존엄을 위해 식인한다고 말한다. 사람을 먹으면 특별한 힘을 얻으며 타 부족의 존경을 받는다고 믿는다.

 

그들은 자신을 외부와 고립시킬 의도로 식인하는 것이다. 자기 영역을 침범하지 말라는 경고다. 그것이 소수파의 생존전략이다.

 

수백년 전 스페인의 어느 산골에 빈즈라는 사람과 근친혼으로 구성된 그의 부족민 40여명이 지나가는 나그네를 살해하여 식인하다가 들켜서 처형된 일이 있다. 음식이 모자라서가 아니다. 부족민의 습성이 문득 나타난 것이다.

 

마케도니아의 산악지역에도 이를 연상하게 하는 여러 악습들이 남아있다. 피가 피를 부르는 복수와 복수의 악순환이 관습으로 남아있다. 이는 모계사회의 전통으로 이어진 유전자의 명령이라 할 것이다. 식인은 아니지만 근처까지 갔다.

 

종은 위기 때 생존전략을 택한다. 위기가 지나면 세력전략을 택한다. 정글이나 산악지역은 식량이 부족하고 이동이 쉽지 않아 바닥이 좁으므로 항상 위기다. 이에 생존전략을 선택하는 것이다.

 

갈라파고스의 핀치새가 각각 부리모양을 다르게 하여 소집단을 만들어 내는 것도 이와 같은 원리로 볼 수 있다. 핀치새의 유전자가 그들이 고립된 상태임을 본능적으로 인지했다고 볼 수 있다.

 

서로 다른 두 동굴에서 발견되는 동굴생물은 서로 닮았다둘 다 눈이 퇴화하여 장님이다장님 물고기가 이 동굴에서 저 동굴까지 헤엄쳐간 것이 아니고 강에 사는 같은 종이 각각 다른 동굴로 들어갔다가 갇혀서 퇴화한 것이다동굴환경을 유전자가 인지하여 적응한 것이다핀치새도 같다.

 

생존전략과 세력전략, 근친전략과 상피전략은 동전의 양면처럼 공존해 있다. 기본적으로 여자는 생존전략이지만 그 안쪽을 들여다보면 동시에 다양한 세력전략이 작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자신이 주변적 존재임을 인식하면 생존전략을 쓰고 주체적인 존재임을 인식하면 세력전략을 쓴다.

 

여자가 생존전략을 쓰는 것은 환경이 나쁘고 자신이 고립되어 있으며 주변적인 존재임을 유전자가 인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21세기다. 환경이 나쁘지 않다. 고립되어 있지도 않다.

 

게다가 안방을 차지한 여자는 더 이상 주변적 존재가 아니다. 이때 여자는 세력전략으로 방향을 튼다. 그것은 여자 특유의 미학적 스타일 창조로 나타난다. 자기존재의 재창조다. 그리하여 위대해진다.

 

남자는 원래부터 여자의 잉여자원으로 존재하므로 기본적으로 세력전략을 쓰지만 대집단 안에서 단순반복적인 일을 하며 주변적 존재가 되어간다. 건넌방으로 밀려나서 눈치를 보면서 점점 왜소해진다.

 

남자는 스타일을 만들지 못한다. 더구나 21세기다. 이 시대에 남자의 근력보다 여자의 소통능력이 더 가치가 있다.

 

한반도의 지형적 구조는 여자다. 정치적으로는 미일북러 사이에 끼어 왜소해졌지만 문화적으로는 안방을 차지하고 건넌방의 중국과 머리방의 일본과 사랑방의 미국과 뒷방의 러시아를 감독하면서 마음껏 위세를 떨친다.

 

21세기가 한국인에게 그러한 여자의 낳음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 집밖에서는 남자가 정치로 세력전략을 쓴다.
◎ 집안에서는 여자가 문화로 세력전략을 쓴다.

 

바퀴축이 될 것인가 바퀴살이 될 것인가? 바퀴축이 여자의 안방이면 바퀴살은 남자의 사랑방이다. 바퀴축이 권력이고 바퀴살은 종속된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에너지를 바퀴축이 처리하여 바퀴살로 내보낸다.

 

팽이구조도 있다. 바퀴와 정반대다. 바퀴는 바퀴축이 바퀴살을 지배하지만 반대로 팽이는 바깥에서 채찍으로 친다. 중심이 주변보다 약하다. 이 경우 심이 약하면 구조가 붕괴되어 가족은 파탄되고 부족은 해체되고 국가는 멸망한다.

 

조선왕조는 팽이신세가 되어 미일중러의 채찍에 시달리다 와해되었다. 미일중러가 조선을 팽이로 친 것이다.

 

통합진보당의 난맥상도 팽이구조 때문이다. 내부에 축이 없고, 심이 없고, 센터가 없고 안방이 없다. 당대표가 없다. 이정희가 대표였는데 알고보니 가짜였다. 이정희는 가케무샤였던 것이다.

 

통합진보당은 이정희 가케뮤샤 때문에 바퀴축없는 바퀴가 된 것이다. 필연적으로 망가진다. 이때 외부에서의 압박이 내부를 와해시킨다. 이 경우 압박을 견뎌내면 외부의 작용이 내부의 밀도를 점차 높여서 내부에서 저절로 심을 만들어낸다. 그렇지 못하면 깨져서 당이 둘로 나눠진다.

 

밀가루반죽은 외부의 에너지가 내부로 작용한다. 외부에서 요리사가 반죽을 주무르는 것이다. 비빔밥도 이와 같다. 외부에서 숟가락이 마구 비벼서 내부를 균일하게 만든다.

 

내부가 균일해지면 심이 태어나고 안방이 태어나고 여자가 발생한다.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아무리 비벼도 균일해지지 않으면 깨진다.

 

통합진보당은 이질적인 진보계, 민노계, 참여계가 섞여서 비벼지지 않은 비빔밥처럼 내부가 불균일하다. 이때 외부에서 무지막지한 요리사의 손이 주물러서 반죽을 만들어버린다. 마구 짓이겨진다.

 

통합진보당은 지금 국민여론이라는 요리사에 의해 주물러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균일하지 않다. 충분히 비벼지지 않았다. 그러므로 심이 없다. 중심이 없다. 리더가 없다. 그러므로 낳음이 없다. 여자가 되지 못했다.

 

그러므로 대통령을 낳을 수 없다. 대선후보를 낳을 수 없다. 내부에 심이 생길때까지 더 만져주어야 한다. 계속 압박해서 밀도를 높여야 한다. 안 먹히면 당을 쪼개야 한다.

 

◎ 여자의 완전성 바퀴구조 – 내부가 균일하며 사방으로 대칭되고 바퀴축이 바퀴살을 장악한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모든 에너지가 바퀴축을 통과한 다음 사방으로 전개된다.

 

◎ 진보당 불완전 팽이구조 – 내부가 불균일하며 대칭이 없고 축이 없거나 약하고 외력이 지배하며 구조가 깨진다. 외력이 점차 강해져서 밀도가 균일해져서 임계에 도달하면 새로운 리더라는 축이 발생한다.

 

태풍처럼 내부에 심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조직이 성장한다. 이를 위해서는 심을 중심으로 대칭과 균형을 가져야 한다. 내부가 균일해야 한다. 똑같아지는 것은 아니다. 팽팽한 균형을 가지는 것이다.

 

 

P.S..
세력 안에 생존이 있고 생존 안에 세력이 있으므로 이를 함부로 단정하면 곤란하다. 정밀하게 이해해야 한다. 유전적으로 보면 남자라는 존재 자체가 여자의 세력이다. 여자 자신은 생존을 꾀하면서 잉여자원을 외부로 빼서 세력화 시켜 주변에 포진시킨 것이다. 그러므로 여자는 생존이다가 아니고 여자가 세력부분을 밖으로 빼놓은게 남자다로 이해해야 한다. 세력과 생존은 동전의 양면처럼 항상 공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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