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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120 vote 0 2021.06.25 (12:14:05)

    사물은 약하고 사건은 강하다. 처음부터 강한 것은 아니고 내부에 축과 대칭의 의사결정구조가 갖추어지면 강력해진다. 사건이 무르익어 기세를 타고 방향성을 얻으면 강하다. 이것이 많은 사람을 속이는 사건의 역설이다.


    초반의 이강극유가 고비를 넘기면 이유극강으로 바뀌어 순조로워진다. 처음에는 쇠가 물을 막지만 나중에는 물이 쇠를 자른다. 사건은 기승전결의 단계를 거치며 갈수록 강해진다. 내부에 축과 대칭의 구조가 만들어지고 동적환경에서 탄력을 받아 기세가 붙으면 밸런스가 작용하여 기울어진 축구장을 회복한다. 더 이상 꼼수와 야매와 반칙과 협잡이 먹히지 않는다. 처음에는 변칙술을 구사하는 손자병법이 이기지만 나중에는 정공법으로 가는 오자병법이 이긴다.


    문제는 사건 초기의 느슨하고 애매한 상태다. 사람들은 이 상태를 견디지 못한다. 확실하게 하려고 한다. 피아구분의 문제다. 사건 초기에 누가 우리편이고 적군인지 결정되어 있지 않다. 인간은 대칭을 걸고 싸움을 걸어 판을 키우는 방법으로 그것을 확인하려고 한다. 정치인들은 프레임을 걸고 노선투쟁을 벌인다. 종파놀음에 이념놀음이다. 우리는 이 과정에 쓸데없이 진을 뺀다.


    부자와 빈자로 가를 것인가, 경상도와 전라도로 가를 것인가, 남자와 여자로 가를 것인가, 친북과 친일로 가를 것인가, IT산업과 굴뚝산업으로 가를 것인가, 젊은이와 기성세대로 가를 것인가. 어차피 강물은 지류가 본류로 합류하여 결국 바다로 갈 것인데 쓸데없이 편가르기에 힘을 빼느라 진도를 나가지 못하고 교착되어 지지부진 하는 것이다. 지도자가 우선순위를 판단하여 큰 방향을 정해주고 난맥상을 타개해야 한다.


    사건 초기의 난맥상이 누군가의 오판 때문이 아니라 근본 에너지의 부족에 의한 혼란임을 알아야 한다. 속도를 내고 기세를 올리면 저절로 해소되는데 누구 말이 맞냐며 핏대를 세우고 싸움을 일삼는 것이다. 때로는 내가 옳더라도 양보하는 방법으로 상호작용을 증대시켜야 한다. 먼저 올바른 길을 찾고 그다음에 속도를 내는 것이 아니라 속도를 내면 핸들이 묵직해지며 차가 스스로 길을 찾아낸다. 시장이 스스로 답을 찾아낸다. 현장이 스스로 길을 개척한다. 현장으로 달려가야 한다.


    두 가지 방식의 태업이 있다. 하나는 피아구분을 위한 프레임 걸기, 종파놀음, 이념놀음, 편가르기에 골몰하여 남탓을 일삼고 속도를 내지 못하게 방해하는 행동, 둘은 이런 초기의 혼란상에 만족하고 계속 이 상태에 머무르려는 행동이다. 실력이 없는 하수들은 초반에 작용하는 요행수를 바라고 지리멸렬주의, 쇄말주의, 신변잡기주의에 매달려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고 역사의 큰 흐름을 방해한다. 한경오가 잘 하는 짓 말이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인간의 무의식이며 동물적 본능이며 호르몬의 작용이라는 점이다. 동물의 영역본능이자 서열본능이다. 일본 카레집 알바생은 음식에 이물질을 넣는다. 하인들은 커피에 침을 뱉는다. 귀족은 팁으로 무마한다. 미국인들은 믿을 수 있는 단골식당만 이용한다. 군대를 가면 신고식을 하고 소대장 길들이기를 한다. 온갖 차별과 배신이 일어나는 이유다. 우리는 문명중독에 걸려 그것이 인간의 무의식이요 본능이라는 사실을 놓친다. 못 배운 사람이 무지에 의해 차별할 뿐 자기네는 차별하지 않는다고 착각한다. 너희들이 몰라서 그러는데 성소수자는 타고 나는 거야. 전염된게 아니라구. 이렇게 사실을 알려주면 된다고 믿는다. 그러네 엘리트들도 뒤로 인맥놀음, 학벌놀음, 연고놀음, 정실놀음에 빠져 있기는 매한가지다.


    진중권의 듣보잡 논리와 일본 알바생의 이물질 투척이 정확히 같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것은 부족민의 패거리 본능이요, 동물의 영역본능이요, 똥개의 서열본능이다. 개는 영역을 순찰하며 오줌으로 표시하고 인간은 텃세로 표시하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민주당에도, 대학 강단에도, 엘리트 세계에도, 영역과 서열에 집착하는 부족민 행동, 똥개행동은 만연해 있다. 문제는 진보진영에 이러한 동물행동이 더 많다는 점이다. 보수는 돈만 보여주면 서열정리가 되는데 진보는 서열을 정할 기준이 없으므로 다들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보수는 이재용이 아무리 바보라 해도 돈만 보여주면 꺼뻑 죽는다. 진보는 명목상 서열을 부정하면서 무의식적인 서열본능 때문에 다들 물밑에서 동료를 헐뜯고 있다. 본능이라서 해결이 안 된다.


    윤리와 도덕은 쓸데없이 눈치보고, 간보고, 씨루느라 힘 빼는 소인배 짓을 삼가자는 제안이다. 그것이 공자의 대의명분이다. 서열본능, 영역본능을 극복하는게 극기복례다. 작은 사건은 큰 사건에 묻어가게 하라. 지류는 본류에 가서 합류하라. 경상도 전라도 나누어 변방에서 국지전 벌이지 말고 군자의 문명세력 대 소인배의 야만세력이 격돌하는 중앙의 전면전으로 통합하라.


    반대로 괴력난신은 애매하고 불확실한 곳에서 별도로 점방을 열어 호객행위를 하고 타인의 눈길을 끌어보려는 소인배의 관종행동이다. 그들은 큰 사건으로 옮겨가지 않으려고 한다. 전면전을 회피하고 지루하게 국지전을 반복한다. 어떻게든 사건을 교착시켜 결론이 안 나게 만든다. 되도록 판을 흐릿하게 만들려고 한다. 우연이 작용할 확률을 높인다. 사건이 다음 단계로 진행되는 것을 막는다. 운이 좌우하는 1라운드만 반복한다. 권투를 해도 1라운드는 기습 한 방이 먹힌다. 슬립다운이 자주 일어난다. 실력이 없는 자들은 행운의 한 방을 믿고 평생 1라운드 시합만 반복한다. 사소한 것만 물고 늘어지는 한경오의 지리멸렬주의, 신변잡기주의, 쇄말주의가 그러하고 김어준과 탁현민만 까면 된다고 믿는 조중동의 좀스러운 보도행태가 그러하다. 그들은 교착과 난맥상과 지지부진을 즐긴다. 거기에 주워먹을 콩고물이 있다고 믿는다.


    인간을 피곤하게 하는 대부분의 문제는 피아구분 문제이다. 우리 편이냐 적군이냐. 여기에 너무 많은 헛심을 쓴다. 회사가 잘 돌아가게 하려면 업무 매뉴얼을 만들어야 하고 사회가 잘 돌아가게 하려면 윤리와 도덕을 만들어야 한다. 인간은 대칭을 통해 의사결정한다. 우리 편이냐 적군이냐에 따라 행동이 180도로 달라진다. 문제는 모호하다는 점이다. 사건에는 주체와 객체가 있는데 그것을 알 수 없다. 편이 어떻게 갈리고 있는지 모르겠다. 전라도 대 경상도냐. 워마드 대 일베냐. 친일 대 친북이냐. 이런건 다 본질이 아니다. 문명과 야만의 싸움이 진실이다.


    내가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 어쩌면 나도 내 편이 아닐 수 있다. 정신분열증이다. 육체도 내 편이 아닐 수 있다. 마약 중독자의 경우다. 호르몬이 나를 방해한다. 도무지 나라는 것은 무엇인가? 영혼? 마음? 정신? 이성? 다 거짓이다. 나는 의사결정의 주체다. 내가 올라탄 사건 속에 내가 있다. 내가 게임의 주최측일 때 비로소 내가 있다. 남의 게임에 용병 뛰므로 내가 희미하다.


    영혼은 없다. 영혼을 구성하는 물질은 존재하지 않는다. 정신이냐 육체냐 하는 구분은 나의 존재가 애매하기 때문에 나오는 말이다. 내가 벌인 일이 희미하기 때문이다. 내가 벌인 게임의 주최측이 나다. 그게 영혼이고, 정신이고, 마음이고 이성이다. 엄밀하게 구분되지 않는다. 상호작용의 원리다. 호르몬은 육체에 속하지만 영혼을 흔들어 댄다. 이성은 집중이며 거기에는 거룩한 분노가 담겨 있다. 열정과 격정이 있다. 이성과 감성은 딱 구분되지 않는다. 뇌가 집중하면 이성이고 육체가 집중하면 감성이다. 그런데 뇌가 집중하면 육체도 집중하기 마련이다.


    나도 내가 아니며, 영혼도 내가 아니며, 몸도 내가 아니며, 자해하는 형태로 내가 나를 공격하는 일은 흔하며, 내 몸에는 바이러스 숫자가 세포 숫자보다 많으며, 인간은 인간 안에서도 소수파이며, 나와 나 아닌 것의 경계는 원래 희미한 것이며, 결국 믿을 수 있는 것은 게임의 판을 키우는 방법뿐이다. 사건이 기승전을 거쳐 결로 넘어가야 내가 명확해진다. 피아구분은 완성된다. 감성도 이성의 일부임을 깨닫게 된다. 거룩한 분노가 이성임을 알게 된다. 경상도냐 전라도냐, 남자냐 여자냐, 친일이냐 친북이냐 하는 국지전의 갈등이 사실은 싸움판을 돋우는 장치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장치일 뿐 그런 대결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내 편은 문명이고 적은 야만이며 그 외에 아무것도 없다. 더 많은 게임을 벌여야 한다. 산발적인 게임은 의미가 없고 서로 연동되어 토너먼트를 타고 올라가는 게임이라야 한다. 방향성이 있는 게임이라야 한다.


    우리는 문명중독에 걸려 인간이 여전히 부족민의 마음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사실을 모른다. 부족민은 영역본능과 서열본능 때문에 애를 먹는다. 의사결정을 못한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권력의 표지다. 누가 추장이고 누가 족장인지는 애매하다. 늘 신경전을 벌이고 눈치싸움을 한다. 그런 교착된 상태를 즐긴다. 언제나 말대꾸를 하고, 자잘한 걸로 트집을 잡고, 터무니 없는 생떼를 부리고, 말도 안 되는 억지를 쓴다. 신경전이 갈 때까지 가서 영혼까지 털어먹는다. 안철수든 윤석열이든 국민을 애먹이기는 마찬가지다. 의식수준이 문명인에 미달하기 때문이다.


    MBC 아마존의 눈물에서 조에족은 아침에 식구들이 고기를 나누는 문제로 2시간을 갈등한다. 결국 사달이 나서 간지럼태우기 놀이로 수습한다. 한국이라면 장유유서 한 방으로 해결할 일을 말이다. 현대인도 마찬가지다. 방역협조를 거부하고 백신을 거부하는 행동은 고기를 나중 줬다고 삐쳐서 돌아누운 조에족 할아버지와 같다. 어떻게든 애를 먹인다. 그 과정에 호르몬이 교환된다. 애를 먹이려고 애를 먹이므로 원래 답은 없다. 호르몬이 오고가는 신체접촉으로 결판을 내는 것이며 그게 잘 되면 부족민의 축제라고 하고 잘못되면 원시인의 전쟁이라고 한다. 호르몬 때문에 이렇게 애를 먹어야 하는가?


    애를 먹이는 자들이 있다. 그들은 마음에 철벽을 치고 누가 맞는 말을 해도 절대 설득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자기 계획이 없는 자들은 대칭을 통해서만 의사결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마음 내부에 축과 대칭의 구조가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단계를 넘어야 한다. 괴력난신을 극복하는 대의명분이다. 문명 단위의 더 큰 사건에 올라타는 방법으로 가능하다. 사건 위에 사건이 있고 그 위에 더 큰 사건이 있다. 보수는 국지전을 벌이려고 한다. 전라도와 경상도, 여성과 남성, 장애인과 비장애인으로 전선을 나누고 싶어 한다. 이겨먹기에 만만하기 때문이다. 진보는 일본을 이기고, 미국을 이기고, 세계를 이기려고 한다. 외부에서의 큰 싸움판이 내부갈등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문제는 한경오 역시 사소한 걸로 국지전을 벌이려고 비건이니 동물권이니 하며 변두리만 들쑤시고 다닌다는 점이다. 보수 기독교 세력이 성 소수자를 차별하는 것이나 한겨레가 동물권을 떠드는 것이나 본질은 같다. 발목잡기 놀이다. 변방의 작은 목소리도 때로는 필요하지만 큰 방향을 먼저 확인하고 목청을 높여야 한다. 애먹이기 위한 애먹이기 행동이라면 그게 동물의 영역본능일 뿐이다.


    우리는 단계적으로 사건을 만들어 더 큰 세계를 바라보게 하는 방법으로 집단 내부에 방향성을 부여하여 기세를 올리고 기울어진 축구장을 도로 원위치 시킬 수 있다. 단계적으로 대칭을 만들어야 사건 내부에 밸런스가 작동하여 이러한 지루한 교착의 난맥상을 타개하고 더 큰 세계로 도약할 수 있다. 시장이 스스로 길을 정하고 현장이 스스로 답을 낸다. 키보드 워리어들의 지루한 말싸움을 한 방에 날려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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