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599 vote 0 2021.08.31 (18:38:40)

    은하는 왜 회전하는가? 은하는 어느 방향으로 회전하는가? 수도꼭지를 틀어보자. 수압을 약하게 조절해야 한다. 물줄기가 한 방향으로 회전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싱크대에 물을 채웠다가 마개를 빼 보자. 북반구와 남반구의 소용돌이 방향이 다르다는 말이 있다. 태풍은 지구의 자전에 의한 코리올리 효과로 북반구와 남반구의 진로가 다르다. 


    싱크대가 지구 자전에 영향을 받는다고? 적도지역에는 이것을 실험한다며 관광객을 모으기도 한다. 물론 뻥이고 트릭을 쓴다. 수도꼭지는 물줄기를 살짝 건드려서 회전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은하의 회전이든, 행성의 공전이든, 수도꼭지를 빠져나온 물줄기의 회전이든 같다. 중력에 의해 속도가 빨라지며 물줄기가 가늘어지며 가운데로 모인다. 


    가운데서 충돌하여 회전하게 된다. 어느 방향으로 회전하는가는 순전히 우연이다. 랜덤으로 일어나는 물의 회전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구조다. 랜덤으로 결정되는 양자역학의 여러 성질도 물의 회전과 같다. 거대한 은하도 작은 소립자도 내 눈앞의 수도꼭지도 원리는 같다. 강아지 다섯 마리에게 먹이통 하나를 주면 서로 주둥이로 밀어서 한 방향으로 회전하는 것을 보게 된다.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이 여럿이다. 사람도 만원버스의 좁은 입구에서 서로 밀치다 보면 회전하려는 힘을 느낄 수 있다. 그리스의 팔랑크스 대형은 왼손에 든 동료의 방패 뒤에 숨으려고 하므로 오른쪽으로 회전하게 된다. 외부 환경의 영향이 없이 닫힌계 내부에서 자체적인 원인에 의해 변화가 만들어진다. 지금까지 인류가 탐구해 온 모든 변화는 외부에서 원인이 주어지는 것이다. 


    외부에 있는 궁수가 활을 당긴다. 외부에서 큐대로 당구공을 친다. 외부에서 병원균이 인체 내부로 들어온다. 그런데 총신이 휘어져 있다면? 총의 영점이 맞지 않다면? 내부의 자체 원인에 의해 변인이 주어지는 것이다. 사건의 형태로 닫힌계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일어나는 변화를 추적하는 것이 구조론이다. 구조론은 대칭을 통해 변화를 추적한다.


    계 내부에서 자연발생적으로 대칭이 도출되는 것은 수도꼭지의 회전과 같다. 에너지의 확산방향을 수렴방향으로 바꾸면 중심에 코어가 만들어진다. 코어에서 두 방향의 힘은 충돌한다. 회전방향은 랜덤으로 결정된다. 회전이 일어나면 축을 중심으로 좌우에 방향이 만들어진다. 원래는 방향이 없었는데 진행방향과 역방향의 대칭이 만들어진 것이다. 


    왜? 외부 관측자가 있기 때문이다. 관측자가 반드시 외부에서 개입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것에 대한 상대적인 변화는 모두 관측자가 있다. 여기서는 의사결정 지점의 바깥이 외부다. 어떤 것이 변화를 지켜보는 것이다. 은하는 어느 방향으로 회전하는가? 우리 은하는 왼손잡이인가 오른손잡이인가? 사실 은하는 방향이 없다. 은하의 회전방향은 관측자가 정한다. 


    어떤 것이 진행하면 관측자 기준으로 순방향과 역방향이 생긴다. 그리고 우주는 이루어진다. 질서의 탄생이다. 관측자라는 표현에 집착하면 곤란하고 상호작용 대상으로 바꾸어도 된다. 혹은 상대성이라는 표현을 써도 된다. 변화는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하여 상대성을 가진다. 회전하는 바퀴의 중심점은 회전하지 않는다. 회전하지 않음은 회전하는 것에 대해서 역행하는 것과 같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1286 개소리를 하지 말자 2 김동렬 2021-08-28 3471
1285 바른 말을 하자 2 김동렬 2021-08-29 3205
1284 재명낙연 일차전 관전평 7 김동렬 2021-08-30 3718
1283 낚시왕 김어준 1 김동렬 2021-08-31 3502
» 구조의 탄생 김동렬 2021-08-31 2599
1281 답은 현장에 있다 김동렬 2021-09-01 2685
1280 한국에서 진정한 보수는 가능한가? 14 김동렬 2021-09-02 3707
1279 이낙연 욕할거 없다. 1 김동렬 2021-09-03 3396
1278 윤석열 끝났다 2 김동렬 2021-09-04 3323
1277 소크라테스의 빼기 김동렬 2021-09-04 2511
1276 우주의 제 1 지식 김동렬 2021-09-05 2781
1275 이재명에 대한 어떤 생각 2 김동렬 2021-09-05 3420
1274 윤석열의 표정 2 김동렬 2021-09-06 3614
1273 죽음은 없다 1 김동렬 2021-09-07 2758
1272 가짜 친문이 이낙연을 찔렀다 5 김동렬 2021-09-07 3461
1271 인간이 죽는 이유 김동렬 2021-09-08 2687
1270 모아이의 진실 김동렬 2021-09-08 2750
1269 왜 무신론자들은 전투적인가? 1 김동렬 2021-09-09 3079
1268 세상은 마이너스다 2 김동렬 2021-09-09 2679
1267 이낙연 이재명의 급류타기 1 김동렬 2021-09-10 34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