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8574 vote 0 2010.03.04 (00:05:37)


님은 이미 구조론 안에 있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이 구조로 되어 있다. 아니 완전히 전부가 구조로 되어 있다. 구조가 없는 것은 없다. 만약 그런 것이 있다면 유령이나 허깨비와 같이 꾸며낸 가짜다.

 

구조는 갖춤이다. 갖춤이 없는 것은 없다. 갖추어지지 않고서는 존재 자체가 성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살펴야 할 바는 살아있는 완전한 갖춤과 죽어가는 불완전한 갖춤의 차이 뿐이다.

 

구조를 알지 않으면 안 된다. 안다는 것은 곧 구조를 아는 것이기 때문이다. 구조를 모른다면 집은 아는데 주소를 모르는 격이다. 파트너는 있는데 정작 상대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모르는 격이다.

 

구조를 모르면 ‘왜 구조를 알아야 하지?’ 하고 질문할 자격도 없다. 무언가 말한다는 것은 곧 구조를 진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질문은 구조를 물음이며, 모든 답변 또한 구조를 답합이다.

 

인간의 언어가 구조다. 구조를 모른다면 언어를 모르는 셈이다. 손짓발짓으로도 의사소통은 가능하지만 말이 아니라 헛소리가 되기 쉽다. 언어도 모르는 주제에 말을 걸어올 자격이나 있겠는가?

 

인간의 언어는 한국어 아니면 중국어지만 존재의 언어는 구조다. 인간은 언어로 의사소통을 하지만 존재는 구조의 완전성으로 소통한다. 인간의 언어는 그 구조에 사람의 목소리를 입힌 것이다.

 

구조를 몰라도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불완전하다. 나침반 없는 항해와 같고, 자물쇠 없는 문단속과 같고, 아이디 없는 접속과 같다. 독립적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다른 것에 빌붙어 종속된다.

 

구조론은 완전성을 주장한다. 갖출 구조를 갖출 때 완전해진다. 완전할 때 통한다. 통할 때 증폭한다. 진보하고 발전한다. 창의하고 혁신한다. 생명성을 얻는다. 나아가 자기 자신을 완성한다.

 

왜 구조론이 아니면 안 되는가? 님은 이미 구조론 안으로 들어와 있기 때문이다. 방아쇠는 진작에 격발되었다. 님이 알든 모르든 상관없이 구조론이라는 큰 나무의 한 가지로 님은 태어난 것이다.

 

 

 

 

http://gujoron.com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6674 매트릭스 3탄 서프라이즈 레볼루션이 온다 image 김동렬 2003-07-03 18899
6673 학문이란 무엇인가? 김동렬 2007-10-22 18885
6672 학문의 역사 - 쫓겨다니는 문명, 매혹당하는 문명 김동렬 2006-01-25 18819
6671 물레방아의 작동구조 image 2 김동렬 2011-05-31 18779
6670 나사풀린 대통령 노무현 김동렬 2003-05-28 18754
6669 노무현 대통령이 잘못한 것들 김동렬 2006-08-19 18738
6668 Re..실은 육지와 바다에 한 쌍의 손이지요. image 김동렬 2002-09-15 18734
6667 섹스 후에 남는 것들 14 김동렬 2017-05-01 18732
6666 누가 정몽헌을 죽였나? image 김동렬 2003-08-05 18730
6665 Re.. 조갑제는 최병열과 공작 한나라당 인수작업돌입 김동렬 2002-12-09 18695
6664 유시민에게 공업용 미싱을 선물하며 image 김동렬 2003-04-25 18689
6663 아이큐 테스트 image 2 김동렬 2012-11-29 18686
6662 Re..그의 선택이 비난받는 이유.. 스피릿 2003-06-07 18683
6661 [시사저널-서프라이즈 소개] 세상을 놀래키리라 image 김동렬 2002-11-05 18677
6660 정몽준 최악의 시나리오 김동렬 2002-11-07 18635
6659 이현세의 실패 image 김동렬 2009-01-15 18632
6658 사색문제 image 김동렬 2011-09-12 18624
6657 Re..태풍 루사에 저항하고 있는 거인의 손 image 김동렬 2002-09-14 18621
6656 각주구검의 오류 image 3 김동렬 2010-06-10 18613
6655 '살인의 추억' 화성연쇄사건 김동렬 2003-05-12 18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