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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신문 풍자만화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제 입을 공업용 미싱으로 박아버려야 할 청와대 수석이 하나 있는데, 그 수석이 노무현대통령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각하 말 좀 조심해서 하시죠!』

이 수석의 이름은 유인태다. 지가 박지원인줄 착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노무현정권에 군기반장이 없으니 덜떨어진 것들이 천지를 모르고 설쳐대는 거다.

김원웅과 유시민이 챙피한지도 모르고 민주당 똥차를 얻어타고 있다. 에구 남사스러워라!

유인태와 유시민의 촉새대결
유시민이 당선 제 일성으로 『범개혁세력 단일정당』을 제안하고 있다. 말은 좋다. 그러나 위험하다. 요렇게 촐싹거려서는 될 일도 안된다. 신중해져야 한다.

유시민은 이른바 『노무현과 코드가 맞는 측근』으로 통하고 있다. 유시민의 발언은 곧 노무현대통령의 의중으로 오해될 수 있다. 그런데도 이렇게 함부로 속을 드러내서 되겠나?

단일정당? 명색이 대표라는 김원웅의 독자노선론은 또 어디다 팔아먹었나?

선거 들어가기 전에 민주당 존나게 까다가 돌연 태도를 바꾸어 연합공천 애걸한데 대한 변명인가 본데, 자기 한사람 체면 차리기 위해 집권세력 전체의 전략을 유출한거다. 공업용 미싱은 이런 때 안쓰고 언제 써먹나?

금뺏지 보답으로 민주당 광내주기?
동교동의원 서너명 쫓아내는 정계개편해서 인기없는 민주당 광이나 내주자는 건데, 금뺏지 하나에 『개미들의 순수성』을 이렇게 값싸게 팔아먹어서 될일인가?

그래! 좋다. 어차피 정치는 드러운 것이다. 지조도 팔고, 이념도 팔고, 도덕성도 팔고, 운동경력도 팔고 다 팔아먹어라! 그러나 이왕 팔아먹으려면 비싸게 팔아먹어야 한다. 촐싹거리면서 속을 있는대로 다 보여주고 그래서 화대라도 몇푼 챙겨받겠느냐는 거다.

개혁당이 지구당은 이름 뿐이고, 당원은 상부의 결정에 맹종하는 그런 허접정당인가? 나도 개혁당원이지만, 그 이전에 군포개혁당원이며 군포개혁당이 중앙당보다 먼저 생겼다는걸 기억해야 한다. 풀뿌리정당 무서운거 보여줘야 한다.

이번 보선결과의 두가지 의미
이번 보선의 의미는 첫째 노무현 개인에 대한 지지도가 민주당 지지도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것이며 둘째 노무현이 유시민을 꼭 필요로 했을 정도로 정계개편에 집착하고 있다는 거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화두는 정계개편이다.

정치는 역설이다. 의도를 드러내면 항상 그 반대로 간다. 자살골 넣기 시합이 된다. 유시민은 당선된 날부터 자살골을 넣은거다. 노무현의 『개혁당 이용해 정계개편하기』 전술은 이미 의도가 노출되었기 때문에 실패하게 되어있다.

정치는 대가리 숫자 많은 쪽이 먹는다. 대가리 숫자를 맞출려면 뭉쳐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우리가 뭉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항상  적이 분열되어서 이긴다. 적의 분열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이쪽이 먼저 분열되어야 한다.

개혁세력이냐 지역세력이냐
내년 총선의 화두는 『개혁이냐 지역이냐』다. 우려되는 바는 현재로는 노무현이 지역대결로 가도 전혀 불리하지 않다는 거다. 편중인사로 호남을 들쑤셔 PK표 얻어놨고, 행정수도 이전해서 충청표 얻어놨으니 지역대결로 가도 조금도 불리할 거 없다.

이런 유리한 환경이 곧 죽음으로 통하는 길이다. 노무현은 선악과를 입에 물고 지옥문 앞에 서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산술적 승리는 의미없다. 정치는 이념에서 이겨야 진짜 이기는 거다. 범개혁세력 대 지역세력 구도로 가서 승리해야 의미있는 승리가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뽀개야 한다. 지금은 뭉쳐야 할 때가 아니라 흩어져야 할 때이다.

타이밍이다. 지금은 수비할 때가 아니라 공격할 때이다. 수비를 하려면 몸집을 키워야 하고 공격을 하려면 몸집을 줄여야 한다. 흩어져야 몸집을 줄일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계개편이 아니라 개혁당 정체성의 고수다.

시민단체 위주의 그랜드 컨소시엄이 정답
내년 총선의 정답은 『시민단체가 주도하는 그랜드 컨소시엄』이다. 이것은 개혁당의 정체성을 현행대로 유지하면서, 민주당 신주류 위주의 정계개편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민노당까지 아우르는 연합공천을 의미한다.

이게 되기 위해서는 현행구도로 가도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박살내야 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는 위기를 느껴야 한다. 지금 분열해야 내년에 뭉칠 수 있다. 최소한 분열을 위장해야 한다. 지금 뭉치려면 뭉치게 할 유인동기가 필요하고 그 유인동기의 노출 때문에 100프로 깨진다.

지난해 정몽준과의 단일화과정을 생각해봐야 한다. 김근태와 후단협이 단일화를 외쳐서 단일화가 되었나? 천만에! 노무현이 단일화 할 가능성은 단 1프로도 없다고 선언해서, 추미애가 단일화의 단자만 꺼내도 국참본부장을 그만둔다고 선언해서 겨우 단일화가 된거다.

김근태의 말은 맞는데 그 말을 했기 때문에 그 말대로 안되니까 이적행위인 것이다. 유시민이 지금 그 짓을 하고 있다.

개혁당은 더 엄격한 도덕적 기준으로 돌아가서 치열한 자기성찰을 해야한다. 오늘은 민주당 욕하고 내일은 연합공천 애걸하는 능란한 정치자질을 보여줘서는 안된다. 우리는 더 우둔하고 더 바보여야 한다. 바보노무현이었듯이 바보개혁당으로 가야 한다.    

최종결론
두가지 카드가 있다. 하나는 노무현의 의중이 반영된 유시민식 정계개편론이고, 다른 하나는 그 정계개편에 실패했을 때를 대비한 시민단체 중심의 민노당까지 아우르는 『그랜드 컨소시엄』이다. 물론 민노당이 응할 가능성은 없지만 민노당까지 포괄을 선언해야 올사람이 온다.

지난해 민주당의 대선승리 비결이 뭘까? 후보공천을 잘해서 이긴거다. 노무현과 이회창을 비교해보라. 후보가 좋아서 이긴거지 다른 이유는 없다. 총선의 본질은 인재발굴에 있으며 거기서 이기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요는 그 인재발굴과정에도 유권자가 참여하는가 아니면, 이미 발굴된 인재를 유권자는 승인만 해주는가이다. 인재발굴과정에 유권자가 참여하기 위해서는 통합이든 정계개편이든 최대한 늦추어져야 한다. 선거 한달 앞두고 합의되는 것이 가장 낫다.

노무현이 민주당 대선후보가 된 것은 당시 상황이 그만큼 절망적이었기 때문이다. 약간의 희망만 있었어도 100프로 이인제가 되었을 것이다. 정치란 것은 원래 그렇다. 『그랜드 컨소시엄』으로 가기 위해서는 민주당 필패의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철저한 분열로서 가능하다. 개혁당의 독자노선 고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지금은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  

서프 굶어죽을 판이라네요. 걍 내비둡시다. 내 일도 아닌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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