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526 vote 0 2021.03.18 (12:05:21)

    우주의 방향은 셋이다


    언어는 전달이다. 그런데 전달될까? 전달하려면 태워야 한다. 소식을 편지에 태우고 집배원의 우편행낭에 태워야 한다. 산타 할아버지의 선물 보따리 속에 밀어 넣어야 한다. 필요한 것은 루돌프가 끌어주는 썰매다. 정보의 전달을 매개할 수단은 무엇인가?


    그것은 언어의 메커니즘이다. 언어를 전달할 수 있다면 세상도 전달할 수 있다. 언어 안에 답이 있다. 그런데 언어는 불완전하다. 헛소리가 반이요 나머지는 개소리다. 똑소리가 나야 하는데 말이다. 언어의 완전성은 무엇인가? 언어의 메커니즘에 답이 있다.


    움직여서 문제가 된다. 가만있는 사람에게 전달하기는 쉽다. 움직이면서 움직이는 사람에게 편지를 전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날아가면서 날아가는 사람에게 전달하려면 바람의 방향을 읽어야 한다. 바람의 속도를 이용해야 한다. 물때를 맞춰야 한다.


    밀물에 전달하고 썰물에 대기해야 한다. 흘러가면서 흘러가는 사람에게 전달하려면 강물이 흘러가는 기세를 이용해야 한다. 방향성이 있고, 기세가 있고, 가속도가 있고, 관성력이 있다. 언제나 플러스알파가 있다. 그것을 만들어내야 영화라 해도 흥행이 된다.


    우주 안의 모든 문제는 결국 방향성의 문제 하나로 환원되는 것이다. 엔트로피 하나로 결론이 나는 것이다. 기업의 이윤방향, 생태계의 진화방향, 우주의 팽창방향, 사회의 진보방향, 조직의 통제방향, 엔트로피의 증대방향이다. 모두 방향성에서 결론 난다.


    방향은 셋이다. 양과 음과 중이다. 그런데 죽는다. 모두 죽는다. 여기에 비극이 있다. 음이면 방향이 수축하여 죽는다. 점점 좁아져서 구석에 몰려 죽는다. 일본은 열도에 몰려서 죽고 한국은 수도권에 몰려서 죽는다. 인구증가세가 음의 방향이기 때문이다.


    중은 가만있다가 굶어 죽는다. 남들이 전진하는데 가만있으면 낙오된다. 당연히 죽는다. 중도타령 좋아하는 안철수처럼 죽는다. 보수는 단결 좋아하다가 구석에 몰려서 죽고, 중도는 눈치 보다가 속도를 잃어서 죽고, 진보는 잘난 척하다가 흩어져 죽는다.


    양은 폭주하므로 속도조절 실패로 죽는다. 선두와 후미의 간격이 멀어져 허리가 부러진다. 사는 방법은 하나다. 음과 양과 중이 조화를 이루되 양이 조금이라도 커야 한다. 물이 들어오면 양이 나서고, 물이 빠지면 음이 나서며, 한 시간 정조 시간은 중이다.


    치고 빠져야 한다. 적절한 방향전환이 필요하다. 합당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양은 진보, 음은 보수, 중은 중도다. 그런데 물질은 음양이 거꾸로 해석된다. 가운데서 중심 잡는 보수는 양성자다. 외곽으로 간격을 벌리며 공간을 확보하는 진보는 음전자다. 균형추 역할은 중성자다.


    우주 안에 방향은 셋뿐이다. 양은 살고, 음은 죽고, 중은 대기한다. 큰 틀에서 그러하고 세부적으로는 잘 조화시키되 타이밍을 맞추어야 한다. 베팅을 할 때와 죽을 때를 판단해야 한다. 답은 기세에 있다. 기세가 들어왔을 때는 과감하게 올인해야 한다.


    방향이 없으면 에너지를 투입하여 방향을 만들어야 한다. 판이 커져야 방향이 만들어진다. 작은 판에는 방향이 없고 운에 달렸다. 판돈이 많아야 방향이 나타난다는게 큰 수의 법칙이다. 방향을 못 만들면 호구를 기다리거나 다른 데로 자리를 옮겨야 한다. 


    고스톱을 쳐도 그렇고, 연애를 해도 그렇고, 사업을 해도 그렇고, 정치를 해도 그렇다. 방향판단 잘해야 한다. 한국은 인구가 감소하므로 그나마 사람이 있는 수도권에 몰려서 죽는 판인데 민주당이 모르고 집을 안 지은 것이다. 인구가 줄어서 집이 부족하다.


    모르겠는가? 나빠지면 더 나쁜 쪽으로 행동하는게 인간이다. 그래서 방향성이 무서운 거다. 배부르면 서로 돕고 배고프면 서로 해친다. 공간이 좁아지면 서로 밀어내는데 밀어내면 더 밀집한다. 칸나이 회전에서 포위된 로마군처럼 몰려서 자멸하는 것이다.


    구석으로 몰면 더 구석으로 도망가서 궁지에 몰린다. 한니발이 외곽에서 몰아대니 로마군 병사들이 서로 가운데로 들어가려고 밀어대다가 죽었다. 음의 피드백이라는 덫에 걸려버린 것이다. 양의 피드백은 잘될수록 잘되고 음의 피드백은 안 될수록 안 된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1594 사건의 평형법칙 1 김동렬 2019-05-30 3082
1593 마음은 에너지다 1 김동렬 2019-02-22 3080
1592 인간에게 자아가 있는가? 1 김동렬 2019-03-13 3079
1591 구조론 한마디 1 김동렬 2021-08-22 3078
1590 증거가 너무 많아서 풀려난 이재용 1 김동렬 2020-06-09 3077
1589 우주의 탄생과 죽음 1 김동렬 2019-09-10 3077
1588 MB 아바타와 내가 바보입니까? 김동렬 2022-01-01 3076
1587 코인은 권력이다 1 김동렬 2021-04-24 3076
1586 색깔에 대한 생각 1 김동렬 2021-12-21 3075
1585 이준석과 안티 페미니즘 1 김동렬 2021-05-28 3074
1584 누가 윤석열을 죽였는가? 1 김동렬 2022-01-05 3073
1583 윤석열의 무당정치 김동렬 2021-10-06 3073
1582 이기는 도덕이 진짜다 2 김동렬 2021-01-14 3073
1581 엔트로피 3초 이해 image 김동렬 2020-12-25 3073
1580 머피의 진실 김동렬 2021-01-18 3072
1579 1은 살고 2는 죽는다 image 3 김동렬 2019-01-31 3072
1578 의하여와 위하여 1 김동렬 2020-03-31 3070
1577 유령과 싸우는 진중권 무리 4 김동렬 2021-02-26 3069
1576 언제나 부재가 원인이다 2 김동렬 2020-10-05 3068
1575 진짜의 시대는 온다 image 3 김동렬 2019-12-20 30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