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520 vote 0 2019.06.13 (17:16:18)

    

    1) 우주에는 끊어지는 것과 합쳐지는 것만 있다.


    2) 끊어짐은 선의 한 지점이 끊어지고 합쳐짐은 두 지점이 이어져 선을 이룬다.


    3) 한 점이 끊기므로 끊어짐의 비용은 1이고 두 지점이 이어지므로 합쳐짐의 비용은 2다.


    4) 사건은 최초 연결된 상태에서 시작하므로 먼저 끊어지고 그다음에 합쳐진다.


    5) 자연에서 우연히 끊어질 확률이 우연히 합쳐질 확률보다 높다.


    6) 합쳐진 상태가 끊어진 상태보다 에너지가 높으므로 사건은 합쳐진 상태에서 시작되어 끊어지는 상태 쪽으로만 일어난다.


    7) 합쳐진 것은 스스로 끊어질 수 있지만 끊어진 것은 스스로 합칠 수 없다.


    8) 합쳐진 것은 2로 존재하므로 끊어지는데 드는 비용 1을 조달할 수 있다.


    9) 끊어진 것은 1로 존재하므로 합치는데 드는 비용 2를 자체 조달할 수 없다. 


    10) 2 안에는 1이 있지만 1 안에는 2가 없다.


    11) 2는 1 +1로 쪼개질 수 있지만 1은 어떤 경우에도 2가 될 수 없다.


    12) 사건의 출발선에서 모두 이어져 있으므로 사건은 무조건 끊어지는 방향으로 일어난다.


    13) 이어져야 에너지가 전달되며 에너지가 전달되어야 사건이 일어난다.


    14) 무언가 1을 합치면 보이지 않게 뒤에서 2가 끊어진다.


    15) 부모와 끊지 않고 파트너와 합칠 수 없다.


    16) 이미 가족과 합친 상태에서 추가로 1을 더 합치면 보이지 않게 부인이나 남편에다 자식까지 2가 끊어진다. 


    바둑을 두어도 이기는 쪽은 대마가 전부 연결되어 있고 지는 쪽은 곳곳에 끊어져 있다. 끊어진 것을 잇는 데는 2의 비용이 들지만 이어진 것을 끊는 데는 1의 비용이 들기 때문에 끊어진 쪽이 진다. 이기는 방법은 간단히 상대방의 연결을 끊는 것이다.


    이때 나는 바둑알 하나로 슬쩍 들여다봐서 상대의 연결을 끊지만 상대방은 최소 두 번을 두어서 막으므로 한 집 손해본다. 그 손해가 조금씩 쌓여 지는 것이다. 엔트로피가 바둑에도 적용된다는 점을 모르는 사람은 엔트로피를 아는 사람이 아니다. 


    엔트로피는 거의 모든 것에 적용된다. 선거를 해도 내 지지자 한 명을 붙이기보다 상대방 지지자 두 명을 떼기가 쉽다. 이낙연과 황교안이 대선에서 대결한다면 이낙연 지지자를 모으기보다 황교안 지지자를 떼는 것이 비용이 적게 들어간다. 


    황교안은 붙이기를 한다고 박빠부대를 끌어당긴다. 태극기부대 한 명을 잡을 때 중도파 두 명이 떨어져 나간다. 당연히 망한다. 중도파를 잡겠다고 선심공약을 써봤자 잡히지 않는다. 상대방을 갈라치기 하면 중도파는 저절로 이쪽에 들어와 있다. 


    엔트로피는 간단하고 쉽다. 게다가 적용되지 않는 분야가 없다. 엔트로피는 배우고 3분 안에 현장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어야 한다. 커플이 깨지는데 드는 비용이 1이라면 솔로가 커플로 되는데 드는 노력은 2다. 당연히 깨지기가 더 쉬운 것이다.


    잘 깨지지 않는 그룹도 있지만 잘 살펴보면 그런 고립주의 집단은 사방에서 깨져 있다. 북한은 자기네들끼리 뭉쳐 있지만 주변국 모두와 틀어져 있다. 2를 잃지 않고 1을 얻을 수 없다는 게 자연의 법칙이다. 이왕 잃어야 한다면 잘 안 쓰는 것을 잃자.


    바로 그것이 구조론이다. 잘 찾아보고 내게 필요 없는 것을 버리면 쓸만한 것을 얻게 된다. 게임을 할 시간 2를 버리면 성적 1을 얻는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9.06.14 (03:11:08)

"2를 잃지 않고 1을 얻을 수 없다는게 자연의 법칙이다. 이왕 잃어야 한다면 잘 안 쓰는 것을 잃자."

http://gujoron.com/xe/1097255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1894 의도적인 상호작용이 정답이다 김동렬 2022-01-22 3293
1893 고수는 물리학으로 이긴다 1 김동렬 2020-06-28 3293
1892 바른 말을 하자 2 김동렬 2021-08-29 3292
1891 아스퍼거에 대한 생각 1 김동렬 2022-10-02 3291
1890 누난 네가 왜 화났는지 알아. 3 김동렬 2020-09-28 3291
1889 코끼리를 생각하라 1 김동렬 2021-01-25 3289
1888 공자의 위대함 김동렬 2020-11-29 3288
1887 회의주의와 구조론 1 김동렬 2020-06-18 3288
1886 연역하는 방법 3 김동렬 2019-06-12 3288
1885 부리야트는 부여다? 김동렬 2023-05-04 3287
1884 계를 설정하는 훈련 3 김동렬 2019-01-30 3287
1883 어떻게 살 것인가? 김동렬 2023-06-06 3286
1882 전쟁을 막은게 성과다 1 김동렬 2023-07-04 3284
1881 불확정성의 원리 2 김동렬 2022-02-14 3284
1880 배신과 의리 1 김동렬 2019-10-21 3283
1879 기본소득의 딜레마 김동렬 2021-08-09 3282
1878 무한동력의 슬픔 김동렬 2021-09-29 3281
1877 이준석의 눈물 김동렬 2023-10-16 3280
1876 인간은 무엇을 원하는가? image 김동렬 2020-09-09 3280
1875 결정론 자유의지론 상호작용론 김동렬 2021-06-21 32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