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데일리 칼럼에 썼듯이 필자는 유시민과 장영달을 지지한다. 보안법 철폐의 선봉장 장영달과 우리당 개혁의 돌격장 유시민에 힘을 몰이주는 것이 네티즌 세력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로 귀결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두관은? 나는 처음부터 그를 지지하지 않았다. 대통령의 뜻을 어겨가면서 내놓고 조선일보와 인터뷰 하는 그런 인간을 왜 지지하나? 그런데 단지 참정연이라는 이유만으로 태도를 바꾸어 지지하는 것은 이상하다.

굳이 밝히자면 나는 참정연, 혹은 참정연의 방식을 지지하지 않는다. 유시민이 네티즌의 뜻을 어기고 빗나갈 경우 그를 견제할 고리 하나쯤은 걸어두겠다는 뜻에서만 그러한 것이 아니다.

참정연을 단순한 국회의원들 간의 연구모임 이상으로 대접하지는 않겠다. 참정연은 과거의 계보정치가 말하는 그런 식의 계보가 아니다. 단순한 의원들 간의 연구모임에 불과한 참정연이 그 이상의 역할을 하려 들어서는 안된다.

마찬가지로 참정연은 유시민 개인을 지지하라고 네티즌이나 당원들에게 요구할 수는 있어도 참정연의 이름으로 다른 정치인을 끼워팔기 하려 해서 안된다. 왜? 그 경우 우리가 유시민을 견제할 수 없어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유시민을 지지하는 이유는, 그의 힘을 빌려 개혁의 초심을 잃고 점차 타락하여 원로원으로 변질되어 가는 우리당을 견제하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그 유시민은 누가 견제하나?

참정연이 지금 별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은 유시민이 힘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시민이 힘을 가진다면? 자파 의원들이 참정연 소속이라는 이유만으로 네티즌 위에 군림하려 든다면? 그건 아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필자는 국참연 혹은 국참연이 네티즌에게 다가오는 방식 역시 인정하지 않는다. 국참연을 인정하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국참연의 실체를 도무지 모르겠다.

국참연에는 크게 세 흐름이 있다. 하나는 정동영이다. 둘은 국회의원 혹은 지자체장이 되고 싶은 노사모 출신 활동가들이다. 셋은 김혁규, 송영길 등 국참연의 표를 얻고자 하는 현역의원들이다.

이 3자의 이해가 묘하게 맞아떨어져서 국참연이 탄생한 것이다. 그런데 필자의 관측으로는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이 3자는 결코 이해가 일치하지 않는다. 이들이 지금 이해가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면 유시민을 반대하는 것 하나 뿐이다.

예컨대.. 명계남, 이상호, 이기명이 원내 진입을 희망한다면 서로가 경쟁자다. 국참연 이름으로 모여 있는 것이 더 불리하다. 그러므로 이들에게 엉뚱한 야심이 있었다면 경쟁적으로 국참연을 탈퇴하는 것이 맞다.

정동영 대세론도 그렇다. 이들은 다투어 말하기를 ‘우리가 정동영이 시킨다고 말을 들을 사람인가?’ 하고 반문하고 있다. 실제로 그렇다. 국참연을 들여다 보면 누가 시킨다고 말을 들을 사람들이 아니다.

그런데 이런 중구난방의 오합지졸이 모여서 무얼 하겠다는 말인가? 필자가 기대하는 것은 정동영이 아닌 네티즌에게 충성하는 강력한 조직이다. 그런데 국참연은 자기네들끼리 의사결집도 안되는 느슨한 조직이다.

그들의 변명은 “우리는 워낙 제멋대로 지리멸렬, 중구난방, 오합지졸, 각개약진이므로 정동영에게 전혀 도움이 안된다. 그런데 왜 우리와 정동영의 관계를 의심한다는 말인가?” 하는 것이다.

까놓고 말해서 필자의 의구심은 그렇게 돈 안되는 조직을 도무지 왜 만들었냐는 것이다. 하려면 제대로 하라는 말이다. 지리멸렬 하지 말고, 오합지졸 하지 말고, 중구난방 하지 말고, 각개약진 하지 말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강력한 조직을 건설하되 정동영이 아닌 네티즌에게 충성하란 말이다.

강력한 조직이 아니면 조직을 만들 이유가 없다. 지금처럼 아무나 들어갈 수 있고,(김혁규도 들어갈 수 있고 심지어 김현미나 송영길도 들어갈 수 있다.) 대장이 누구인지도 불분명 하고, 내부적으로 의견도 통일 안되는 그런 조직이라면 해산하는 것이 맞다. 거들먹거리고 돌아다녀서 네티즌들에게 민폐나 끼칠 뿐이다.

김혁규, 송영길, 김원웅 등 국참연에 참여하는 의원들도 그렇다. 도대체 그거 해서 당신들이 얻는게 뭔데? 언제부터 당신들이 명계남의 아랫사람이 되었지? 아랫사람도 아니면서 아랫사람인 척 하는 이유는 뭐지?

국참연은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조직이다. 선거를 앞두고 일시적으로 이해가 맞아떨어졌을 뿐이다. 선거 끝나고 각자 챙길 것 챙기면 이해관계가 마찰하여 다시 흩어지게 되어 있다.

필자의 결론은 그렇다. 참정연과 국참연은 현역 국회의원 중심의 느슨한 연구모임으로 가는 것이 맞다. 어차피 정치는 원내가 알아서 하는 것이며, 뭣도 아닌 원외는 원내와 각을 세우고 대결하는 것이 맞다.

그러므로 원외는 국참연이든 참정연이든 손을 떼는 것이 맞다. 네티즌이 그들을 후원할 수는 있어도 주도할 수는 없다. 높으신 의원 나리들이 네티즌들에게 고개를 숙이는 척 연극도 잘 하는 것은 지금이 선거철이기 때문이다. 금방 배신 당하고 상처 입는다.

네티즌이 개인 자격으로 국참연이든 참정연이든 참여함은 무방하나 후원의 역할 그 이상은 옳지 않다. 조직적으로 네티즌을 동원하는 식의 세몰이를 해서는 안된다. 국참연이 해서도 안되고 참정연이 해서도 안된다. 그냥 후원금이나 보태달라고 하는 것이 맞다.

정리하자. 장기적으로 볼때 원내와 원외의 정치적 이익은 명백히 배치된다. 원내가 웃으면 원외가 울고 원외가 웃으면 원내가 운다. 원내는 원내끼리 결사하는 것이 맞고 원외는 원외끼리 작당하는 것이 맞다. 원내와 원외가 한 배를 탄다면 이건 배신이다. 적과의 동침이 되기 십상이다.

원외는 원내를 비판하고 견제하는 것이 맞다. 원내와 원외는 일정한 정도로 각을 세우고 건강한 긴장관계로 가는 것이 맞다. 우리에게는 그들 의원들을 괴롭히는 방법으로 단련시킬 의무가 있다.

기어이 원내와 원외가 뒤섞여 버린다면.. 그리하여 원내는 의정활동 중에 있었던 동료의원들에 대한 뒷담화나 흘리고.. 원외는 술자리에서 그런 정보를 흘려들은 것이 무슨 대단한 특권이나 얻은 마냥 우쭐해서.. 스스로 저격수를 자처하고 나서는가 하면, 국참연이 어떠니 참정연이 어떠니 뒷구멍으로 쑤군대며 주워들은 뒷소문이나 흘리는 비열한 정치질이 계속된다면.. 나는 참을 수가 없다.

참정연은 네티즌들에게 후원금 이상을 기대하지 말라. 국참연은 원내인사 및 당료 배제원칙을 세우든가, 아니면 그 반대로 원외를 배제하고 원내 중심으로 가든가 둘 중의 하나를 택일하라. 원내와 원외의 이상한 야합은 네티즌의 정치열기에 대한 배신이다. 전선이 희미해져서 누구를 비판해야 할지 알수 없게 되어버린다. 일시적으로 이해가 맞아떨어져서 생긴 적과의 동침이 길어서는 안된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6512 씹새발굴은 계속되어야 한다. image 김동렬 2003-03-11 17111
6511 Re..오 아다리님 윤카피 2002-11-24 17103
6510 상생의 정치 좋아하네! 농담하자는 거냐? image 김동렬 2003-03-15 17096
6509 영어와 한자의 학습원리 김동렬 2007-10-11 17085
6508 펌 - 김길수 후보의 가공할 법력 김동렬 2002-12-21 17085
6507 김대중은 성공한 대통령이다? image 김동렬 2003-01-06 17078
6506 앨런 튜링의 여성혐오 image 김동렬 2017-01-22 17067
6505 노무현과 추미애의 시대를 여는 서프라이즈 김동렬 2002-12-16 17067
6504 몽 탈락하고 양자대결로 간다. image 김동렬 2002-10-30 17059
6503 이오덕과 권정생에 대한 추측 김동렬 2007-10-06 17055
6502 조기숙님 어이가 없수! 김동렬 2004-04-29 17046
6501 발정난 개새끼들의 정치공학 스피릿 2003-04-16 17046
6500 왕따 노무현은 언제나 불안하다 김동렬 2002-11-28 17046
6499 펌 .. 노무현 51번 기사처럼 싸우라! 김동렬 2002-10-30 17046
6498 최병열 등신의 당선을 두손모아 기도하며 image 김동렬 2003-06-25 17039
6497 자기애성 성격장애 image 3 김동렬 2017-09-15 17033
6496 인생에 정답은 있는가? 4 김동렬 2009-09-22 17032
6495 집합론과 구조론 김동렬 2011-09-05 17028
6494 여성성이란 무엇인가? 4 김동렬 2009-08-23 17026
6493 [단상] 목사와 탈레반 image 김동렬 2007-07-26 17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