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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8454 vote 0 2017.02.22 (16:56:58)

     

    소통이란 무엇인가?


    소통은 호응呼應이다. 부르면呼 응應한다. 인간은 말로 소통하는게 아니라 포지션으로 소통한다. 포지션을 느끼는 것은 호르몬이다. 집단 안에서 상대방의 눈빛만 봐도 주제파악이 가능하다. 가끔 분위기 파악을 못하고 돌출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지만 이는 조울증 환자처럼 호르몬이 조절되지 않은 것이다.


    소통이란 말로 대화하여 상대방의 의도를 읽어내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과 심리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상대가 아파하는 것을 내가 아파하고 상대가 기뻐하는 것을 내가 기뻐하는 것이다. 의사결정의 상부구조인 집단과 긴밀하게 연결되는 방법으로 우리는 포지션을 얻어 소통할 수 있다.


    우리는 누군가의 친구이거나 혹은 동료다. 적이거나 혹은 아군이다. 아내이거나 혹은 남편이다. 제자이거나 혹은 스승이다. 상사이거나 혹은 부하다. 집단 안에서의 위치는 상대적이면서 한편으로는 절대적이다. 집단 안에서의 위치는 상대적이나 둘 사이에서는 절대적이다. 그 안에 대칭과 호응의 조화가 있다.


    대칭시켜 서로 대등하게 마주보거나 혹은 서로 호응시켜 흔들리는 동적공간 안에서 부단히 자리를 바꾸어야 한다. 그리하여 집단과 함께 다음 단계로 전진하여 나아가는 것이다. 대칭은 균형을 맞추는 것이며 호응은 파동을 맞추는 것이다. 대칭은 공간에 배치하는 것이며 호응은 시간에 조율하는 것이다.


    그림은 공간의 대칭으로 전개되고 음악은 시간의 호응으로 펼쳐진다. 마주보는 것이 대칭이라면 부름에 응답하는 것이 호응이다. 대칭은 호응으로 가는 전 단계이고 호응은 대칭의 완성이다. 그 사이에서 조율되는 것은 에너지다. 에너지는 상부구조에서 내려온다. 집단에 연동되거나 집단을 새로 복제한다.


    언어로 간다면 이미 많이 실패한 것이다. 대칭되고 호응될 수밖에 없는 동적공간으로 풍덩 뛰어들지 않으면 안 된다. 집단이 한 방향으로 일제히 나아갈 때 모두 호응하게 된다. 상대방이 빨간 옷을 입으면 나는 파란 옷을 입는게 호응이다. 나의 의사를 따르면 곤란하고 집단의 아름다움을 따라야 한다.


    집단에 휩쓸리면 곤란하고 그 집단을 복제하여 밖으로 나아가 새로운 근거지를 얻어야 한다. 그리고 또다른 집단을 복제해내야 한다. 그리하여 계속 가는 것이다. 집단은 소통의 구조로 조직된다. 그 변화된 환경에 맞는 또다른 소통의 공식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 부단히 업그레이드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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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바퀴벌레보다 지능이 높지 않다. 지능이 높아보이는 것은 인간이 데이터를 쓰기 때문이다. 언어와 문자가 있으므로 필요한 데이터를 즉시 추출할 수 있다. 동물은 지능이 떨어지는게 아니라 언어와 문자가 없어서 데이터 추출이 안 되는 거다. 돌발상황에서의 판단력은 인간이나 동물이나 같다.


    소통이라고 하면 개인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떠올리기 쉽다. 이는 소승적 태도이다. 대승의 개념으로 갈아타면 집단의 구조가 중요하다. 서구의 기독교집단과 중동의 무슬림집단은 원초적으로 집단의 의사결정구조가 다른 것이다. 주술이나 마법, 무속, 최면술로 소통하려는 집단이 있다면 피곤한 거다.


    그러나 아직도 종교집단의 방법은 1만 년 전에 먹히던 그 방법과 다르지 않다. 근대는 과학과 합리주의로 무장하고 객관적인 소통을 시도하지만 여전히 원시적이다. 인간은 직관적으로 소통하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과학의 방법론은 과학연구에나 먹힌다. 당장 정치판만 봐도 감정적인 소통전략이 먹어준다.


    인간의 행동을 결정하는 것은 마음이고, 마음을 결정하는 것은 호르몬이고, 호르몬을 결정하는 것은 유전자다. 그리고 환경이다. 환경과의 상호작용에서 대거 결정된다. 호르몬은 집단 안에서의 포지션에 반응한다. 갑인지 을인지, 적인지 동료인지, 가족인지 타자인지에 따라 마음의 바람방향이 바뀌게 된다.


    그것을 극복하게 하는 것은 집단과 긴밀해지는 것이다. 혹은 환경과 긴밀하게 상호작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전략이 중요하다. 협력할 것인가 경쟁할 것인가다. 장기전이냐 단기전이냐다. 국지전이냐 전면전이냐다. 필요한 것은 팀플레이다. 서로 대등해야 하지만 똑같으면 경쟁관계가 되어서 피곤해진다.


    대등하면 교류로 대칭되고 차이나면 직류로 호응된다. 교류가 강한 에너지를 조직하지만 직류가 최종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게 한다. 어떤 일을 만나면 대칭구조를 만들어야 하고 그 일을 진행시키려면 호응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포지션을 적절히 바꿔주어야 한다. 의사결정의 핵을 만들고 옮겨야 한다.


    일정한 방향성을 가지고 계속 커질 때만 원할한 소통이 일어난다. 성장이 중단되면 새로운 구조를 복제해서 위치를 이탈하여 외부의 배후지로 파견나가야 한다. 한 자리에 고정되면 소통은 반드시 망한다. 조직이 어느 정도 성장하면 소통은 반드시 막히게 되며 게가 허물을 벗듯이 완전히 벗어야 한다.


    가게를 내서 독립하든 결혼해서 독립하든 에너지를 공급받는 모체로부터 이탈하여 새로 근거지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서도 모체로부터 완전히 단절되지 말아야 한다. 소통은 결국 자연의 에너지를 순환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말로 의견을 전하는 소통이 아니라 집단의 긴장을 복제하는 소통 말이다.


    소통능력은 곧 인격이다. 공자는 군자와 소인으로 나누었다. 군자는 소통이 되는 사람이다. 소인은 물리적인 방법으로 다루어야 한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는 강형욱 훈련사가 냄새와 소리와 간식으로 사나운 개를 통제하듯이 소인은 물리적으로 제압되어야 한다. 눈에 띄는 포지션의 표지를 만들어낸다.


    그것이 예절이다. 군자는 예술로 소통하고 소인은 예절로 다스린다. 소통이 되는 정도가 그 사람의 인격이다. 사람과 소통하지 말고 진리와 소통하고 환경과 소통하고 역사와 소통해야 한다. 임무를 주어 맡길 수 있다면 소통이 되는 것이다. 공자의 시대라면 적국에 사신으로 가서 임무를 소화해야 한다.


    동물은 서열정리를 해줘야 소통이 된다. 사람은 돈으로 줄세우는 방법을 쓴다. 그러므로 망하는 것이다. 예술이 자본을 이길 때 진정한 소통이 일어난다. 일정한 방향성을 가지고 계속 커지는 것이 예술이기 때문이다. 소통은 환경으로부터 에너지를 조달하여 사건에 착수하는 절차이며 곧 인지의신예다.


    존엄과 자유와 사랑과 성취와 행복으로 에너지를 순환시키지 않으면 조직의 호흡은 중단되고 소통은 막히고 맥박은 뛰지 않고 죽음에 이른다. 옛사람은 말을 쓰지 않았다. 임제의 할과 덕산의 방이 알려져 있다. 고함을 지르고 몽둥이로 때린다. 정신이 번쩍 들게 해준다. 긴장시켜준다. 지구를 흔들어댄다.


    너와 내가 공유하고 있는 토대를 흔들어버릴 때 인간은 긴장하게 되고 긴장하면 긴밀하게 되고 에너지가 그렇게 만들어진 길을 통과할 때 전율하게 된다. 그리고 범종과 당목이 부딪혀 소리를 낳고 붓과 종이가 부딪혀 그림을 낳고 모두의 마음은 들뜨게 된다. 그러므로 참된 소통은 동사를 쓰지 않는다.


    동사보다 명사, 명사보다 주어, 주어보다 전제를 친다. 동사를 써서 말하면 이미 진 게임이다. 에너지가 이탈해 있다. 죽어 있다. 말로 전하는 것은 소통이 아니며 마이크를 잡는 것이 소통이다. 모두가 자신을 쳐다보게 하는 것이 소통이다. 그 방법으로 에너지의 통제권을 쥐고 분배하는 것이 소통이다.


   20170108_234810.jpg


    소통은 주술, 마법, 귀신을 극복하고 과학의 방법론을 따라야 하지만 과학의 방법은 과학에만 먹힙니다. 트럼프의 주술과 마법이 먹히고 힐러리의 과학이 망했습니다. 연애를 해도 도깨비 공유의 방망이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인간은 호르몬으로 소통하는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말로 소통하는건 소통이 아닙니다. 퍼져서 드러누워 있는 사람으로 하여금 벌떡 일어서도록 에너지를 주는 것이 소통입니다. 대칭과 호응의 게임으로 에너지의 조달은 가능합니다.  


[레벨:11]큰바위

2017.02.22 (19:05:18)

뒤통수를 후려 갈겼을 때, 

정신 번쩍 차리고 고마운 마음이 드는 관계라면 소통 끝입니다. 


뒤통수를 후려 갈기는 건 말일 수도 있고, 손바닥일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호응하는가? 제대로된 호응을 이끌어내는 것이 소통입니다. 


communication은 commun- 이라는 어근을 갖고 

공동체 community

나눔 communion 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공동체와 나눔이 곧 소통의 배경이라는 말이지요. 


에너지가 어떻게 흘러가고 호응하는가가 소통의 핵심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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