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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390 vote 0 2021.05.05 (12:38:50)

    연역과 귀납


    우주는 대칭이다. 대칭은 접는 것이다. 자연은 차곡차곡 접혀 있다가 대칭을 통해서 그것을 펼쳐낸다. 인간은 반대로 펼쳐진 자연을 대칭적으로 접어서 감추어진 본래에 도달할 수 있다. 종이접기와 같다. 접혀 있는 것은 씨앗이다. 자연이 그것을 펼쳐내면 큰 나무로 자란다.


    인간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은 자연의 펼쳐진 모습이다. 잘 접으면 본래의 완전성에 도달할 수 있다. 어떻게 접는가? 대칭적으로 접어야 한다. 겉과 속의 공간적 대칭을 통해 감추어진 내부를 알 수 있고 과거와 미래의 시간적 대칭을 통해 다가오는 미래를 알 수 있다.


    대칭은 공간과 시간에 있다. 공간으로 접고 시간으로 접어서 자연의 본래에 도달할 수 있다. 존재론과 인식론이 있다. 존재론은 자연의 존재가 어떻게 자신을 드러내는가다. 인식론은 인간이 어떻게 자연의 진실에 도달하는가다. 구조는 대칭구조다. 대칭을 통해 가능하다.


    자연 - 존재 - 연역

    인간 - 인식 - 귀납


    자연과 인간은 대칭된다. 존재와 인식은 대칭된다. 각각 연역과 귀납을 이룬다. 인간이 실제로 지식을 구성하는 방법은 연역이다. 인간 역시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인식하는 방법은 귀납이다. 연역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연역은 무의식적으로 일어난다.


    연역은 뇌 안에서 자동으로 일어난다. 인간이 머리를 써서 의식적으로 추론하는 것은 귀납이다. 여기에 모순이 있다. 아기가 말을 배우는 것은 연역이다. 옹알이는 귀납이다. 인간은 귀납의 방법으로 많은 단서를 무작위로 투입한다. 그중에 반응이 오는 것을 대량복제한다.


    그것이 인간이 지식을 얻는 방법이다. 옹알이는 무작위다. 어떤 것이 우연히 맞아떨어지면 반응이 온다. 쾌감을 느낀다. 아기는 그것을 복제한다. 개는 배회법으로 길을 찾는다. 그냥 마구잡이로 돌아다니는 것이다. 그러다가 냄새가 나는 범위에서 이탈하면 방향을 바꾼다.


    그리고 또 배회한다. 이 패턴을 반복하면 범위가 점차 좁혀져서 마침내 목적지에 도달한다. 인간의 지식도 같다. 무작위로 단서를 모으다가 그중에서 반응이 오는 것을 추출한다. 뇌가 반응하는 과정이 연역이다. 인간은 연역으로 지식을 획득하며 귀납은 단서를 조달한다.


    귀납은 많은 시행착오를 필요로 하며 우연히 답을 찾으므로 복제가 안 된다. 재현이 안 된다. 그렇지만 인간은 학습을 통해 이 문제를 우회한다. 스승이 미리 불필요한 것을 걸러주면 단서를 좁혀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다. 각종 괴력난신과 쓸데없는 음모론을 걸러주는 것이다.


    공자 말씀 안 듣고 괴력난신을 추종하는 꼴통들이 문제를 일으키지만 말이다. 귀납은 학습에 쓰일 뿐 귀납으로 지식을 생산할 수는 없다. 뇌 안에서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연역을 의식적으로 조직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지식이 된다. 자연은 대칭으로 존재한다. 


    대칭은 반응을 통해 인간에게 돌아온다. 반응을 끌어내는 과정은 귀납이다. 뇌가 반응하는 것이 연역이다. 귀납이 일부 성과를 내지만 우연일 뿐 참된 지식이 아니다. 더 많은 시행착오를 유발하게 된다. 도박사의 오류와 같다. 우연히 맞았는데 기술로 맞췄다고 착각한다.


    반응이 일어나는 원인을 알아야 구조를 복제할 수 있다. 반응하는 메커니즘이 있다. 1+1=2를 알면 2+2=4도 알게 되는 것은 연역이다. 1, 2, 3, 4를 아는 것은 귀납이다. 귀납은 학습을 통해서 연역에 필요한 단서를 조달한다. 우리는 부모와 교사와 서적의 도움을 받는다.


    우리는 교육제도 덕분에 귀납에 익숙해 있지만 외부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백지상태에서 귀납으로 지식을 획득할 수 없다. 창의하려면 연역해야 한다. 귀납은 부분에서 전체로 가고 연역은 전체에서 부분으로 간다. 먼저 전체과정을 알아야 한다. 완전성을 깨달아야 한다.


    어떤 것이 반응하는지 감각을 익혀야 한다. 예술가는 본능적으로 그것을 알고 있다. 어떤 것에 대중이 반응하는지를 알고 있다. 대형 출판사 편집장은 어떤 서적이 베스트셀러가 되는지 알고 있다. 광고 전문가는 어떤 광고가 먹히는지 잘 알고 있다. 그 감각이 연역이다.


    만화가들은 대중이 반응하는 것을 잘 찾아낸다. 그것이 연역이다. 형편없는 만화가도 대중의 반응점을 찾아내면 단번에 뜬다. 그것은 대개 캐릭터에 숨어 있다. 실제로 그것을 그림으로 구현하려면 자잘한 테크닉을 익혀야 한다. 음악가와 화가와 시인과 개그맨들도 안다.


    대중이 반응하는 지점을 본능적으로 알아내는 것은 연역이고 자잘한 테크닉을 익혀서 실제로 그것을 구현하는 것은 귀납이다. 귀납은 지식을 보조할 뿐 본질과 멀다. 연역은 깨달음이다. 깨닫지 못한 개그맨들은 우연히 반응할 때까지 이것저것 마구 투척해보는 수밖에 없다. 

 

    우연히 유행어가 먹히면 비슷한 것을 마구 복제하는 것이다. 김국진이 특별히 유행어를 민 것도 아닌데 무슨 말을 해도 유행어가 되던 시기가 있었다. 코드가 맞아서 반응했다. 고수의 연역은 의식적으로 유행어를 밀고 하수의 귀납은 마구 던져서 하나 걸리기를 기대한다. 


   존재론의 연역
    배경, 실체, 연관, 이행, 귀결

    (전체 - > 부분)


    인식론의 귀납
    지각, 수용, 분석, 종합, 응용
    (부분 - > 전체)


    연역은 전체의 그림을 가지고 시작하며 귀납은 그냥 이것저것 시도한다. 전체의 그림은 대상이 반응하는 것이다. 완전해야 반응한다. 파장이 맞아야 반응한다. 에너지의 입력에서 출력까지 구조가 갖추어져야 반응한다. 자연은 대칭적으로 반응한다. 반응을 설계할 수 있다.


[레벨:4]고향은

2021.05.06 (12:46:19)

연역은 선험적先驗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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