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838 vote 0 2021.09.13 (23:28:15)

    빛은 있고 어둠은 없다. 삶은 있고 죽음은 없다. 진보는 있고 보수는 없다. 절대성은 있고 상대성은 없다. 주어는 있고 동사는 없다. 체는 있고 용은 없다. 체언은 존재가 있고 용언은 존재가 없다. 있는 것은 스스로 존재하여 있고 없는 것은 다른 것에 딸리어 있다. 


    마이너스는 있고 플러스는 없다. 원인은 있고 결과는 없다. 머리는 있고 꼬리는 없다. 빛은 광자가 있고 어둠은 암자가 없다. 광자는 아인슈타인이 발견했고 암자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존재는 체와 용을 가진다. 있는 것은 체가 있고 없는 것은 체의 용이니 변화다.


    어둠은 빛의 변화를 설명하는 말이다. 죽음은 삶의 핸들을 놓친 상태를 설명하는 말이다. 죽음은 없는데 죽음 이후를 알려달라고 하면 안 된다. 그 사람은 핸들을 놓친 것이다. 죽음을 설명해주면 '아 그렇구나' 하고 납득하고 고개를 끄떡이고 받아들이는게 아니다. 


    핸들을 손에 꼭 쥐어줘야 해결된다. 그 사람은 체면을 잃었거나, 자존감을 잃었거나, 아내를 잃었거나, 자식을 잃었거나, 직장을 잃었거나, 친구를 잃었거나 무언가 핸들을 놓치고 겉돌고 있다. 죽음의 플러스를 질문하지만 사실은 삶의 마이너스를 질문하고 있다.


    죽음의 내용을 플러스 해달라고 말하지만 죽음은 없으므로 플러스 할 내용이 없다. '내세가 없다는건 알겠는데 죽은 다음은 어떻게 되나요?' 이러면 안 된다. 답은 언제라도 삶에 있다. 존재는 체와 용이며 찾아야 할 핸들은 체에 있고 용에 없다. 죽음은 두렵지 않다.


    핸들을 놓친 상태를 죽음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말을 돌려서 하고 있다. 두려운건 핸들을 놓쳐서 어쩌지 못하고 우물쭈물 하는 것이다. 체와 용을 겸하되 체가 먼저다. 강한 군대가 없으면 현란한 용병술은 쓸모가 없다. 체격 되고 체력이 받쳐줘야 기술이 붙어준다. 


    빛은 체고 어둠은 용이다. 삶은 체고 죽음은 용이다. 진보는 체고 보수는 용이다. 진보의 원칙으로 강군을 만들고 보수의 용병술로 승리한다. 절대성은 체고 상대성은 용이다. 마이너스는 체고 플러스는 용이다. 잃었다면 체를 잃은 것이며 얻었다면 용을 얻은 것이다.


    관념은 용이다. 사랑도 행복도 성공도 정의도 평등도 용이다. 친구를 잃고, 직장을 잃고, 건강을 잃으면 체를 잃은 것이다. 영토를 잃은 것과 같다. 체를 얻을 수도 있지만 그것은 내가 결정하지 않는다. 나의 결정으로 잃는 것은 체요 나의 결정으로 얻는 것은 용이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6725 기정과 탱킹 2 김동렬 2024-02-27 1209
6724 소크라테스 김동렬 2024-02-22 1214
6723 신의 권력 김동렬 2023-11-29 1220
6722 직관 논리 믿음 김동렬 2024-03-29 1224
6721 조국당이 이기는 이유 1 김동렬 2024-04-03 1225
6720 한국 정치의 비밀 김동렬 2024-04-01 1227
6719 인간의 고통 김동렬 2023-11-28 1228
6718 교언영색 한동훈 image 김동렬 2024-03-13 1228
6717 오자병법 손자병법 2 김동렬 2024-02-26 1229
6716 정치란 이렇게 하는 것이란다 김동렬 2024-03-12 1234
6715 클린스만 잘한다 김동렬 2023-11-23 1258
6714 인간의 충격 김동렬 2023-11-26 1261
6713 노무현 이후에 노무현이 없다 김동렬 2024-04-04 1265
6712 국힘당과 집단사고 김동렬 2024-04-05 1271
6711 바보를 바보라고 불러야 한다 김동렬 2024-03-22 1272
6710 서편제와 동편제의 비밀 image 1 김동렬 2024-02-20 1276
6709 마동석 액션의 의미 김동렬 2024-02-20 1287
6708 과학자의 조국 image 1 김동렬 2024-03-21 1297
6707 테크노 낙관주의 비판 1 김동렬 2023-11-24 1298
6706 조국이냐 한동훈이냐 김동렬 2024-03-21 1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