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702 vote 0 2020.11.19 (19:24:07)

      
    긍정과 부정의 변증법     


    까놓고 진실을 말하자. 인간은 힘을 원한다. 힘은 권력에서 나온다. 권력은 집단의 의사결정권이다. 주어진 선택지는 셋이다. 앞에서 주도하거나 아니면 뒤에서 추종하거나 혹은 밖에서 안티하거나다. 사실은 어떤 하나의 국면에서 주어지는 선택지는 언제나 둘이다.


    O 아니면 X다. 찬성 아니면 반대다. 긍정이 아니면 부정이다. YES가 아니면 NO다. 긍정하면? 다시 두 가지 선택이 주어진다. 앞에서 주도하거나 뒤에서 추종하거나다. 리더가 되어 이끌어가거나 부하가 되어 끌려가거나다. 그렇다. 선택은 언제나 둘 중의 하나다.


    그런데 주도하려면 그만한 역량이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추종하면 쪽팔린다. 미성년자는 그렇지 않다. 젊은이는 추종한다. 나이가 들면 자신이 주도해야 한다. 주도를 못 하므로 안티를 한다. 우리는 뭔가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언제나 부정을 선택한다. 긍정하면?


    독재자에게 끌려가서 만리장성 쌓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도박을 하더라도 자기가 판을 설계하지 않으면 무조건 당한다. 그 판의 호구가 누구인지 모르면 자신이 호구다. 그러므로 일단 부정하게 된다. 대개 부정의 철학이 발달했다. 긍정의 철학은 거의 없다.


    그래서? 망한다. 다들 부정만 하고 긍정하는 사람이 없으면 망한다. 인간의 기본모드는 부정이다. 자연법칙은 부정이다. 긍정은 불가능하다. 왜? 타자이기 때문이다. 만약 긍정하려면 먼저 가족이 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통과의례를 거쳐 한 식구가 되어야 한다.


    실제로는 부정만 가능하다. 종교를 제외하고 긍정의 철학을 설파한 사람은 거의 없다. 종교도 근래에는 부정의 철학으로 변질되었다. 긍정을 설파하던 종교인들이 근래에는 과학에 밀려 강력한 안티세력이 되었다. 옛날에는 데모하는 젊은이를 부정적 사고라고 몰았다.


    지금은 태극기부대가 부정적 사고에 빠져 있다. 긍정을 말한 철학자가 있는가? 니체 사상이 긍정의 철학이라고 할 만한데 니체의 권력의지는 독재자에게 이용되었다. 공자의 긍정철학도 봉건군주에게 이용되었다. 인간은 단지 부정만 할 수 있다면 끔찍하지 않은가?


    무조건 부정만 한다면 그것은 자신의 선택일까? 아니다. 환경과의 게임에서 패배한 것이다. 외계인이 와서 뭔가 제안을 한다면 일단 부정해야 한다. 왜? 그 제안의 내막은 외계인만 알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제안한 사람이 내막을 안다. 선택하는 사람은 모른다.


    뭘 선택하든 선택했다면 이미 진 게임이다. 긍정하든 부정하든 다른 사람의 제안에 응하면 이미 패배해 있다. 그러므로 어떤 선택이든 무조건 틀렸다. 긍정하면 만리장성 쌓게 된다. 부정하면 밖에서 겉돈다. 한 가족이 되는 절차를 밟아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의리다.


    원래는 독재세력이 긍정주의고 야당이 부정만 하는 집단으로 매도되었다. 종교집단도 긍정을 주장했다. 지금은 바뀌어서 민주당이 긍정세력이고 종교집단과 태극기가 부정세력이 되어 있다. 국힘당이 망하고 있는 이유는 그들이 민주주의 부정세력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데 왜 부정해? 한국이 발전하는데 왜 방해하지? 정의당도 부정세력이 되어 있다. 힘을 가진 자는 긍정하고 힘이 없는 자는 부정한다. 선택하는 자는 패배하고 선택을 요구하는 자가 승리한다. 부산신공항을 받을 것인지 말 것인지 선택하라.


    박근혜는 아베의 제안에 선택을 했고 망했다. 문재인은 스가에게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 주도권을 잡는 자가 이기는 게임이다. 왜? 카드를 한 장 더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어떤 선택을 하든 설계한 자는 다음 게임을 진행시킬 수 있다. 긍정과 부정이 아니다.


    다음 게임이 준비되어 있느냐가 중요하다. 큰 게임이냐 작은 게임이냐가 중요한 것이다. 부정하는 자는 사실 상대방의 다음 카드를 보려는 것이다. 아쉬운 쪽이 지게 되어 있다. 카드를 한 장 더 쥐고 있는 자가 이긴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6594 국힘이 88석을 해도 놀라지 않는다 3 김동렬 2024-04-09 1649
6593 간섭 김동렬 2024-01-28 1652
6592 중국 축구 수수께끼 풀렸다 1 김동렬 2023-11-23 1657
6591 본질지향에서 도구지향으로 김동렬 2022-04-23 1663
6590 이것과 저것 1 김동렬 2024-01-26 1665
6589 나폴레옹은 누구인가? 김동렬 2023-12-17 1670
6588 연결문제 김동렬 2023-02-12 1671
6587 진화론의 완성도 김동렬 2022-12-08 1674
6586 입력과 출력 김동렬 2024-01-20 1675
6585 왼손잡이 문제 김동렬 2022-05-22 1678
6584 자발적 변화 김동렬 2023-01-25 1679
6583 딜레마 1 김동렬 2023-01-20 1680
6582 에너지의 방향성 2 김동렬 2022-06-29 1683
6581 도구주의 관점 김동렬 2022-06-22 1686
6580 힘과 짐 김동렬 2023-08-16 1686
6579 질서 김동렬 2023-03-01 1689
6578 차별과 증오의 야만인 정치 김동렬 2023-07-23 1693
6577 진리의 기쁨 김동렬 2022-05-02 1697
6576 진리 김동렬 2022-07-02 1697
6575 과학의 시련 김동렬 2023-01-29 16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