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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948 vote 0 2021.08.18 (16:55:16)

    우리가 노상 이념타령을 하여 허황된 관념으로 도피하는 이유는 진실을 표현할 언어가 없기 때문이다. 그전에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틀려먹었기 때문이다. 사건을 보는 눈이 없기 때문이다. 배후에서 세상을 연출하는 것은 에너지다. 과학수업 시간에 다 배운다.


    광원에서 광자가 나와 피사체를 때리면 그림자가 스크린에 새겨진다. 인간은 스크린을 보는 것이다. 과학은 광원을 바라보게 한다. 광원은 에너지다. 지구에서 일어나는 일은 대부분 태양이 범인이다. 왜 바람이 불지? 왜 비가 오지? 보나마나 태양이 뭔가 저질렀다.


    석유나 석탄도 원인이지만 그것은 고대의 태양이다. 우리는 이러한 자연의 메커니즘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 자연에서 일어나는 일의 범인은 대부분 태양이듯이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도 범인은 한 넘일 텐데 말이다. 그런데 왜 사회과목 시간에는 다른 언어를 쓰지? 


    사건은 원인과 결과가 있다. 원인 중심으로 해명해야 한다. 자연과학은 그렇게 한다. 사회학은 얄궂은 언어를 쓴다. 원인을 나타내는 말이 없다. 사건을 연결하는 것은 구조다. 구조를 표현하는 말이 없다. 자연의 태양은 스크린에 맞고 인간의 화살은 과녁에 맞는다. 


    우리는 화살을 쏜 궁수와 화살에 맞은 사슴의 관계를 이해한다. 과학은 사물을 다루므로 원인을 추적할 수 있다. 사회학은 사건을 다루므로 원인을 알기가 어렵다. 사회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결과가 천천히 나타난다. 누가 화살을 쐈는지 모른다. 결과 중심으로 말한다.


    아직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는데 결과 위주로 말하는게 인간의 관념이다. 윤리, 도덕, 선악, 자유, 평등, 평화, 행복, 정의 따위는 모두 어떤 사건의 결과를 나타내는 말이다. 사건은 진행 중이고 결과가 나오지 않았는데 예단하여 얻은 가상의 결과를 당겨서 쓰는 말이다. 


    그것이 위하여다. 의하여가 옳다. 부모는 자기 욕심 때문에 자녀를 가혹하게 대한다. ‘다 너 잘되라고.’ 사실은 자신이 스트레스받은 것이다. 스트레스받은 이유는 이웃들의 눈총 때문이다. 이웃들이 쳐다보니까 눈총에 맞아서 아프다. 스트레스를 자녀에게 전거한다.


    '이게 다 너를 위한 거야.'  거짓말이다. 주변의 눈총에 의하여다. 눈총을 쏘아대니 총알이 심장에 팍팍 박힌 것이다. 인간은 영역동물이다. 영토가 좁으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인간은 서열동물이다. 서열이 애매하면 스트레스받는다. 자녀를 명문대 보내서 서열 높이자.


    자유, 평등, 평화, 정의, 윤리, 도덕, 선악, 정치적 올바름 따위가 모두 이런 식의 거짓 언어다.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억지로 쓰는 것이다. 실제로 있는 것은 인구가 늘어서, 지식이 늘어서, 산업이 흥해서, 기세가 올라서, 반동력이 생겨서인데 말하지 않는다.


    모든 변화는 힘에 의해서 일어난다. 햇볕이 공기를 달구어서 바람이 부는 것이다. 바람이 자존심 때문에 혹은 북풍의 매서움을 자랑하려고 혹은 남쪽 동네가 신경쓰여서 혹은 정의감 때문에 불겠는가? 햇볕이 공기를 달궈서 공기 분자의 운동량이 증가한 것이다. 


    인구든 산업이든 지식이든 뭐가 늘어서 그렇게 된다. 위하여는 전부 거짓말이다. 혹은 거짓된 언어습관이다. 칼이 있으면 휘두르고 총이 있으면 쏜다. 반드시 무언가 있다. 그 실제로 존재해 있는 원인 중심으로 말해야 한다. 그게 무엇인지 모르면 무슨주의를 지어낸다. 


    지구온난화는 실제로 지구 기온이 올라간 것이다. 생태주의는 관념으로 지어낸 것이다. 지구 기온이 올라간 원인은 실제로 있다. 온도계를 보여주면 된다. 뭔가 위기가 있는데 잘 모르니 생태주의다. 생태는 결과다. 뭔가 조화롭게 뭔가 좋아지는 바로 그것이 생태야. 


    개소리하고 있네. 공자는 이런 정신 나간 소리 하는 사람을 꾸짖었다. 말을 똑바로 하라고. 원인 중심으로 말하라는 말이다. 자연은 조화롭다고? 웃기셔. 자연은 살벌한 전쟁터다. 무수히 죽고 또 태어난다. 산업화다.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본능적으로 위기를 느낀다. 


    그게 뭔지 모른다. 그 위기가 해결된 미래의 어떤 상태, 가상의 어떤 상태를 짐작해서 거기에 생태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생태라는 말은 어떤 예민한 아스퍼거인이 불안해진 것이다. 정확히 이산화탄소 통제실패로 지구 온도가 올라갔다고 왜 말을 못 해? 그땐 몰랐지. 


    월든 호숫가의 소로우가 220년 전에 그걸 어떻게 알어. 그렇지만 뭔가를 느낀 거야. 감이 딱 왔다구. 이런 식이다. 양성평등도 그렇다. 실제로 여성의 힘이 커졌다. 여성이 남자 말 안 듣고 독립적으로 투표하기 시작했다. 출산파업이 먹혔다. 이런 본질을 말해야 한다.


    막연히 평등이라고 하니 뭐가 평등인지 알 수 없게 된다. 저울을 쥔 사람 마음이다. 많은 사람은 차별을 평등이라고 한다. 평등하게 여자도 군대 가자. 입씨름은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 원인 중심으로 말하라구. 원인을 모르니까 결과 중심으로 말하지. 원인은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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