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1943 vote 0 2017.11.04 (00:31:31)

     

    빅뱅 이전에 무슨 일이


   엊그제 팟캐스트에서 나온 이야기다. 평행우주니 다중우주니 하고 있는 모양인데 구조론은 두꺼비등껍질이론이라고 오래전에 만들어 놓은게 있다. 두꺼비 등껍질에는 여러 개의 혹이 있다. 그 혹 하나하나가 별개의 우주다. 그것을 독립된 우주라고 해도 되는지 모르지만 일단 그렇다 치고. 원래 우주라고 하면 무조건 최대한을 상정해야 하는데 빅뱅으로 곤란해졌다.


    137억 년 이전에는 뭐가 있었는가? 빅뱅 이후 빅뱅범위 안쪽을 우리우주로 치고 그 바깥에 다른 우주가 있다는 거다. 공간의 바깥이 아니라 차원의 바깥이라고 해도 된다. 구조론은 사건으로 본다. 무엇인가? 객관적 실재를 부정한다는 말이다. 고유한 실재, 물리적 실재를 부정한다. A면 B다는 게임의 규칙만이 진실하다. 객관적 실재 중의 하나가 시간과 공간이다.


    그것을 부정한다. 물질도 부정한다. 정보도 부정한다. 확실하게 있는 것은 에너지다. 에너지는 사건이 진행하는 질서다. 게임의 규칙만 인정한다. 그래서? 북극의 북쪽은 없다. 빅뱅 이전은 없다. 빅뱅에 의해 시간과 공간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견해는 우리의 고정관념과 충돌한다. 우리는 막연히 빅뱅이전을 찾는다. 시간과 공간이 있기 전을 찾는다.


    구조론으로 보면 양에 앞서 운동이, 운동에 앞서 힘이, 힘에 앞서 입자가, 입자에 앞서 질이 있다. 즉 최초에는 질이 있으며 그 질이 두꺼비의 몸통이 되는 것이다. 혹들은 입자다. 앞이라는 게 반드시 시간의 앞이나 공간의 앞은 아니다. 구조론은 질, 입자, 힘, 운동, 량이 동시에 그러면서 순서적으로 일어난다. 질이 입자에 앞서지만 시간적으로 앞서지 않는다.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하나의 질에 입자가 둘이므로 의사결정에는 반드시 질이 먼저인 것이다. 무슨 말인가? 학교에 편지가 전달되었다면 동시에 학생이 그 편지를 본 것이다. 그러나 학생은 편지를 아직 보지 않았다. 왜? 학교는 하나지만 학생은 여러 명이기 때문이다. 학교에 3시 정각에 편지가 전달되었다면 그 학교 학생 중에 한 명이 편지를 전달받은 거다.


    학생과 학교는 동시에 편지를 받았지만 아직 그 편지를 읽어보지 못한 학생이 있으므로 학생이 편지를 받았다고는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즉 학생은 편지를 받은 상태와 받지 않은 상태가 중첩되어 있으므로 학교가 학생에 앞선다. 그러므로 사건은 동시에 그러나 순서대로 진행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입자관점에서 우주는 발생했더라도 그게 공간은 아니다.


    입자와 공간은 동시에 생기지만 사실은 공간은 아직 덜 생겼다. 시간도 덜 생겼다. 우주는 에너지와 입자와 공간과 시간과 정보가 동시에 생기지만 에너지는 순간적으로 생기고 입자와 공간과 시간과 정보는 차차로 생기므로 순서가 지정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답할 수 있다. 빅뱅에 앞서 무엇이 있었나? 빅뱅은 어떤 시간과 공간의 지점에 일어난 거다.


    그 앞에 입자의 지점이 있고 그 입자의 앞에 에너지의 지점이 있다. 빅뱅의 시간적 지점 이전에는 공간이, 입자가, 에너지가 있었다. 그렇다는 것은? 다른 입자가 있고 다른 공간이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 공간과 저 공간은 만날 수 없다. 공간은 입자에 속하고 입자가 우리우주라면 다른우주로 갈 수 없다. 사건의 계가 다르다. 그러나 에너지로 연결된다.


    즉 우리우주에서 다른 우주로 가려면 입자형태의 물질로는 갈 수 없고 에너지로만 갈 수 있는 것이다. 하여간 우리우주에서 다른우주로 갈 수는 없지만 생각할 수는 있다. 두꺼비의 등에는 여러 개의 혹이 있다. 어쨌든 구조론은 항상 짝수이므로 우리우주 하나만 있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둘이거나 그 이상 많은 숫자가 있다. 북극의 북쪽에 무엇이 있나?


    우리우주의 탄생이전에 무엇이 있는가? 탄생은 시간이다. 시간 앞에 공간 있다. 공간 앞에 입자 있다. 입자 앞에 에너지 있다. 우리우주의 탄생 이전에는 커다란 에너지 덩어리가 있었다. 그러나 그 이전이 시간의 이전은 아니다. 구조론적 순서의 앞이다. 우리우주의 앞에는 무엇이 없지만 옆에는 다른 우주가 있다. 그 우주로 갈 수 없지만 갔다치면 어떨까?


    우리는 그 우주의 탄생시점을 보게 된다. 우리 우주의 현재에서 그 우주의 현재로 건너가는 수는 없다. 우주와 우주 사이의 경계에는 시간이 전혀 흐르지 않으므로 우리우주에서 다른 우주로 가면 당신은 무조건 그 우주의 최초 빅뱅을 보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 우주 바깥에 다른 우주가 있지만 그것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 별반 의미는 없다. 거기 못 간다.


0.jpg


[레벨:5]김미욱

2017.11.04 (10:29:41)

우주에는 밀도가 서로 같을 때 반응하는 에너지가 있을 뿐이란 말이죠. 그 밀도에 도달하는 전과정을 다 엿볼 수는 없는 노릇. 일찌기 붓다는 세계가 유한한가 무한한가 하는 질문에 침묵을 지켰다는데 그래도 가상 이론을 세우는 재미를 놓칠 수야 !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6645 천공의 전쟁지령 김동렬 2024-01-27 2509
6644 이것과 저것 1 김동렬 2024-01-26 1707
6643 권력자의 심리 김동렬 2024-01-25 2318
6642 석가의 깨달음 김동렬 2024-01-25 2049
6641 이언주의 귀환 김동렬 2024-01-23 2687
6640 시정잡배 윤한 1 김동렬 2024-01-23 2383
6639 윤영조와 한사도 김동렬 2024-01-22 2363
6638 클린스만은 손절하자 김동렬 2024-01-21 3077
6637 입력과 출력 김동렬 2024-01-20 1701
6636 마리 앙투아네트 김건희 김동렬 2024-01-20 2090
6635 한동훈의 까불이 정치 1 김동렬 2024-01-19 2651
6634 긍정적 사고 김동렬 2024-01-17 2117
6633 한동훈의 본질 김동렬 2024-01-15 3677
6632 존재의 핸들 김동렬 2024-01-14 2333
6631 이론적 확신의 힘 김동렬 2024-01-13 2264
6630 오마이 한겨레 경향의 배신 이유 1 김동렬 2024-01-12 3726
6629 최동훈 영화는 영화가 아니다. 김동렬 2024-01-11 2577
6628 읍참건희, 석열 동훈 비밀의 비밀 김동렬 2024-01-10 3630
6627 개식용금지법 통과 잘했다. 2 김동렬 2024-01-09 3558
6626 한동훈 일당의 아동학대 범죄 김동렬 2024-01-09 21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