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410 vote 0 2019.07.27 (11:06:11)

    동기부여는 거짓이다


    관념어를 쓰지 말고 과학어를 써야 한다. 구조론은 심리주의, 정신주의를 배격한다. 사회를 설명할 때 의지, 신념, 목표의식, 동기부여 따위 정신적 요소를 들이대면 일단 거짓으로 보면 된다. 귀에 걸면 귀걸이식 관념어를 쓰지 말아야 한다. 동기, 목표, 의지, 정신력과 같은 말은 답을 모를 때 얼버무리는 말에 불과하다. 


    예컨대 축구시합이라 치자. 이기는 방법을 모르면 보나마나 정신력 타령 나온다. 왜? 추상적이고 관념적이고 공허한 말을 하면 상대가 반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있는 것은 반박할 수 있지만 없는 것은 반박할 수도 없다. 즉 거짓말할 때는 안성맞춤인 말이 정신주의 심리주의다. 모르는 사람이 허세 부릴 때 쓰는 표현이다.

 

    보상이나 목표나 동기부여나 이런 말은 있어 보이지만 사실 아무런 뜻도 없는 말이다. 그냥 거시기로 대체해도 된다. 세상을 실제로 움직여가는 것은 에너지 낙차다. 에너지는 결따라 간다. 결이 만들어지면 에너지가 쏠린다. 법칙대로 가는 것이다. 에너지는 계의 불균일에 따른 모순이며 계가 균일화될 때까지 작용한다.


    애들이 뛰어다니는 이유는 어떤 목표나 보상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안에 에너지가 넘치기 때문이다. 위하여가 아니라 의하여다. 말썽을 부리는 개는 어떤 목표나 보상이나 동기부여에 의해서가 아니라 에너지가 넘치기 때문에 말썽을 부리는 것이다. 산책을 빡세게 시켜주면 해소된다. 두어 살이 넘어가면 조용해진다.  


    떠드는 애들은 운동장 100바퀴를 시켜서 에너지를 빼주면 된다. 불굴의 의지나 정신력이나 보상이나 동기부여나 이런 건 모두 개소리다. 공허한 관념어에 속지 말자. 영웅이 큰일을 하는 이유는 자기 안에 에너지가 있기 때문이다. 나폴레옹이 영웅이 된 것은 나폴레옹은 뭐가 답인지 처음부터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혁명의 답은 뭐다? 사람들은 신념이다 박애다 평등이다 자유다 권리다 하고 개소리를 떠들어댄다. 나폴레옹은 정답을 알았다. 혁명은 돈이다. 돈은 밀라노에 있다. 밀라노를 털자. 혁명=황금이라는 정답을 알고 있었다. 혁명은 국민을 동원할 수 있는 시스템의 업그레이드다. 동원력 증대=황금의 확보 이런 공식이다. 


    의사결정구조의 혁명에 따른 시스템의 차이에 따른 동원력의 차이에 의한 에너지의 낙차가 모든 것의 원인이지 보상, 동기, 목적, 의지, 신념, 정신, 불굴, 자유, 평등, 박애, 권리 이런 귀납어 개소리는 안 된다. 당시 귀족들은 말 안 듣는 농노들을 지배하느라 군대도 뭐를 하지마라 마라 마라 이런 걸로 조졌던 것이다.


    그것도 힘들어서 아예 용병을 고용하고 민중을 동원하지 않았다. 민중을 동원하면 권력이 민중에게 넘어가서 귀족중심의 봉건체제는 해체되기 때문이다. 나폴레옹은 혁명을 했기 때문에 민중의 자발성과 창의성을 존중하고 각종 하지마라를 하라로 바꿔버렸다. 그 때문에 약탈을 해서 문제가 생겼지만. 혁명의 흑역사다.


    민중의 에너지를 빼먹는 방법으로 에너지 낙차를 유도한 것이 본질이지 무슨 얼어죽을 동기, 희망, 신념, 목표, 의지, 정신력 이런 똥 같은 소리는 곤란하다. 귀족과 평민 사이의 보이지 않는 간극을 없애면 매우 많은 것이 가능해진다. 목표나 동기부여나 보상이나 신념이나 의지나 이런 말은 사실 학습에 쓰는 것이다.


    개도 학습할 때는 동기부여를 하면 확실히 학습이 잘 된다. 어린이는 학습을 해야하니까 학습시킬 의도로 이런 걸 써먹지만 그냥 애들을 속여먹는 거다. 속지 마라. 훈련받는 개가 되지 마라. 보상에 익숙해지면 인생 망하는 거다. 게임회사가 유저를 중독시킬 때 써먹는 기술이 보상이다. 그런 상술에 넘어가면 곤란하다.


    보상, 동기, 목표, 의지 따위 정신적 요소들은 학습에 써먹는 자잘한 테크닉에 불과하다. 궁극적으로 인간을 움직이는 것은 에너지다. 답을 알려주고 힘을 기르면 누구나 올바르게 간다. 운전기술이 있으면 누구나 운전한다. 보상이 없어서가 아니라 운전할 줄 몰라서 운전하지 않는 것이다. 보상은 운전교육에 유용하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1]이상우

2019.07.28 (00:42:09)

할 수 있으면 하는 거고, 할 수 없으면 못하는 건데 뭔가 설명하기에 모자란 거 갖고 찜찜하니까 자꾸 보상, 벌, 관계, 계약, 양심 따위를 나열하는게 현재 교육의 수준. 그것도 안되니 공감과 배려같은 대안 아닌 대안에 매달립니다. 좋은 것 받고 좋은 것 본 사람은 좋은 사람 되고, 못된 것만 받고 못된 것 본 사람은 못된 것에 익숙합니다. 인간의 그저 분위가와 상황, 집단의 압력에 갖힌 조종된 존재라는 깨닫지 못하면, 수준높은 만남을 얻지 못하면 100년이 지나도 진도가 얼마 안나갈 겁니다. 최근 우리사회의 뉴스를 통해 1~2년간 대한민국사회에서 인간이 인간을 얼마나 억압하고 제멋대로 유린했는지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네요. 수준높은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하고 진보의 흐름을 타지 못하면 수면위로 드러난 우리사회의 야만성은 고쳐지지 않을 겁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9.07.28 (04:25:35)

"보상, 동기, 목표, 의지 따위 정신적 요소들은 학습에 써먹는 자잘한 테크닉에 불과하다. 궁극적으로 인간을 움직이는 것은 에너지다. 답을 알려주고 힘을 기르면 누구나 올바르게 간다."

http://gujoron.com/xe/1109499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6587 제 1 지식 김동렬 2023-12-11 1300
6586 영웅은 누구인가? 2 김동렬 2023-12-10 1745
6585 영화 나폴레옹 실망? 김동렬 2023-12-10 1360
6584 백인문명의 몰락조짐 김동렬 2023-12-08 2813
6583 직관의 힘 김동렬 2023-12-06 1523
6582 민주당 전략은 허허실실 김동렬 2023-12-06 1499
6581 이기는 힘 image 김동렬 2023-12-05 1138
6580 인생의 첫 번째 질문 김동렬 2023-12-04 1308
6579 왼쪽 깜박이와 모계사회 김동렬 2023-12-04 1260
6578 유인촌 막 나가네 김동렬 2023-12-03 1515
6577 87년 양김의 진실 김동렬 2023-12-03 1327
6576 윤석열을 위한 변명 1 김동렬 2023-11-30 2477
6575 희귀한 인류 가설 김동렬 2023-11-30 1268
6574 감상주의 신파정치는 버려야 김동렬 2023-11-30 1355
6573 신의 권력 김동렬 2023-11-29 1059
6572 이기는 힘 image 김동렬 2023-11-28 1166
6571 인간의 고통 김동렬 2023-11-28 1063
6570 이탄희의 자멸정치 1 김동렬 2023-11-28 1355
6569 신과 인간 김동렬 2023-11-27 1004
6568 신간 이기는 힘이 나왔습니다 image 4 김동렬 2023-11-26 1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