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067 vote 0 2019.03.15 (23:20:27)

    핑크 플라맹고의 비극

    

    왜 핑크 플라맹고가 특별히 문제인가? 왜 도자기 놈이 특별히 문제인가? 쉽기 때문이다. 인간은 그저 쉬운 것을 선택할 뿐이다. 왜냐하면 그것을 할 수 있으니까. 핑크 플라맹고는 다리가 쇠막대기라서 그냥 땅에다 꽂으면 된다. 쉽잖아. 도자기 놈도 마찬가지다. 


    할아버지 요정은 만들기 쉽다. 왜? 할아버지니까. 얼굴이 쭈글쭈글하니까. 못생겼으니까. 결점이 물타기 된다. 평론가들이 싫어하는 것은 겉으로 복잡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하기 쉬운 것을 하는 것이다. 그런 공짜 심리를 들킨다. 겉으로는 매우 정교해 보인다. 


    실제로는 특별한 도구를 써서 간단히 생산한다. 거기에 트릭이 있다. 그중에는 불티나게 팔리는 것이 있다. 핑크 플라맹고 소동이 그렇다. 대중의 천박함을 들키는 것이다. 유명한 웨지우드 자기도 일종의 그런 것이다. 뛰어난 장인이 그리스 양식대로 조각했다.


    가짜다. 그냥 점토를 펼쳐놓고 도장 찍듯이 찍어낸 것이다. 수제비 만드는 방법을 쓰면 된다. 만두피 만드는 방법과 정확히 같다. 초보 요리사도 할 수 있다. 대중이 모르고 산다. 그런 것을 사면 수준을 들킨다. 아는 사람은 그런 트릭을 대번에 알아보는 거다. 

    

91NHqB47CvL._SX466_.jpg


   다리가 철사라서 정원에 꽂아놓기가 쉽다. 그런 데서 못 배운 티가 너무 나잖아.


    tom3.jpg


   수염이 쭈글쭈글해서 대충 만들어도 괜찮아 보인다. 교양이 너무 없잖아. 창피한줄 알아야지. 


2011092257236365.jpg


    달마는 못생겼으니까 초딩도 그릴 수 있다. 어려움에 도전하지 않는다면 일단 그림이 아니다. 


jpb514529-25_1.jpg 


    장인이 그리스 양식으로 정성 들여 만들기는 개뿔 도장 찍듯이 마구잡이로 찍어낸 것이다. 손이 빠른 노동자라면 1초에 3개씩 찍을 수 있다. 웨지우드는 그리스 양식을 강조할 뿐 절대 자기네의 신기술을 자랑하지 않는다. 하여간 장사는 대박.  



    스님들은 왜 달마도를 그릴까? 달마는 못생겼다. 그러므로 그리기 쉽다. 그래서 달마도를 그리는 것이다. 조악한 달마도를 집에 걸어놓는 사람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그거 아주 수준 낮은 그림이다. 수준을 보는 방법은 간단하다. 선의 굵기가 함부로 변한다.


    그림은 굵기가 일정해야 하며 굵기가 변할 때는 합당한 논리를 제시하고 납득시켜야 한다. 그런 것이 없으면 가짜다. 모든 가짜에는 공통점이 있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뽕짝은 부르기 쉽다. 기본적인 파워가 없고 고음처리가 안 되고 가창력이 없어도 되는 거다. 


    목청을 떨며 갖가지 기교를 넣어 물타기 한다. 랩을 하는 가수도 그런 게 있다. 본토보다 더 기교를 잘 쓴다. 그런데 간단한 테크닉에 속임수가 있다. 결정적으로 랩의 정신이 빠져 있다. 분노가 없다. 그런 저급함에 대중은 잘 속아 넘어간다. 그러니까 대중인 거다. 


    그러나 아는 사람에겐 수준을 들킨다. 천박함을 들킨다. 세상 모든 가짜에는 공통점이 있다. 정치인도 마찬가지다. 진정성 없이 간단한 트릭으로 공짜 먹는 안철수들 있고 거기에 속아 넘어가는 대중도 있고 그런 사이비를 꿰뚫어보는 진짜 논객도 있는 것이다.


    그런 수법에 잘도 속아 넘어가서 열광하는 김용옥들 있다. 안목을 길러야 한다. 당신이 한 수를 볼 때 두 수, 세 수, 네 수, 다섯 수까지 내다보는 보는 사람도 있다. 반대로 그런 시스템을 본질을 잘 이용하면 대박을 낼 수도 있다. 상업적인 성공을 거둘 수도 있다.   


    한옥 지어놓고 폼 잡는 이문열류 수준 이하는 안목 있는 사람 만나면 대번에 본질을 들킨다. 거기에 어떤 창의성도 없다. 노무현의 봉하사저에 있는 건축이념이 없다는 말이다. 이념 없는 건축은 집이라고 부를 수도 없다. 아는 사람은 그런 저질과 사귀지 않는다. 


    물론 이런 이야기는 아는 사람들끼리나 하는 이야기다. 모르는 사람은 그냥 지나가시라. 무릇 예술이란 도전하는 것이며 도전할 가치가 있어야 한다. 길거리에서 기교를 과시하는 재주꾼들 있다. 그런 거 지켜보며 감탄하는 사람들도 있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레벨:11]sita

2019.03.16 (02:02:59)

세잔의 초기 작품을 보면 그림이 형편없다.
미술학교도 가지 않았고,그림 속도가 느려서,
당시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 그리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쓱쓱 어느정도 속도감 있게
그려야 그래도 그림 그리는 재주가 있다던데,
세잔은 그러지 못했다. 손재주는 없었다

대신 그는 그림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졌다
사진처럼 찍는게 아니라,원근법을 통한 그림이
아니라 양안시각으로 대상을 보면서 스스로
방법론을 터득하기로.

그는 몇단계를 거쳐,또 몇단계를 거쳐
평면성을 띠게되고 결국엔 입체적화면에
이르게 된다.대부분 미완성작들이지만
그의 그림 하나하나 도전적인 작품들이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9.03.16 (02:43:17)

"예술이란 도전하는 것이며 도전할 가치가 있어야 한다."

http://gujoron.com/xe/1071830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6585 영화 나폴레옹 실망? 김동렬 2023-12-10 1353
6584 백인문명의 몰락조짐 김동렬 2023-12-08 2795
6583 직관의 힘 김동렬 2023-12-06 1517
6582 민주당 전략은 허허실실 김동렬 2023-12-06 1492
6581 이기는 힘 image 김동렬 2023-12-05 1129
6580 인생의 첫 번째 질문 김동렬 2023-12-04 1304
6579 왼쪽 깜박이와 모계사회 김동렬 2023-12-04 1251
6578 유인촌 막 나가네 김동렬 2023-12-03 1510
6577 87년 양김의 진실 김동렬 2023-12-03 1325
6576 윤석열을 위한 변명 1 김동렬 2023-11-30 2471
6575 희귀한 인류 가설 김동렬 2023-11-30 1263
6574 감상주의 신파정치는 버려야 김동렬 2023-11-30 1343
6573 신의 권력 김동렬 2023-11-29 1053
6572 이기는 힘 image 김동렬 2023-11-28 1160
6571 인간의 고통 김동렬 2023-11-28 1057
6570 이탄희의 자멸정치 1 김동렬 2023-11-28 1349
6569 신과 인간 김동렬 2023-11-27 999
6568 신간 이기는 힘이 나왔습니다 image 4 김동렬 2023-11-26 1332
6567 인간의 충격 김동렬 2023-11-26 1094
6566 짐 차노스와 일론 머스크 김동렬 2023-11-25 12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