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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651 vote 0 2020.07.23 (18:03:52)

      

    철학을 이해하자.


    각자에게는 자동차가 한 대씩 주어져 있다. 운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다음 게임에 초대된다. 다음에는 배를 운전하든, 비행기를 운전하든, 우주왕복선을 운전하든 도전할 수 있는 것이다. 인생은 그런 것이다. 계속 가는 것이다. 자동차를 팽개치고 도망치거나 숨으면 좋지 않다. 


    철학은 의사결정학이다. 우리는 의사결정에 성공해야 한다. 하나의 결정은 다른 결정과 연동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의사결정은 전방효과와 후방효과, 연쇄효과, 승수효과, 파급효과를 일으킨다. 사건 안에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사결정 시스템의 생산성이 중요하다.


    북한은 민주주의를 표방하며 교묘한 만장일치제를 만들어서 집단의 의사결정 실패를 유도한 다음 김정은에게 의사결정을 위임하도록 하는 수법을 쓴다. 북한에서 의사결정의 생산성은 극도로 낮다. 의사결정의 난맥상을 조성하여 민주적인 결정에 환멸을 느끼게 유도하는 수법이다.


    부족민이 민주적으로 결정한다고 말들 하지만 서로 발목을 잡으며 교착되어 대치하다가 대개는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기로 결정하곤 한다. 의사결정의 실패다. 성공적인 의사결정은 문제를 풀고 그걸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그 결정을 고리로 삼아 다음 단계로 부단히 나아가는 것이다.


    그것은 외부의 힘에 대항하는 것이 아니라 자체의 에너지를 통제하는 것이며 그것을 발달시켜 가는 것이다. 파급효과, 연쇄효과, 후방효과, 승수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외부의 적이 아니라 나 자신의 존재방식이다. 문제를 파괴하고 답을 획득하는 것이 아니다. 타자가 아니다.


    내 안에서 질문과 해답, 원인과 결과 사이의 연결고리를 파악하고 강화시켜 가는 것이다. 그 연결고리가 각종 기대효과들이다. 외부의 적을 물리치고 군대를 해산하여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의사결정구조를 강화하여 부단히 새로운 문제의 발굴에 나서야 한다. 그것이 진보이다.


    부단히 사건을 다음 단계로 연결시켜 가는 것이 의미다. 문제를 발견했을 때 인간은 설레고 흥분하고 집중한다. 문제를 해결했을 때 인간은 행복을 느낀다. 그 과정에서 인간은 환경과 보다 긴밀해진다. 집단과 더 많은 연결고리를 갖는다. 라인을 보다 강화하게 된다. 보다 진보해 간다.


    그리고 다음 게임에 참여한다. 각종 발목잡기 스킬로 의사결정의 난맥상을 연출하여 집단 안에서 의사결정이 잘 안 되도록 유도하는 자가 진보의 적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진보 안에 진중권병 환자 많다. 우리는 의사결정 매커니즘을 발달시켜 의사결정의 생산력을 높여야 한다.


    구조론으로 보면 모든 문제에 반드시 정답이 있다. 진리가 있다. 다만 진리의 답은 절대적인 답이고 현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적용된다. 문제의 답은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통해서 환경과의 게임에 이겨서 사건을 다음 스테이지로 연결하는 것이다. 게임을 이기는 데는 합당한 공식이 있다.


    공식은 확률적으로 들어맞는 절대공식이다. 반드시 전제조건이 걸려 있다. 인간은 무조건적인 답을 원하지만 그런 것은 없다. 답이 나를 위한 맞춤답안이어야 한다며 문제를 왜곡하는게 인간의 병폐다. 그들은 진실탐구에 관심이 없다. 진리가 인간에게 봉사하려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원하는 답이 아니라고 화를 내면 안 된다. 그게 하지마라는 자기소개다. 반대로 인간이 절대진리에 맞춰가야 한다. 진리가 인간을 위해 봉사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게임을 설계하는 자에게만 권리가 있다. 자신의 게임을 창의한 자에게만 파급효과 형태로 권력이 주어진다.


    남의 밑에서 봉사하며 월급이 적다며 투덜댄다면 곤란하다. 권력은 각종 파급효과의 연쇄고리로 작동하는 사건의 앞단계에 주어진다. 본인이 남이 만들어놓은 줄 뒤에 가서 서 있으면서 권리가 없다고 투덜대면 곤란하다. 스스로 줄을 만들고 창의하여 새로운 라인을 개설해야 한다.



    소수자와 약자를 차별하는 이유


    소수자든 약자든 인간이 타자를 차별하는 이유는 현장에서 그 수법이 먹히기 때문이다. 인지부조화다. 인간은 행동에 지식을 맞춘다. 관성의 법칙이다. 투자된 비용의 회수가 문제다. 액션은 물리적으로 비용이 든다. 공무원은 한 번 예산이 투입되면 쓸데없는 공사라도 멈추지 못한다.


    공사를 멈추면 지금까지 투입된 예산의 매몰비용은 누가 책임지지? 일단 시간벌기로 하던 사업을 계속하고 후임자에게 떠넘길밖에. 한 번 광장에 사람이 모이면 쉽게 해산하지 못한다. 어렵게 만든 기회이기 때문이다. 심리적 비용뿐 아니라 물리적 비용이 지출되면 멈출 수 없게 된다.


    태극기 할배들도 지금까지 들인 비용이 아까워서 폭주를 멈추지 못한다. 차별을 멈추려면 물리적으로 차별수법이 먹히지 않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지역주의를 하는 이유도 수법이 먹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열린 사회다. 열린 사회에서 똑똑한 사람을 탄압하면 외부세계로 도망친다.


    유럽은 위그노를 탄압하니 기술자들이 북쪽으로 가버렸다. 북유럽 흥하고 남유럽 가난해졌다. 사실 기술을 익혀 돈을 번 기술자들이 세금 내기 싫어서 개신교로 갈아탄 것이다. 개신교는 탈세교다. 미국은 성소수자를 탄압하니 그들이 뉴욕과 LA로 가버렸다. 중서부는 더 가난해졌다. 


    그런 경험이 쌓인 것이다. 한국은 바닥이 좁아서 도망칠 곳이 없다. 그래서 비극이 일어난다. 문제는 가해자들의 오만함이다. 이 좁은 바닥에서 니들이 어디로 도망갈거야? 영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과 같다. 이 좁은 섬에서 니들이 까짓거 어쩔거야? 이런 심리에 가해자가 된다. 


    그런 생각이 사악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종교든 환빠든 음모론이든 안아키든 빨갱이 사냥이든 마찬가지다. 비열하고 흉악하다. 겉으로는 잡다한 논리를 들이대지만 속마음은 니들이 어디로 도망갈껀데? 이거다. 외부세력과 연대하여 뻘짓이 먹히지 않는 구조를 건설해야만 한다. 


    열린우리당에서 열린민주당으로 열린 이름이 유지되는 이유다. 좌파든 우파든 닫힌 자들이 문제다. 그들이 흉악하다. 일본은 사투리가 심해서 타지역에 정착하려다가 신분이 들통나 차별당한다. 가급적 외부로 이동하지 않고 내부에서 답을 내려 하므로 배타적이다. 구조적 원인이다.


    인간은 옳고 그름에 관심이 없다. 언제라도 액션이 먼저다. 일단 저질러보고, 수법이 먹히면 하고, 하면 에너지가 걸리고, 에너지가 걸리면 멈출 수 없게 된다. 투입된 비용을 회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연비를 아끼려면 브레이크를 밟지 말아야 한다. 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므로 사고가 난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20.07.24 (05:29:34)

"새로운 게임을 설계하는 자에게만 권리가 있다. 자신의 게임을 창의한 자에게만 파급효과 형태로 권력이 주어진다."

http://gujoron.com/xe/1221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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