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점입가경이오. 판을 휘저어 놓았더니 망둥이 꼴뚜기 구분없이 날뛰고 있소. 오늘은 조선일보가 구라김씨를 써서 한나라당을 씹은 사실과, 이회창이 ‘정계복귀 선언’인지 아리송한 사과문을 읽었다는 소식이 이슈가 되는가 보오.

『니들도 참 힘들 게 산다! 합성된 이미지 바탕은 dcinside에서』

이회창 리로디드 대 최병렬 레볼루션의 한판 대결이 되오. 조선일보가 칼럼질 하는 구라김씨를 써서 이회창을 씹은 사실은 ‘최병렬 레볼루션’의 손을 들어준 셈이 되오. 옳은 판단이오. 매트릭스 2탄은 내가 봐도 재미라고는 없었소.  

문제는 많은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여전히 ‘이회창 리로디드’에 미련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있소. 왜냐하면 ‘DJ 리로디드’가 끝내 성공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오. ‘DJ 불패의 법칙’을 따르면 최병렬은 기껏해야 이기택이오. 조선일보가 약발 안듣기로 소문난 ‘이기택 캐릭터’를 민다?

결론부터 말하면 조선일보가 정확하게 본 것이오. 오늘 이회창의 기자회견은 교묘한 속임수였소. 그는 마치 정계에 복귀할 의도라도 있는 것처럼 아리송한 문법을 사용하였소. 거기에 숨겨진 복선은?

DJ 리로디드의 성공사례를 분석
본질을 봐야 하오. DJ가 성공한 이유는 젊은 층의 지지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기 때문이오. 박정희세대라 할 4, 50대 중에는 의외로 DJ에게 반감을 가진 사람들이 많소. 7, 80년대에 기회를 놓친 선배세대가 물러나지 않고 90년대 까지 버텨서 자기네 앞길을 막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오.

이런 이야기를 우습게 들어서 안되오. 이는 대학에서 현역과 예비역이 보이지 않게 마찰하는 것과 같소. 누가 주도권을 잡는가를 두고 은근한 심리전이 치열하오.

2, 30대 젊은 층은 큰 세대차에도 불구하고 연로한 DJ를 좋아하오. 광주가 노무현을 밀었듯이 일종의 전략적 제휴가 되오. 2, 30대 입장에서 출세길을 가로막고 있는 4, 50대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기택과 같은 419세대가 주도권을 잡는 것 보다는, 차라리 DJ가 민주화과정을 완결시켜 주기를 바라는 것이오.

일반 회사라도 그러하오. 창업자 그룹이라 할 제 1세대가, 손자뻘인 제 3세대와 제휴하여, 제 2세대를 물먹이는 일은 흔하오. 그렇다면 이회창도 역시 그러한 방식으로 세대차를 넘는 전략적 제휴가 가능할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불가능하오. 왜?

잘 봐야 하오. 이재오 김문수 등 민중당들이 떼로 한나라당에 몰려간 이유도 이 세대간의 대결로 설명할 수 있소. 80년대 이후 민주화과정은 양김씨가 퍼질러 놓은 일이므로 결국 양김씨가 오사마리까지 책임지게 되어 있소.

그렇다면 DJ시대에 이르기 까지 앞차가 전방에서 차선을 가로막고 트래픽을 유발할 것이 뻔한 일, 잽싸게 한나라당 갓길로 도피하지 않으면 희망이 없는 것이오.

결국 노무현의 등장으로 해서 419세대는 DJ진영과 386그룹의 협살에 걸려 ‘잃어버린 세대’가 되었소. 사소한 문제처럼 보이지만 이게 본질이오. 그리고 승부는 항상 본질에서 나는 법이오. 구체적인 이해관계가 있다는 말이오.

협살에 걸린 박정희세대
DJ에게 반감을 가진 4, 50대가 2, 30대들 앞에서 DJ를 열심히 비판해봤자 설득력이 없소. 왜냐하면 그들이 논거로 제시하는 사건들은 필자가 걸음마를 배울 때 일어난 일이기 때문이오. 필자의 기억에 없는 일을 가지고 입에 거품물어 봤자 납득이 될 리가 없소.

이를 뒤집어보면 왜 최병렬이 망가지는지 알 수 있소. 조선일보의 전략이 왜 실패할 수 밖에 없는지도 알 수 있소. 지난번 글에서 이야기 한 바 있지만 우리나라 수구의 구심점은 ‘박정희세대’이오. 이를 전두환세대로 바꿔줘야 한나라당이 살게 되오.

문제는 전두환시대를 앓아온 사람들이 바로 386이고, 이들은 이념적인 측면에서 총체적으로 ‘좌로 일보 가!’ 했기 때문에 30대를 중심으로는 수구의 구심점이 형성될 수 없다는 사실에 있소. 구조적으로 안되게 되어 있는 것이오. 수구 입장에서 이나라의 30대는 잃어버린 10년이오. 영원히 되찾아올 수 없을 것이오.

개혁세력은 지금 노무현을 중심으로 세대교체에 들어가 있소. 밑에서 386이 치고올라오고 있는 것이오. 현실적으로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분당으로 나타나고 있소. 이는 역사의 도도한 흐름이오! 누구도 막을 수 없소.

이회창은? 대국민 사과? 앞에서 말했듯이 그거 사기요. 마치 정계에 복귀할 것처럼 연출해서 검찰의 칼날을 모면해보려는 술수에 지나지 않소. 이회창의 Reloaded는 없는 것이오. 그와 제휴할 2, 30대는 없소. 2, 30대야말로 이회창이 거느린 박정희세대의 존재가 출세의 장애물이기 때문이오.

어느 회사를 가나, 어느 조직을 가나 4, 50대 과부장으로 군림하는 ‘이회창의 아이들’이 버티고 있어서 사사건건 스팀받게 하고 있소. 지금 대한민국은 박정희세대와 386세대의 전면전에 들어가 있소. 386은 DJ와 제휴해서 박정희세대를 무정차통과 시키고 주도권을 장악하려 하고 있소.

그러므로 정답은 조선일보 말대로 ‘최병렬 레볼루션’이 맞소. 한나라당의 유일한 희망은 4, 50대를 재결집시켜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386을 억누르는 것이오. 조중동을 별동대로 삼고 서울대수구, 강남수구와 연합전선을 펼치면 약간의 희망은 있소.

그러한 전략에 차질을 빚게 하는 것이 인터넷이오.

결론적으로 최병렬을 중심으로 한 수구재결집이 어차피 지는 게임에 그나마 챙피를 덜 당하고 지는 길이오. 이회창 복귀 시나리오? 한나라당의 공중분해를 의미할 뿐이오. 우리는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면 그만이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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