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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정치를 모른다. 몰라도 너무 모른다. 젠장! 정치는 대화고, 타협이고, 신뢰고, 제휴고, 중재다. 그리고 정치는 원래 중도가 다 먹게 되어 있다. 중도가 정답인데 그냥 정답을 찍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

정치는 과정이 예술이다. 어떻게 그 중도라는 스무고개 정답을 찾아가느냐다. 그냥 ‘내가 중도다!’ 이렇게 말로 선언하고 중간에 떠억 서 있으면 그게 미친 넘이지 어찌 그것이 민주주의겠는가?

중간은 북극과 남극 사이에 있다. 그러므로 먼저 북극과 남극의 위치를 정확히 밝히지 않으면 중도는 찾아지지 않는다. 이쪽의 극과 저쪽의 극을 먼저 확인하고 와야 이야기가 된다. 스무고개 넘지 않고 찾아낸 정답은 원래 안쳐주는 거다.

국민을 상대로 스무고개 해야 한다. 각자 자기 심중에 있는 것을 전부 토해내게 해야 한다. 우리는 우리대로 우리의 요구조건 다 내놓고 저쪽은 저쪽대로 저쪽의 요구조건을 내놓아야 한다.

정치인은 유권자들이 그 요구조건들을, 불만사항들을 내놓도록 말을 시켜야 한다. 국민에게 말을 거는게 정치다. 유권자 마음 속에 숨은 불만은 무엇이고 숨은 욕망은 무엇인지 다 들추어 내야 한다.

말로는 민주주의라면서 주인인 국민 입을 틀어막아놓고 지들이 마이크 잡고 떠들면 그게 정치냐? 그게 민주주의냐? 그게 절차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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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유시민이면 멧돼지 공약을 하더라도.. ‘멧돼지 잡는데 공수부대를 동원하면 안되겠지만 시골 할머니들의 눈물을 생각하면 공수부대를 동원해서라도 멧돼지를 잡고 싶은 심정’이라고 슬쩍 운을 뗐을 것이다.

동물보호론자 입장도 배려해서 말을 절묘하게 잘해야 한다. 정치인은 운만 떼고 결정은 국민이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정치의 미학이다. 이쪽에서 운을 떼면 저쪽에서 댓구를 하고 주거니 받거니 이렇게 장단을 맞춰가는 거다.

골프장 공약도 그렇다. 내가 유시민이라면.. ‘새만금 문제는 전북사람에게 우선적인 결정권이 있다. 내가 전북사람이라면 용인에 있는 골프장을 전부 전북으로 끌어오자고 할 것이다. 용인시민 입장에서 봐도 골프장 이전하고 그 자리에 아파트 짓는게 낫지 않을까?’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결정권이 누구에게 있느냐다. 대통령이 지맘대로 하는게 민주주의 아니다. 국민이 주인이다. 주인 입장을 배려해서 말해야 한다. 정치인은 국민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 답은 국민이 말해야 한다.

정치인은 명심해야 한다. 자기네들이 밀실에서 결정한 것을 국민에게 사후통보하는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 자기는 말만 꺼내고 운만 떼고 에드벌룬만 띄우고 결정은 국민이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정치다.

그러므로 협상이 중요하고, 대화가 중요하고, 중재가 중요하고, 토론이 중요하고, 타협이 중요한데 그러려면 먼저 협상거리, 협상카드 이런게 있어야 한다. 즉 이쪽에서 들고 나올수 있는 최강의 조건을 전부 꺼내놓아야 이야기가 된다.

지금 DJ 서슬에 눌려서 우리 할 말은 입도 벙긋 못하고 그냥 끌려가는 판이다. 이 상황에서 중도는 의미가 없다. 중간으로 간다고 그게 중도가 아니다.

적어도 미군철수 이 정도는 꺼내놓고 이야기를 시작해야 한다. 진보쪽, 젊은쪽, 개혁쪽의 입장을 다 토해놓고 그걸로 이제부터 협상하자고 하는게 정치다. 그런 스무고개 푸는 절차 없이 그냥 한사코 중도로만 가려고 하니 민주주의가 죽어서 바람을 일으키지 못하는 거다. 바람은 민초들에게서 나오는건데 민초들 입 막아놓고 무슨 바람을 기대하겠다는 건지.

결국 정치인은 심판 역할을 하고 사회자 역할을 해야 한다. 유권자는 저 사람이 심판을 보면 그래도 맹박이 보다는 공정하게 심판을 볼테니 나의 입장을 관철할 기회를 잡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 때 그 사람을 선택하는 거다.

골은 국민이 넣는 거다. 국민이 승자가 되는 정치를 해야 한다. 국민과 함께 스무고개를 한 고개씩 풀어가는 정치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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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는 서두를 일이 아니다. 저쪽은 둘이고 이쪽은 셋인데 TV토론을 하더라도 저쪽 둘의 공격을 이쪽 셋이 방어해야 대략 균형이 맞다. 서둘러 단일화 해버리면 양쪽에서 협공 당한다. 이쪽의 많은 아이디어들은 한번 써먹지도 못하고 사장하게 된다. 우리쪽의 가용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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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원래 한번은 져주고 시작하는 거다. 크게 한번 양보하고 져주면 국민이 미안해서라도 뽑아준다. 그런데 지금 DJ가 우리쪽에 져달라고 한다. 민주당 묶어올테니 잠시만 입 다물고 있으라 한다.

그래서 입 다물고 있는데 이거 DJ에게 져주려다가 한나라당에게도 져주게 생겼다. 정치는 기세다. 입 다물고 있다가 기세를 잃어서 힘 쓰지 못하게 되었다.

우리쪽도 할말 다하고 민주당도 할말 다하고.. 그렇게 떠들썩하게 가는게 맞는데 이쪽도 입 다물고 저쪽도 입 다물어버리면.. 다들 속상해서 정치가 안 된다. 제휴가 안 되고, 타협이 안 되고, 흥정이 안 되고, 중재가 안 된다.

정치는 말이다. 할 말 다 해야 그게 정치다. 각자가 자기 요구조건 다 들고 나오게 해야 하는데 입을 콱 막아버리니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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